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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학원 메가스터디 ‘알바’ 파문 휩싸여 충격

강산21 2009. 3. 2. 12:20

입시학원 메가스터디 ‘알바’ 파문 휩싸여 충격
직원 동원해 다른 학원강사 비방...조직적인 것으로 추정
입력 :2009-03-02 10:32:00  
[데일리서프] 입시학원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는 메가스터디가 ‘인터넷 알바’ 파문에 휩싸여 충격을 주고 있다. 조직적으로 알바를 동원해 타 학원 강사를 비방하다가 그 사실이 적발되어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공지하는 등 물의를 빚었다.

‘인터넷 알바’ 파문의 시작은 지난 1월 경이었다. 당시 대입 수험생들이 많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갑자기 몇몇 학원 강사들에 대한 비방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비방글들은 대부분 비슷한 아이디를 쓰는 몇몇 회원에 의해 작성되었고, 같은 회원이 문과에서 이과, 삼수생에서 고2를 오고 가는 등으로 이상한 낌새가 보이기 시작했다.

▲ 인터넷 악성 비방글 중의 일부 ⓒ최진기 강사 동영상 캡쳐 

이 비방글들은 주로 메가스터디 학원에서 최근 다른 학원으로 이적한 강사들과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몇몇 강사들에게 집중되었다. 특히 수리영역의 우형철(삽자루), 사회탐구영역의 최진기 강사 등에게 집중된 이들 비방글은 주로 “돈만 안다”, “강의 내용에 틀린 점이 많다”, “실력이 없어서 짤렸다”는 등의 내용들이었다.

학생들의 학원강사 평가는 매우 일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었지만, 이들의 비방글은 매우 집요하고 반복적이었다. 또한 이들 비방글은 주로 월요일 오전 9시부터 금요일 오후 6시까지만 올라오고, 주말과 주일에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었다.

비방글의 작성자와 작성시간, 작성내용을 살펴보면 모순점은 한두군데가 아니었다. 먼저 작성자들은 거의 비슷한 아이디를 쓰고 있었다. 예를 들어 chobo17, chobo18 등으로 뒷자리 숫자만 바뀐 형태이다. 이 아이디를 쓰는 회원들은 자기가 묻는 질문에 자기가 답하기도 하고, 하루는 삼수생이었다가 그 다음날은 고2가 되기도 하고, 어느 날은 문과반 강의에 대해 이런저런 평가를 하다가 다른 날은 이과반의 수학강의를 평가하기도 했다.

인터넷 수험생 커뮤니티에서는 이런 황당한 비방글의 거의 한달 가량 꾸준히 올라왔다. 그런데 2월 중순경 갑자기 이 글을 쓴 회원들이 갑자기 까페를 탈퇴하고 아예 네이버 회원까지 탈퇴하는 일이 생겼다.

바로 이들 비방글을 올리는 사람들 중의 한명이 메가스터디의 직원임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메가스터디의 직원인 이모씨(35세)가 이런 글을 올렸다는 것. 이 사실이 밝혀짐과 동시에 메가스터디에는 사과문 공지가 올라오면서 메가스터디 측도 관련 사실을 시인하게 됐다.

▲ 메가스터디 측에서 게재한 사과문 전문 ⓒ메가스터디 홈페이지 캡쳐 

사과문에서 메가스터디측은 “그간 업계1위 업체로서 인터넷에 의한 여론몰이와 여론조작의 피해를 누구보다 많이 받아왔다”면서 “그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이 커뮤니티 사이트에 악의적인 글들이 너무 많이 올라오자 감정적으로 대응한 결과로 밝혀졌다”고 해명했다. 회사와 무관하게 한 직원의 감정적인 대응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어 메가스터디 측은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온라인 교육업계에서 암암리에 행해지고 있는 ‘게시판 알바’관행이 사라지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과문 공지는 또다른 파문을 낳고 있다. 수험생들은 이것은 ‘사과문이 아니다’라고 반응하고 있다. 한 수험생은 “결국 메가스터디가 피해자라는 변명만 늘어놓으면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냐”면서 “저녀석이 먼저 때렸기에 저도 감정적으로 때렸나 봐요, 앞으로 이런 관행이 없어져야겠어요 라는 말과 무엇이 다르냐”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은 특히 교육업계에서 벌어진 ‘알바’ 사건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사교육 시장이 격한 경쟁으로 휘몰리더라도 교육기관에서 이처럼 악의적인 비방글이 난무했다는 점은 큰 우려를 낳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