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

KBS “장자연 리스트, 모 언론사 알면서도 보도덮어”

강산21 2009. 3. 20. 11:15

KBS “장자연 리스트, 모 언론사 알면서도 보도덮어”
MBC는 이름만 빼고 직책까지 구체적으로 뉴스 방송
입력 :2009-03-20 07:47:00  
[데일리서프] 고 장자연씨의 유가족이 고소한 4명 가운데 장 씨에게 성상납은 받은 인물로 유력 일간지의 대표가 들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BS와 MBC의 19일 보도에 따르면 유가족은 7명을 고소했으며 이 가운데 술 시중과 성상납, 폭행 등과 관련해 고소된 사람은 4명이다. 이 4명 중에 언론사 대표와 정보기술(IT) 업체 대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장 씨에게 술 접대와 성상납을 강요했다고 유가족은 주장했다.

또한 KBS가 지난 13일 오후 확보한 장 씨의 자필 문건에는 군데군데 검은 펜으로 지워져 있었으며 지워진 부분은 한 신문사의 유력인사 이름이 적혀 있었다.

KBS는 이 신문사가 문건에 대해 미리 알고 있으면서도 보도하지 않았다는 정황들이 포착돼 의혹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장 씨는 문건에서 기획사 대표였던 김모 씨와 해당 신문사의 유력인사가 자신을 접대에 불렀고 김 씨가 이 인사로 하여금 잠자리 요구를 하게 했다고 적시했다고 KBS는 보도했다.

KBS는 “누가 이 문건의 이름을 지우려 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며 다만 “KBS가 입수한 장 씨의 문건이 유서보단 진술서에 가까웠다는 점을 보면 문건 이름을 지운 사람과 해당 신문사 간에 어떤 조율이 시도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KBS는 또 “이 신문사가 문건의 존재와 내용을 KBS 보도이전에 미리 알고 있었을 거란 의혹도 제기된다”며 “이 언론사의 한 중견 기자가 KBS가 문건을 입수하기 전 장 씨의 또 다른 문건을 ‘눈으로 확인했다’고 함께 문건을 봤다는 기자가 증언했다”고 전했다.

KBS는 “사실일 경우 자기 회사 유력인사에 대한 내용을 알고도 보도를 덮은 셈”이라고 덧붙였다.

KBS는 “이런 가운데 이 언론사의 한 기자가 그제 오후 고 장자연 씨 유족의 차량에 메모를 남기기도 했다”며 “‘장 씨 소속사 전 대표인 김모 씨와 전 매니저 유장호 씨 양측 모두가 자신이 소속된 신문사에 모든 자료를 넘겼다’는 내용이다”고 보도했다.

KBS는 “사실여부가 주목되는 가운데 해당 기자는 메모를 남긴 것은 맞지만, 메모의 내용은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장 씨 유가족의 고소에 대해 해당 언론사 측은 대표가 장자연 씨를 만난 적도 없다면서 고소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장 씨 성상납 명단’에 유력 일간지 대표가 포함됐다는 뉴스에 누리꾼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 ‘CODEJY’는 “이대로 넘어가면 하늘에서 피의 눈물이 내릴 것이다, 언론사 사주를 비롯한 너희들의 사는 집집마다..”라고 성토했고 누리꾼 ‘PSHP1212’는 “우리나라는 항상 이런 식이다, 가진자만 배불리고 이로운 나라”라며 “장자연씨의 죽음이 헛되지 않게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MBC 뉴스데스크는 이날 이름은 편집했지만 직책 등은 고스란히 드러난 일명 ‘장자연 리스트’를 방송화면에 내보냈다.

▲ MBC가 19일 '장자연 리스트'를 방송화면에 내보냈다. 사진 = MBC 화면캡처 

민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