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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전 대통령 ‘귀향 1주년’… 90만 명이 다녀간 이유

강산21 2009. 2. 25. 11:41

노 전 대통령 ‘귀향 1주년’… 90만 명이 다녀간 이유
 - 전직 대통령 모범 만들며 세계적인 화제로 떠올라

(데일리서프 / 하승주 / 2009-02-24)


2월 25일은 이명박 정부의 출범 1주년이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귀향 1주년이 되는 날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는 바로 그날, 공식행사를 마치고 KTX를 타고 고향인 봉하마을로 귀향했다.

귀향마을에서 있은 환영행사에서 노 전 대통령은 ‘참 좋다’라는 말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한 사람의 자연인으로 돌아온 홀가분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봉하마을의 노무현 전 대통령

▲ 메뚜기 잡는 노무현 전 대통령. ⓒ 사람사는 세상

노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귀향 1년의 시간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면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모범적인 사례를 창출해 냈다. 그의 소박하면서도 유쾌한 모습은 국내외 언론의 관심을 한몸에 모았다. 손녀딸과 자전거를 타는 모습은 타임지에까지 소개되고, 손수 하천보수 공사를 하는 모습은 중국 언론에 소개되어 수많은 중국인들에게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런 관심은 오히려 국민들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큰 감명을 주었다.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을 보기 위해 몰려든 관광객으로 인해, 경남 김해의 작은 마을인 봉하마을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유명한 시골마을이 되었고, 연인원 90만 명이 찾는 최고의 관광명소가 되었다.

봉하마을은 평일과 주말을 가릴 것 없이 단체관광객들을 가득 실은 버스로 주차장은 항상 만원이었고, “대통령님 나와주세요.”라는 외침 때문에 하루에도 몇 번씩 노 전 대통령은 앞마당으로 불려 나와야 했다.

이곳을 찾은 관광객들은 직접 봉하마을 사저를 눈으로 확인하면서 “보수언론이 말한 400억 아방궁은 도대체 어디에 숨었는가?”라면서 실상을 확인해 나갔다.


기록물 사건과 연이은 정치보복성 수사

‘국가 기록물 유출’ 사건을 둘러싼 보수언론과 청와대, 검찰의 행태는 대한민국 보수세력이 노 전 대통령의 귀향에 대해 얼마나 큰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는가를 극명히 보여준 하나의 사건이었다.

▲ 지난해 7월 18일, 국가기록원에 반납하기 위해 봉인된 봉하마을 사저의 하드디스크 원본과 사본 ⓒ커널뉴스 제공

첫 발단은 한 언론의 “해킹 위협”이었다. 중앙일보는 노 전 대통령의 사저에 보관된 국가기록물은 외부의 해킹에 의해 국가기밀이 누설될 수도 있다는 내용을 크게 보도했다. 그러나 이 보도는 ‘노 전 대통령 사저의 시스템은 인터넷 등 외부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있지 않다.’라는 너무나도 간단한 사실을 무시한 보도였다. 언론의 보도처럼 ‘외부 해킹’을 하기 위해서는 ‘해커가 닌자술을 익혀 봉하마을에 은밀히 잠입해 해킹해야 한다’는 반론으로 즉각 수그러들었다.

두 번째 논란은 노 전 대통령 측이 ‘하드디스크를 뜯어갔다.’라는 어처구니없는 거짓말이었다. 청와대 브리핑을 통해 주장된 이 사실은 “물리적으로 원본 디스크를 뜯어간 것이 맞다.”라는 발언까지 나오게 되었다. 브리핑실의 기자들은 무려 2시간 동안이나 ‘그게 말이 되느냐?’를 반복해서 되물었지만, 나오는 대답은 횡설수설 이상은 아니었다. 결국, 이 주장은 ‘하드디스크의 규격까지 다르다.’라는 허망한 사실 앞에서 역시 수그러들었다.

마지막으로는 검찰이 나섰다. 봉하마을 사저의 이지원 시스템을 직접 들여다봐야겠다는 요구에 밀려 결국 봉하마을 측은 하드디스크를 반납했으나, 돌아온 대답은 ‘하드디스크뿐만 아니라 시스템 전체를 다 반납해야 한다.’라는 황당한 답변이었다. 누리꾼들은 ‘마우스 패드도 반납해야 되나’라고 되묻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압박은 국가기록물 사건뿐이 아니었다. 참여정부 관련 인사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수사로 수많은 무죄판결을 낳으면서도 여전히 수사는 계속되고 있다. 결국, 최근에는 민주당 안희정 최고위원에게까지 수사망을 넓히고 있다.


농부 노무현

고졸로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인권변호사에서 국회의원을 거쳐, 무수한 낙선을 거듭하면서도 결국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 노무현은 퇴임 직후 ‘농부 노무현’이 되어 갔다. 그는 함께 한 보좌진들과 함께 친환경 농법을 연구하고 배워 나가는데 엄청난 관심을 쏟았다.

▲ 손녀와 자전거를 타는 노 전 대통령. ⓒ 사람사는 세상

결국, 오리를 활용한 친환경 쌀농사를 짓기로 결정했을 당시, 갑자기 찾아든 ‘조류 독감’으로 인해 큰 어려움에 빠지기도 했다. 당시 봉하마을 농사팀은 수의사를 찾으면서 방법을 찾아 나갔고 결국 이를 시행에 옮겼다.

실제로 봉하마을의 김정호 비서관 등 보좌진들과 대화를 하면, 정치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하지 않지만, 농사 작황 등에 대해서는 열심히 대화를 나눈다.

이처럼 농업 문제에 노 전 대통령이 천착한 것은 결국 ‘생태와 환경’이라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온 실천적 행동이었다. 또한, 위기에 처한 한국농촌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기도 했다.

봉하마을의 오리농법은 결국 대성공을 거두어 ‘봉하오리쌀’이라는 브랜드로 판매되었고, 추첨까지 벌여야 할 만큼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 노무현 전 대통령과 유시민 전 장관. ⓒ 시민광장

 

ⓒ 하승주
(http://www.dailyseop.com/section/article_view.aspx?at_id=978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