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여성

지표로 본 여성 삶의 변화

강산21 2008. 11. 4. 00:43

<지표로 본 여성 삶의 변화>(종합)

기사입력 2008-11-02 22:50 |최종수정2008-11-03 14:34
2005년 산모 50.3% 30대..사회진출 증가

건국 60주년 기념 학술 심포지엄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현대 사회에서 여성의 삶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을까.

여성부와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3일 건국 60주년을 기념해 학술 심포지엄을 마련하고, 건국 이후 한국 사회와 여성 지위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살핀다.

이 자리에서 발표될 여성정책연구원 안상수, 민현주 연구원의 '지표를 통해 본 한국여성 삶의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여성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사회진출과 경제 참여는 크게 늘어났지만, 남성과의 격차는 여전히 크고 삶에 대한 만족도도 남성에 비해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ㆍ출산 상전벽해..산모 20대<30대ㆍ재혼 증가 = 결혼 연령이 높아진 것이나 성별 분업이 바뀌고 이혼이나 재혼이 늘어난 것은 피부로 느낄 수 있는 변화다.

1987년 초혼 연령은 여성이 24.5세, 남성이 27.3세였으나 2007년에는 여성 28.1세, 남성 31.1세로 높아졌다.

특히 2002년 이후의 추세를 보면 여성은 20대 초반의 혼인이 꾸준히 줄고, 20대 후반과 30대 초반의 혼인이 늘고 있으며, 30대 후반의 혼인도 완만하지만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이 눈에 띈다.

혼인의 형태도 1970년대에는 전체 혼인의 91.5%가 남녀 모두 초혼이었으나 2005년에는 초혼 비율이 73.9%로 줄고, 한 쪽 이상이 재혼인 경우가 4분의 1 이상으로 증가했다. 또 평균 재혼 연령도 1987년 여성 34.4세, 남성 39.3세에서 2005년에는 39.6세, 44.1세로 높아졌다.

저출산 경향도 뚜렷하다. 여성 1천명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출생률은 1970년 31.2명에서 2007년 10.1명으로, 출산 가능한 여성이 평생 낳는 아이의 수를 의미하는 합계 출산율은 1970년 4.53명에서 2005년 1.08명으로 떨어졌다.

아이를 낳는 연령대도 1970년대에서 1980년대 중반까지는 20대 산모가 59.9-85.5%로 압도적으로 많았지만, 이후 30대 초반의 산모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2005년에는 20대 산모가 47.6%, 30대 산모가 50.3%로 역전됐다.

◇여성 사회활동 꾸준히 증가..남녀 격차는 여전 = 여성의 고용율은 1970년 38.2%에서 2007년 48.9%로 늘었다. 그러나 이 수치는 1989년 프랑스의 여성 고용율인 56%에도 훨씬 못미치는 것으로,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20년 정도 뒤처진 것이다.

최근의 변화를 연령대로 살펴보면 20-25세 여성의 고용율은 2000년 54.9%에서 2007년 59.6%로 약간 늘었지만 30-40대는 52-54%로 정체돼 있어, 미국의 30-40대 여성 고용률(70-75%)에 비해 크게 낮았다.

같은 기간 남성과 여성 모두 15-24세 집단의 실업률을 하락했으나 25-29세 남성은 실업률이 높아지고 여성은 정체돼 있어, 최근의 고학력 청년층의 실업률이 높아지는 추세를 반영했다.

전체 여성인구 중 고졸 여성은 1966년 5%에서 2005년 32%로, 대졸 여성은 1% 미만에서 20%로 크게 증가했다.

여성의 사회경제 활동이 과거에 비해 늘기는 했지만, 형평성 수준은 아직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6-2007년 남성 가구주가 저소득층에 속하는 비율은 19%대에 머물렀지만 여성 가구주의 경우 53-55%가 저소득층이어서 남성 가구주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개인의 소득수준으로 봐도 남성은 2004년 2천600만원에서 2007년 4천100만원으로 증가했지만, 여성의 경우 1천200만원에서 2천100만원으로 남성의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저임금 근로자의 비율도 남성의 경우 2001년부터 최근까지 14% 안팎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여성의 경우 2001년 44.9%에서 2002년 51%까지 올랐다가 2007년 35.1%로 낮아졌다.

◇행시 등 여성 합격자 비율 급증..개인 만족도 남성보다 낮아 = 여성의 기대 수명은 1970년 65.57세에서 2006년 82.36세로 늘어났다. 남성도 58.67세에서 75.74세로 늘었지만 남녀간 차이는 6세 정도로 유지됐다.

여성의 사망 원인은 1996년과 2006년 모두 암과 뇌혈관질환이 1, 2위를 차지했으며, 당뇨병으로 인한 사망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범죄는 1994년 6천100여건에서 2006년 1만3천여건으로 두 배 이상으로 증가한 데 비해 검거율은 98%에서 92.1%로 낮아졌다.

공직에서의 여성 지위가 향상된 것은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행정고시의 여성 합격자 비율은 1992년 3.2%에서 2007년 49%로, 외무고시는 10%에서 67.7%로 늘었고 사법고시는 1995년 8.8%에서 2007년 35%로 증가했다.

의료인의 경우 의사는 1962년 14.6%에서 2005년 19.7%로, 치과의사는 6.8%에서 23%로 늘었다.

그러나 여성의원이나 고위직 간부, 전문직 조사자 비율을 종합해 추산하는 유엔개발계획의 여성권한지수는 2007년 93개국 중 63위에 머물러 있다.

사적 영역에서 여성들이 느끼는 개인적인 만족도도 남성에 비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은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중간층(56.7%)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지만 여성의 59.5%는 자신을 하층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여성들이 취업의 장애요인으로 꼽은 것은 육아부담(47.9%)이 가장 많았고, 여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관행(17.4%), 불평등한 근로여건(12.6%) 순이었다.

eoyy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