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슈·현안

이라크 전쟁 7년, 잊지 말아야 할 진실들

강산21 2010. 3. 20. 01:19

 

 

매년 3월 20일이면 이라크 아이들이 나에게 묻는다.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할 때, 당신의 정부와 국회는 무엇을 했나요?”
“무자비한 폭격 앞에 내 친구들이 죽어갈 때 당신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요?”

7년 전 오늘, 전세계인들의 전쟁반대 평화행동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이라크를 침공했다. 얼마 되지 않아 전쟁의 진실은 낱낱이 드러났으며
한국 또한 불의한 침공에 동조하여 파병한 전쟁범죄를 씻어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은 이라크에 민주주의를 이식하겠다며 자유와 재건을 약속했지만
이라크에서는 하루 평균 100명의 민간인이 희생되었고,
420만 명이 난민이 되어 눈물로 떠돌고 있다.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폭음과 총성이 그치지 않고,
국제적 관심이 일제히 사라진 자리에 빈곤, 질병, 기아 등의
‘전쟁 후폭풍’이 거세게 몰아 닥치고 있다.
누구를 위한 자유와 민주주의인가?
 
이라크 전쟁 7년을 돌아보며 잊지 말아야 할 진실들이 있다.
첫째, 미국의 끝나지 않은 전쟁이다. 미국과 이라크가 합의한 협정에 따라
2011년 말까지 이라크 주둔 미군 전원은 철수할 것이다.
모두가 이라크에서 전쟁은 종식되었다고 말하지만 미국의 탐욕은
아프가니스탄으로 옮겨갔을 뿐, 참혹한 전쟁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둘째, ‘석유 강탈전’이 진행 중이다. 2009년 두 차례에 걸쳐 이루어진
이라크 유전개발권 국제입찰에서는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엑손모빌 등
영국과 미국의 석유 메이저들이 각축을 벌였으며,
그 중에는 <한국가스공사>도 포함되어 있었다.
우리가 무심코 쓰고 있는 석유와 천연가스에는
“차라리 이라크의 검은 석유를 다 가져가라.
대신 죽어간 내 아이들과 우리의 삶을 돌려달라!”

이라크인들의 피묻은 절규와 아픔이 묻어 있는 것이다.

셋째, 한국은 ‘거짓국익’ 앞에 인간성도 정의도 팔아버린 오욕의 역사를 남겼다.
베트남전 이후 최대 파병 규모, 미국 영국에 이어 세계 3번째 규모로
이라크 점령에 큰 역할을 했다. 그 결과 한국은 ‘나쁜 부자나라’가 되었고,
2004년 故김선일씨의 죽음과 2007년 아프간 한국인 억류 사태에서 보았듯이
이슬람 무장 저항세력들에게 납치공격의 표적이 되었다.
그리고 다시 대한민국 정부와 국회는 전세계 유례 없는
‘아프간 재파병’을 결정했고, 국민 동의 없이도 언제든지 파병가능한
‘상시파병법’마저 졸속 통과시켰다. 13억 중동-이슬람 사람들은 이미
한국인에게 차갑게 등을 돌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라크 전쟁 이후, 미국의 침략과 점령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수백 명의 사람들이 죽어가는 소식을 나는 오늘도 듣는다.
그리고 그들의 물음 또한 계속되고 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전쟁, 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진실.
오는 3월 20일은 이라크 전쟁 7년이 되는 날이다.
코리아의 한 대학생으로서 이라크 아이들 앞에 용서를 비는 마음으로
19일 미 대사관 앞에서 릴레이 1인시위를 진행할 것이다.
그들의 물음에 온 몸으로 답한다.

미국은 이라크에서 지금 당장 떠나라!
이라크에 이은 아프간 점령을 중단하라!
한국은 불의한 아프간 재파병 결정을 멈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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