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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록도 봉사 후기(정명철)

강산21 2002. 8. 17. 22:55
소록도 봉사 후기(정명철)

 

요즘들어 많이 지쳐 있었다. 자그마한 일에도 짜증이 났고 영적으로나 육적으로 많이곤고해져 있었다.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했다. 그러던 중 소록도 자원봉사자를구한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솔직히 가볼까 하는 생각은 했지만 그렇게 까지 강하게가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봉사를 하므로 해서 삶에 약간의 활력소는 되어줄지 몰라도 지속적으로 나에 삶을 이끌어 주지는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며칠뒤 꼭 가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소록도 주민들과 함께 기도회를 한다는 것을듣고서이다. 나에 문제는 영적인 부분과 육적인 부분이 맞물려 있었으므로 나에 필요를채워 줄 수 있을 듯 싶었다.

소록도로가는 길은 꽤나 멀었다. 엉덩이에 땀띠가 날 정도로 말이다 ^^. 밤새 달리다 보니어둠이 조금씩 걷히고 날이 밝아 왔다. 하늘이 너무나도 깨끗하고 맑은 게 소록도가는 발걸음을 더욱 설레게 하였다. 아침 10시경이 되어서야 소록도에 도착을 하였다.소록도에 있는 동성교회에 도착을 해서 우리는 짐을 풀었다. 우리가 봉사기간 동안머물러야 할 곳이라서 그런지 더욱 정겹게 느껴졌다.

우리의처음 작업은 콘크리트와 모래에 물을 적당히 섞어서 바닥에 까는 일이었다. 전문가들이있어야 가능 할 줄 알았는데 다들 제법 잘 하는 것 같았다. 햇볕은 쨍쨍 우리들 머리위에 내리쬐었다. 그래도 모두들 열심히 해서 이틀에 걸쳐서 할 일을 하루만에 해치워버렸다. 저녁 늦게 서야 작업을 마칠 수 있었고, 자매님들은 콘크리트를 치는 동안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대민 봉사를 하였다.

저녁식사를 마치고 잠깐 휴식을 취했다. 꿀맛과 같이 달콤하게 느껴졌다. 땀흘리고 나서의휴식이라 그런지 더욱 그러했다. 밤이 되자 우리는 교회에 모여서 찬양으로 우리의마음 문을 열고 기도로 우리의 마음을 주님께 드렸다. 모두들 열정으로 가득차 있었고,동성교회가 떠나갈듯 찬양과 기도를 드렸다. 그것은 우리의 소망이고 간절함이었다.지쳐 있었기에 더욱 간절하였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 안에 있는 죄악된 속성들을벗어 던지고 싶은 열망함이 간절하였다. 그러하였기에 더욱 부르짖고 목이 쉬어서터지도록 부르짖었다. 신앙회복의 출구를 찾던 나였기에 더욱 마음은 기쁘고 평안했다.그렇게 우리의 첫날 밤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되어 지나 갔다.

 

 한길교회청년들은 새벽기도를 드리기 전에 김상금 할머니라는 분을 모시러 같다. 그 분은한쪽 다리를 수술을 하셔서 잘 걷지 못하셨기에 누군가 모시러 가지 않으면 새벽기도회에 오시지를 못하였다. 나는 할머니를 업고 와서 할머니 옆에 앉아서 예배를드렸다. 새벽기도를 마치고 한 두 시간 정도를 더 자고 일어났다.

아침에시간은 너무나도 한가롭게 느껴졌다. 바다를 바라보고 앉아서 기도를 드리고 큐티를하였다. 서울에서는 전철을 타고 이동을 하면서 큐티를 했는데 예전에는 느껴 보지못한 달콤하고 멋진 아침이었다. 오늘은 좋은 일만 있을 것 같은 좋은 느낌이 들었다.

오전에는어느 성도님 댁의 밭에 가서 말뚝을 박고 담을 손질하는 작업을 하였다. 사슴들이많아서 호박이나 옥수수 등의 새순이 올라오면 사슴들이 내려와서 다먹어 버려서담을 치지 않으면 사람이 먹을 것도 남겨 두지 않고 다 먹어 버린다고 말씀을 하셨다.

