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안과이슈

2/22 학업성취도평가결과공개 관련 경인방송 수도권포커스 인터뷰 전문

강산21 2009. 2. 22. 16:20

경인방송 써니 FM(90.7㎒) 수도권포커스- 학업성취도평가결과 내용 . 22일 방송

 

앵커: 경기도 지역 현안에 대해서 알아 보겠습니다. 오늘은 지난 9일 발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대해서 알아 보겠습니다. 광명 교육복지시민모임 김성현 공동대표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질문1> 먼저 전국 학업성취도 평가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는지 먼저 말씀해 주시죠?

- 일제고사가 계획될 때부터 우리는 반대해 왔습니다. 이것이 갖는 의미가 서열화와 직결되어 있고, 여러 가지 부작용을 우려할만한 상황이었기 때문입니다. 서열화는 당연히 사교육의 팽창을 가져오게 되고 교육현장에서도 인간성, 창의성보다는 경쟁으로 내모는 결과를 가져올 수밖에 없습니다. 교사들이 자신들의 안위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기에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정말 걱정인 것은 이미 예견되는 부작용을 제시하며 반대해왔던 여러 교육당사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어부친 교육당국입니다. 그들의 불합리한 처사는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봅니다.

사실 기존의 표본을 대상으로 한 시험만으로도 대책을 세우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기존의 방식으로도 충분히 세울 수 있는 대책에 주안점을 두지 않고 무리하게 시행한 결과가 결국 전국적인 줄세우기라는 부작용과 거짓보고 등의 현실만 드러내는 것이지 않습니까.


<질문2> 그럼 이번 전국 단위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발표를 보면서 갖는 생각은 어떻습니까?

- 교육과학기술부가 학생들의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지역교육청(고교는 시·도교육청) 단위로 공개하면서 일제고사 성적으로 전국 180개 '학군'의 줄 세우기가 가능해졌습니다. 기초학력 미달 학생 비율이 높은 지역은 공부 못하는 곳으로 각인되는 '낙인효과'가 현실화된 것입니다. 당연히 해당 지역은 격앙된 반응을 보일 수밖에 없는겁니다.

또 교과부가 학업성취도 평가를 시도교육청과 학교평가에 연계할 방침이라 경쟁 심화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미 각 시도교육청이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이 역시 우려하던 바 그대로의 대책이며, 사실상 대책이라기 보다는 우려를 현실로 만드는 기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3> 교과부 발표에 따르면 수도권 지역 학생들의 학업 능력이 다른 지역에 비해서 저조하게 나왔는데, 서울, 경기, 인천 교육청의 학력미달 학생 해소대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서울시교육청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들이 밀집한 학교 250여 곳에 약 200억원을 집중 지원하겠다는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시교육청은 또 "서울지역 초등학생들의 성적이 낮게 나온 것은 학교생활기록부를 1998년 이전의 '수우미양가' 방식 대신 서술형으로 작성해 객관적인 학력 평가가 어려웠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며 "단계별(수우미양가 방식을 포함해) 성적을 통지할 것을 학교에 권장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뿐 아니라 상하위 3%의 해당 교장, 교감의 승진, 전보 등에 인센티브와 불이익을 주겠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학교현장이 비인간화 되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이 부분은 경기도교육청도 같은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사용하면서 경쟁을 유발하는 것이 과연 공교육기관에서 해야할 일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봅니다.


<질문4> 그럼 이번 발표에 따라서 우려되는 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 대부분의 대책들이 일선 학교를 압박해 지역의 '성적 올리기'에 팔을 걷어붙이게 하는 것이어서, 학생들의 학업 부담을 크게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많습니다. 평가 결과가 자신의 인사 문제와 연관된 만큼, 일선 학교 교장, 교감들이 온갖 방법을 동원해 학교의 성적을 높이려 할 것입니다.

교사들의 인사권에도 교장·교감의 영향력이 결정적인 만큼, 학교에서 이뤄지는 수업이 학업성취도 평가 방식을 겨냥해 문제풀이를 반복하는 학습이 성행하고 중학교는 물론 초등학교에서도 '0교시 수업'이나 보충수업을 늘리는 등 파행으로 흐르게 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질문5> 평준화 때문에 전국적으로 학력이 미달됐다는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한마디로 어이가 없습니다. 평준화지역과 비평준화지역간의 학력 차이는 없습니다. 심지어 연구에 따르면 평준화 지역의 학업성취도가 더 높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도외시한 채 갑자기 평준화가 학력미달의 원인이 되었다고 하는 것은 수도권의 성적이 비교적 낮게 나오자 궁여지책으로 철학없이 한 말인 것이라고 봅니다. 어이없고 철학없음을 발견한 듯 하여 씁쓸할 뿐입니다.


