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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팅컬처 (거짓과 편법을 부추기는 문화)

강산21 2009. 3. 21. 16:03

 

치팅컬처 (거짓과 편법을 부추기는 문화)

데이비드 캘러헌 | 강미경 역 | 서돌 

2008.12.22 | 420p | ISBN : 9788991819283

 

state of the art

이 책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수많은 책을 읽고 좋은 문구를 접해봤지만, 예술의 경지라는 말 외에는 그다지 적당한 문구가 생각나지 않는다. 건강한 미국의 앞날을 걱정하는 한 젊은 지성의 통렬한 자아 비판서를 통해서 2008 년 가장 값진 소득을 얻었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에서 이 책의 내용은 어둡다. 오늘날 미국에서 급증하는 속임수는 부자들 사이의 오만과 보통 사람들 사이의 냉소주의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깊은 불안과 절망을 반영한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사례들은 대부분 매우 곤혹스럽다. 그런가 하면 슬픈 경우도 더러 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희망도 있다. 곧 살펴보겠지만, 속임수는 횡행은 역으로 우리에게 현실을 바꿀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앞으로 우리는 얼마든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이 책의 결론에서 나는 어떻게 하면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제시했다. - 서문에서 저자...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밀려오는 감동의 느낌을 주체하기 힘들었다. 저자 데이비드 캘러헌은 지금 현재 미국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만연하고 있는 속임수를 정치, 경제 그리고 역사와 문화 측면에서 분석함으로써 지금 현재 가지는 미국 사회의 문제점과 그 원인, 그리고 더 나아가 해결책 등을 심도 있게 고민하고 있다.

 

학창시절, 부정행위에서 자유로운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 음악이나 최신 영화를 불법으로 다운 받으면서도 나름대로 자기만의 이유가 있다. 스포츠 선수들의 약물 복용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정치인들의 거짓말과 부패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기업의 회계부정이나 환자의 목숨을 담보로한 의사와 제약회사와의 검은 거래는 또 어떤가?  아예 남의 책이나 논문을 그대로 베끼는 저작권 침해는?  모든 것이 들키지 않으면, 또 남들이 다들 그렇게 하고 있다고 느낀다면, 속임수는 계속될 것이다.

 

세계 최고의 국력과 정의롭다고 자부하는 미국인들의 국민성, 법과 계약을 중시하는 그들의 문화를 비웃기라도 하듯이 왜 속임수가 만연하고 있는 것일까?  저자는 여기에 승자가 승자독식의 극단적인 자유주의를 그 원인으로 꼽았다. 승자가 모든 것을 차지하는 경제는 성공하는 사람에는 큰 보상을 안겨주지만 그 외 나머지 사람들은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거기에 더 나아가 이러한 불평등은 모두가 공정한 규칙을 따르고 있다는 믿음을 약화시킨다고 주장한다.

 

경제적 추락은 일반인 모두에게 결코 환영받지 못하는 것임에는 틀림없다. 정해진 규칙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거나 일부에게만 그 혜택이 돌아가게 상황이 전개된다면 누구나가 그 규칙에 공정성을 의심하게 되고, 또 속임수를 쓰려는 유혹이 생겨나게 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그는 물론 속임수가 미국사회에 만연한 가장 큰 책임은 정치-경제계의 최고 지도자들에게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속임수 자체는 평범한 미국인들에게도 깊숙히 침투해 있으며, 심지어 자신마저도 보험금 수령을 두고 약간의 정당하지 못한 행위를 저지르게 만들었다고 고백한다.

 

미국병이라고 정의해도 전혀 무색함이 없을 정도로 속임수는 아메리카를 갉아먹는 암적인 존재임이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속임수 자체는 비록 같은 형태로 나타나지는 않는다고 치더라도, 그것은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는 저자가 진단한 속임수 문화의 원인과 그 해결책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그는 윤리 교육과 어느 정도의 정부 규제, 약자를 포용할 수 있는 이른바 '균형있는 삶'을 그 해결책으로 내 놓았다. 또한 미국 역사 속에 나타난 패러다임의 변천과정을 통해 지금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극단적인 자본주의 시대는 무한정 지속될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결론 내렸다. 

 

"처음에는 내가 마치 사기꾼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니 다들 그렇게 하고 있더군요." 이 말이 의미하는 바가 우리에게 낯설지 않다. 너무나 시원스러운 문체, 사회 전반에 걸친 거짓을 고발하는 그의 용기, 미국 사회를 보는 깊은 통찰력, 정치-경제-교육 등에 나타나는 높은 전문성 등은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너무나 많은 것을 깨닫게 했다. 건강한 미국을 위한 젊은 지성의 통렬한 자아 비판서를 통해 책장을 모두 덮고 난 직후 도덕 재무장을 다짐했던 나 스스로가 양심을 걸고 말하건데 2008 년 최고의 책으로 기록될 것이 분명하다. 

 

양심을 걸고 말하건데, 2008 년 최고의 책으로 추천하기를 주저하지 않겠다. 

 

 

 

이하 발췌

지은이 | 데이비드 캘러헌

 

공공정책 연구기관인 데모스(Demos)의 공동 설립자이자 수석 연구원이다. 이미 다섯 권의 책을 출간했으며 《뉴욕 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유에스에이 투데이》를 비롯해 수많은 언론에 글을 게재해왔다.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뉴욕 시에 살고 있다.

 

www.cheatingculture.com 을 방문하면 사람들이 행하는 거짓과 편법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