오후가되자 우리는 수영을 하러 같다. 아!!! 얼마나 행복한가. 기도를 드리고, 봉사를 한후에 쉼이 있다는 것이 말이다. 수영을 하고 와서 형제들은 공을 차러 나가고, 자매들은각자 일을 하였다. 나는 몸이 피곤해 쉬기로 하였다. 잠시 후 미경이 누님이 새벽에모시고 온 할머님 댁에 가서 할머님과 대화도 나누고 기도도 해드리고 오자고 제안을하였다. 몸은 좀 피곤하였으나 흔쾌히 함께 하겠다고 답을 해주었다. 어디까지나이곳에 온 목적은 쉬러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할머님댁에 방문을 하자 너무너무 좋아하시는 모습에 마음이 뭉클하였다. 아마도 외로움때문이리라. 다같이 들마루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며 할머님에 다리를 주물러 드리고방청소를 해드리고 하는데 옆 집에 남자 집사님이 집안 청소를 해달라고 하셔서 자매님들이가서 도와 드리겠다고 가셔서 나는 할머니의 무릎도 주물러 드리고 어깨도 주물러드리고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하였다. 할머니는 무릎에 통증에 심하셔서 잠을 거의이루지 못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런지 눈에 눈꼽이 많이 끼어 있었다. 엄지손가락으로눈꼽을 닦아 드리고 나니 할머니에 눈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나 또한 눈가에 눈물에맺어 있었다. 대부분 주민 주민들은 손을 사용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누군가가 도움이필요한 분들이었다. 마음 한편으로는 여기서 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아니 생각뿐만이 아니라 생활 여건만 된다면 그렇게 하고 싶었다.

저녁에는삼겹살 파티를 하였다. 번개탄을 피우고 그 위에 석쇠를 놓고 고기를 얹어서 숯불바비큐를 해서 먹었다. 나는 고기를 구워 냄새에 질려 얼마 먹지 않아 질려 버렸다.나뿐 아니라 다들 피곤해서 그런지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하였다.

오늘밤에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기도회가 열렸다. 전날 너무 부르짖어서인지 목소리는나오지 안고 마음만 간절할 뿐이었다. 나는 어제와 오늘 주님께 사랑을 달라고 간절히부르짖었다. 내가 가르치고 치료하는 장애아들에게 참된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그 영혼들을 대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간구 하였다. 세계를 가슴에 품고 싶었다. 세상에모든 아픔을 내 아픔으로 여길 수 있는 그런 자가 되고 싶었다.

 

마지막날의 해가 밝았다.

우리는아침부터 부산하게 움직였다. 서울로 올라가는 길이 많이 밀릴 것 같았기에 그랬다.차를 타고 나오면서 화장터와 교도소 그리고 병원 등을 방문하였다. 소록도를 나오기위해 배를 기다리다가 떠나가기 너무 아쉬워 잠깐 차에서 내려 모래사장으로 가서굴 껍질과 조개 껍질을 주웠다. 바닷물에 오랜 시간 쓸려서 맨들맨들한게 감촉이너무나도 좋았다.

배위에서 어느 집사님이 옆에서 말씀을 하셨다. 섬에서 갇혀서 살다시피해서 답답하고힘들다고 말씀을 하셨다. 그러나 그분들은 이미 그 삶이 익숙해져서 더 편할 것이다.그 안에서 행복을 찾을 것이다. 아무 것도 없는 사람은 하나의 동전을 고마워 하지만부자에게 똑같이 하나에 동전을 준다면 어떠하겠는가. 우리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살았기에 없이 살면 힘들겠지만 그 분들은 그렇게 살았기에 그것이 더 행복할 수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듯 우리는 그 분들에 삶을 평가하거나 간섭할 권리가없다. 단지 우리는 그분들에 필요에 따라 도움을 주는데 만족을 해야 될 것이다.그렇게 소록도는 훗날을 기약하며 멀어져 갔다.

오는길에 우리는 손양원 목사님 순교지에 들렀다. 그분의 순교는 진정 예수님의 발자취를따르는 삶을 살은 듯하였다. 나는 지하에 있는 예배실 안으로 들어가 주님께 무릎을꿇었다. 주님 너무나도 부족하고 죄 많은 내가 손목사님과 같이 아름다운 삶을 살수 있겠습니까? 저는 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죽음이 두렵고, 그런 순간 순간이공포스럽고 떨립니다. 그러나 주님이 함께 하여 주신다면 내가 그 길을 담대히 걷겠나이다.나에게 힘과 용기를 주소서 기도를 드리고 나니 담대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렇게소록도 행은 나에게 큰 의미를 부여해 주었고 깨달음을 주었으며 행할 수 있는 담대함과용기를 심어주었다.

http://hangil91.hihome.com에서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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