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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미디어법, 돈벌이가 아니라 심각한 권력투쟁”

강산21 2009. 3. 14. 12:35

유시민 “미디어법, 돈벌이가 아니라 심각한 권력투쟁”
CBS-R “한미FTA 국회 비준 처리는 헛수고”
입력 :2009-03-14 12:25:00  
[데일리서프]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14일 “(미디어법은) 재벌과 보수신문과 보수정당이 카르텔을 이루어서 주권자 노릇을 하는 멋진 신세계를 꿈꾸는 법이다”며 “심각한 형태의 권력 투쟁”이라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이날 CBS라디오 ‘주말 뉴스쇼 양병삼입니다’에 출연해 “과거처럼 불법적인 수단이나 힘으로 미디어를 제압하거나 통제하기가 어렵다 보니까 다른 방식으로 미디어 장악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방송에 대한 소유권을, 한나라당과 모든 정치적 입장을 같이 하고 있는 거대 보수 신문, 또는 재벌에다 소유권을 아예 넘겨 가지고 굳이 통제를 안 해도 저절로 보수 세력과 이해관계를 같이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의사 표시”라고 주장했다.

유 전 장관은 “큰 돈벌이가 되기 때문에 재벌이나 조선·중앙·동아일보 같은 보수 신문에 주려는 게 아니다”며 “돈벌이가 되던 안 되든 KBS, MBC 등을 재벌과 거대 보수 신문에게 주면 굳이 여당 원내대표나 대통령, 법무부 장관이 PD수첩 등에 대해서 위법이다 아니다 말할 필요 없이 자동적으로 알아서 한 통속이 될 것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욕심이 지나치다, 한나라당이나 이명박 대통령이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유 전 장관은 또 신영철 대법관 재판 개입 파문에 대해 “헌법적으로 보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국민의 권리를 법원 스스로 짓밟은 것이다”며 “법원이 기본적으로 국민의 인권을 보장하고 정의를 세우기 위해서 존재한다는 원래의 존재 근거를 망각한 소치가 아닌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법치 그 자체가 완전히 무너져버릴 위험성이 있다”면서 “국민들도, 법원 관계자들도 차제에 이 모든 절차들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미FTA 협상 전략과 관련해선 유 전 장관은 “미국 쪽의 불만을 다소간 수용해 주면서 우리 쪽의 불만 요소를 조금 털고 나가는 ‘윈윈 재협상’도 가능하다”며 “완전히 없던 것으로 하던가 아니면 새로운 협상을 통해서 약간 수정해서 가든가, 둘 중에 하나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 전 장관은 국회의 한미FTA 비준안 4월 처리에 대해 “실질적 의미가 없다”며 부정적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한국) 국회가 비준 동의해도 미국은 국회 권한이다, 민주당이 지금대로는 못하겠다면 공화당이 찬성해도 국회에서 비준될 가능성이 없다”면서 “괜히 헛심 쓰는 결과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 전 장관은 정치 재개 가능성과 관련 “소속 정당도 없는 자연인이 정치를 할 수 있는 아무런 공간도 없다, 복귀할 곳도 복귀할 정당도 복귀할 국회도 없다”며 “대학생들에게 강의하고 책 쓰는 활동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능력 있는 분들이 나서서 우리나라 정당을 바로 세우고 제대로 된 정당을 만들어서 국민 행복에 기여하는 정치를 해 준다면, 표 나지 않게 후원금을 낸다든가 지지하는 글을 써 주는 것은 할 수 있다”면서 “현실적으로 저의 정치 재개를 국민들이 원하신다는 증거도 없지 않느냐”고 말해 여운을 남겼다.

민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