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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손가락 피아니스트

강산21 2002. 10. 11. 01:32
경비아저씨 토니의 크리스마스이브새벽에겪은한일화

여섯손가락 피아니스트

초등학교 2학년생인 명숙이는 우리 피아노학원에 다닌지 한달이 조금 넘었다.
항상 레슨 시간보다 먼저 와서 나를 기다리고 제일마지막까지 남아서 피아노를 치는 주근깨가 아주 귀여운 명숙이.
하루는 내가 이런 말을 했다.
"명숙이는피아노가 정말 좋은가보구나. 나중에 피아니스트가 될 거니?"
명숙이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다.
"아니요. 피아니스트는 제 동생이 될 거예요. 저는 그림이 더 좋은 걸요!"
"그래? 동생이 몇살인데?"
"다섯살이요."
"그럼, 우리 피아노 학원에 같이 다니지 그러니?"
"정말요?"
명숙이는 그래도 되겠느냐며 내게 몇 번씩 확인을 했다.
하지만 다음 날도,그 다음 날도 명숙이 동생은 오지 않았다.
그렇게 한 달이 지나고 내가 그 일을 까마득히 잊어버린 어느 날, 명숙이는 대뜸 이런질문을 했다.
"선생님, 피아노는 꼭 다섯 손가락을 가진 사람만 칠 수 있나요?"
"응? 글쎄, 그건왜 묻지?"
"제 동생은 손가락이 여섯개거든요.
그럼 다섯 손가락보다 훨씬 더 빨리 칠 수 있잖아요.
그런데 엄마는 동생이 피아노를 배울 수 없데요."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머리 속이 멍해졌다.
'뭐라고 해야 하나'
내 머리 속이 온통 뒤죽박죽인데 명숙이는 벌써 결론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요. 제가 열심히 배운 다음에 동생에게 가르쳐 줄 거예요.
동생은 세상에서 가장 피아노를 빨리 치는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거든요."
그 날, 파란 가방을 메고 총총히 사라지는 명숙이의 뒷모습을 보면서 나는 언젠가 여섯손가락을 가진 피아니스트의 멋진 연주를 들을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으로 가슴이 두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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