<질문6> 비평준화지역인 광명지역의 경우 학업성취도 평가결과 어느 정도의 성적이 나왔습니까?

- 초등학교 6학년은 전국평균보다 조금 낮고, 중3은 전국 평균을 조금 넘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의 경우 보통학력 이상의 평가에서는 영어를 제외하면 전국 수준보다 다소 낮게 나타난 반면 기초학력미달 수준의 비율은 전국보다 낮아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전국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학교 3학년의 경우는 보통학력 이상 평가에서 국어, 사회, 과학에서 다소 높게 나타났고, 수학과 영어에서 다소 낮게 나타났습니다. 기초학력미달 수준에서는 사회를 제외하면 전국 수준보다 다소 높게 나타나 기초학력미달 학생이 전국 평균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질문7> 경기도 전체적으로는 어떻습니까?

- 중3학생들의 경기도 주요지역의 성취도 결과에 따르면 평준화 지역인 안양이 평가 결과 전 과목에서 전반적으로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이어 수원과 군포의왕도 비평준화 지역에 비해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반면 비평준화지역인 광명, 안산, 시흥, 의정부 등에서는 광명이 강세를 나타냈다. 특히 광명은 사회과목에서 경기도 지역에서 보통학력 이상이 60.4로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평준화 지역은 부천의 경우는 광명보다 전반적으로 학력이 낮게 나타났고, 성남의 경우는 광명과 비슷한 성적을 보였습니다.



<질문8> 이번 시험 때문에 서울에서 교사들이 해임되거나 파면됐는데, 이들 교사들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일제고사를 거부하라고 선동한 교사는 없습니다. 다만 이전에 실시하지 않던 전국단위 일제고사에 대해 부작용을 우려한 교사는 많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과정 중에 학생들의 선택권을 언급하거나 부모님과 의논해서 판단하라는 식의 표현을 한 교사들이 무더기로 징계를 당한 것입니다. 일사불란하게 지휘계통대로 말 잘 듣는 교사를 원했던 교육당국자의 입장에서는 난감한 일이었겠지만 그 교사들이 최고정도의 징계를 받을만한 사안이었다고는 결코 보지 않습니다. 정부분위기에 휩쓸린 판단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말 걱정해야 할 것은 교사들이 선택권이 있음을 알려준 것이 아니라 운동부나 장애학생들에 대해 시험을 보지 않도록 한 교장들의 문제가 더 심각한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 학생들의 경우 선택권이 전혀 없었고 모두가 참여하는 시험에 강제로 배제된 것이기에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본인이 거부하는 것과 기회를 박탈 당하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형평성에도 어긋나고 상식에도 맞지 않는 교육당국자들의 처사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는 바입니다.


<질문9> 전북 임실 지역의 경우와 같은 성적조작 등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런 소식을 접하면서 드는 생각은 어떻습니까?

- 정말 심각한 비교육적 처사가 나타난 것입니다. 일제고사가 기획될 때부터 충분히 예견된 내용입니다. 처음 결과가 발표되었을 때만 하더라도 칭찬이 자자했습니다. 모두가 닮아야 한다는 모범사례로 꼽혔던 곳이 알고 보니 성적조작의 범인이었다고 하니 할말이 없습니다. 당근과 채찍이 동원되는 이후로는 더욱 심각하게 전국적으로 만연할 가능성이 큰 사안입니다. 교육을 하는 분들이 그렇게 심각한 죄를 저지른다는 것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임실지역만의 일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미 대구지역에 대한 증언도 나오고 있는 형편입니다.



<질문10> 안병만 교과부 장관이 학업성취도 시스템을 전면재검토 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 분명한 것은 교육당국자도 이번 일제고사가 무리한 시행이었음을 인정했다는 점입니다. 준비안된 무리한 강행이 얼마나 안타까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게되었으니 바른 대책을 세우는 것은 필요한 일입니다. 다만 지금까지의 과정에서 느낀 벽을 보는 기분이 여전히 들어서 걱정입니다. 전국적인 학업성취도 평가와교원평가제를 연결하는 부분은 또다른 문제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전문가들은 학업성취도 결과와 교원 인사를 연계하는 방안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이 생기는 근본 원인에 대한 면밀한 조사나 연구 없이 모든 책임을 학교와 교사에게 돌리는 미봉책일 뿐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잘 알겠습니다. 오늘은 전국 학업 성취도 평가 결과와 관련해 광명 교육복지시민모임의 김성현 공동대표와 얘기 나눠 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