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여성

중앙대, 총장의 여제자 비하 발언에 학생들 비난 ‘봇물’

강산21 2009. 2. 25. 16:32

중앙대, 총장의 여제자 비하 발언에 학생들 비난 ‘봇물’
“비상식적 발언...사과해야” vs “국악인다운 표현...문제 안돼”
입력 :2009-02-25 15:29:00  
[데일리서프] 박범훈 중앙대 총장이 국회 강연장에서 자신의 여제자에 대해 성적 비하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자 이 대학 인터넷 게시판은 학생들의 비난 등으로 들끓고 있다.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이명박 정부 출범 1주년 기념 강연회 연사로 나선 박 총장은 강연 막바지에 제자들을 불러 직접 판소리를 들려주는 장면에서 마이크 앞에 선 자신의 여제자를 지목해 “토종”이라고 소개하며 “(이렇게) 작은 토종이 감칠맛이 있다”고 발언한 바 있다. 그는 이어 강기갑 민노당 대표를 지적하면서 “조폭 같은 행위를 하는 분”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관련 뉴스가 이 대학 학생 게시판 ‘의혈마당’에 올라오자 학생들은 박 총장의 정식사과를 요구하는 등 논란을 벌였다.

대체적으로 학생들의 의견은 비판적인 편. 박 총장의 발언은 인격이 의심스러울만큼 비상식적이었다고 지적했고, 일부 학생들은 박 총장의 지나친 정치적 활동에 대해서도 불편한 심기도 드러냈다.

닉네임 ‘다O’은 “이게 문제 없는 발언 맞나요? 본인 누나나 여동생이 나이 50넘는 어르신한테 너 참 "애기 잘 낳고 살림 잘하게 생겼다" "너 참 감칠맛 나게 생겼다" 이런 말 들으면 저라면 곧바로 주먹 날라갔을텐데요”라며 “총장입장에서 한 정당에만 치우친 발언을 한 것 자체가 잘못된겁니다“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인생OO’는 “이거 문제 없다는 분들.. 솔직히 문제 있습니다. 정치하고 싶으면 총장자리 내놓고 교수자리 내놓고 가서 하라고 하십시오. 노력하는 교수님들과 학생들이 얻어낸 성과까지도 매도당하고 있습니다. 정말 저런 발언들을 보면 총장의 인성이 의심스럽습니다. 총장퇴진운동 안하나요”라고 박 총장을 원망했다.

닉네임 ‘아OO’은 “진심으로 창피하고 부끄럽다. 총장님의 사과문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 총장의 발언을 옹호하는 이들도 있었다.

닉네임 ‘오마OO’은 “‘토종’이나 ‘감칠맛’이라는 표현이 어째서 성희롱이 될 수 있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국악인다운 표현이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또 다른 닉네임 ‘라OO’은 “제 생각도 이번 발언이 문제가 될 것은 없다”고 박 총장을 두둔했다.

박 총장은 지난해 대선 이명박 캠프의 문화예술정책위원장과 대통령 취임준비위원장을 연이어 맡았다. 하지만 총장의 지나친 정치 참여라는 학내외의 압력 끝에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박 총장은 지난해 12월 연임을 앞두고 교수협의회 홈페이지에 올라온 연임 반대 의견을 표명한 교수들에 대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김동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