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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의대 수석졸업생 '뜻박 선택' 로스쿨

강산21 2009. 2. 17. 15:15
연대의대 수석 졸업생, 서울대 로스쿨行
최지헌 씨 "의과학 관련 인권변호사 될 터"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의 수석 졸업생이 졸업 후 진로로 법조계의 길을 선택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올해 연세대 의대 졸업생 132명 가운데 수석을 차지한 최지헌(26) 씨.

최 씨는 3월 의대 인턴과정이 아닌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입학해 `법학도'로서의 새 삶을 시작한다.

그가 법학에 관심을 갖게된 것은 예과 2학년이었던 지난 2004년께. 세브란스 국제진료소의 인요한(존 린튼) 교수를 만나면서였다.

그는 "인 교수로부터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의료 지원사업을한 이야기를 듣고 의학적 질병을 치료하는 의사에서 나아가 사회 병리를 진단하고 고치는 의사가 되고 싶었다"고 17일 말했다.

`인권을 생각하는 의사가 돼야 겠다'고 결심한 최 씨는 2006년부터 학과 교수의배려로 방학을 이용, 한 법무법인의 도움을 받아 재판 참관, 법률 사무 등의 실무를익혔다.

학과 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으면서 틈틈이 로스쿨 시험을 준비한 결과, 최 씨는`수석 졸업'과 `로스쿨 합격'이라는 영예를 동시를 얻었다.

최 씨는 "로스쿨에서 법학을 공부한다고 해서 의사의 길을 포기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의료 인권사각 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법률로써 돕는 `또다른 의사'의길을 걷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단순히 의료소송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의료전문 변호사가 아닌 의과학과 관련한인권문제를 깊이 있게 파고들어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찾는 변호사가 되고픈 게 그의바람이다.

그는 의과학 관련 인권문제는 의료에 대한 전문 지식이 없으면 깊이 있는 접근이 어렵고, 문제를 일으킨 주체가 대개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기 때문에 사실상 인권의 사각지대라고 말한다.

최 씨는 "특히 1990년대 이후 다국적기업이 식약품의 생산, 판매 및 검증과정에까지 깊이 개입하면서 이 분야에서 많은 법적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법을 공부해 합리적 해결방안을 찾고 싶다"고 말했다.

의료계의 `인권변호사'를 위한 새 삶을 준비하는 최 씨. 그는 "`법률가들은 인권구제를 위해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는 말이 있듯,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사람들을 위한 활동을 하고 싶다"며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