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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무기수의 '사랑의 실천'

강산21 2009. 1. 5. 15:04

어느 무기수의 '사랑의 실천'

기사입력 2009-01-05 13:52 |최종수정2009-01-05 14:03

한 무기수가 기증한 우표들 (전주=연합뉴스) 지난 2일 한 무기수가 전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보내온 기념우표들. 이 기증자는 편지에서 "9년 동안 기념우표를 한장 한장 모으다 보니 1천450여장이 모였다"며 "소외된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전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전국부 기사 참조>>2009.1.5 tele@yna.co.kr

9년간 모은 우표 1천장 '사랑의 열매'에 기증

(전주=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교도소에 복역중인 한 무기수가 9년 동안 모은 우표 1천여장을 기증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5일 전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전북 사랑의열매 앞으로 작은 상자 한 개가 도착했다.

상자 안에는 편지 한 통과 우표 1천450여장을 정성스레 붙인 A4 크기 종이 100여장이 들어있었다.

이 기증자는 편지에서 자신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복역중이라고 밝힌 뒤 "9년에 걸쳐 기념 우표를 한장 한장 모으다 보니 1천450여장이 모였다"며 "소외된 아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썼다.

그는 또 "한 생명을 앗아가고 가족에게 버림받은 죄인이지만 속죄라는 두 글자만은 잊지 않고 있다"면서 "자유를 잃은 날부터 소중히 모은 우표로 사랑의 온도가 100도까지 올라가 따뜻한 세상이 됐으면 한다"고 편지를 끝맺었다.

그가 보내온 기념우표는 노무현 대통령 취임, 한·베트남 수교 10주년, 세계 물의 날 8주년 기념 우표를 비롯해 1990년대부터 발행된 100여종의 우표로 현금으로 따지면 28만원 어치다.

전북 사랑의열매 관계자는 "상당히 오래된 우표도 있는 점으로 보아 따로 수집한 우표들로 보인다"며 "기증자의 뜻을 충분히 살릴 수 있도록 의미있게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희망 2009 나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전북 사랑의열매는 5일까지 목표액 33억원의 절반을 조금 넘는 19억400여만원을 모금, 전북지역 '사랑의 온도계'는 57.7도를 가리키고 있다.

te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