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여성

"가정폭력 상담 뒤 63% 재발 안해"

강산21 2008. 10. 31. 11:10

"가정폭력 상담 뒤 63% 재발 안해"

기사입력 2008-10-30 12:10 |최종수정2008-10-30 14:09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조사 결과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가정폭력 상담 프로그램이 가정폭력 재발율을 크게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30일 발표한 '가정폭력 상담 효과성에 관한 조사연구'에 따르면, 상담 프로그램을 이수한 뒤 6개월 이상이 지난 55쌍의 부부 110명을 조사한 결과 피해자의 63%가 상담을 받은 이후 신체적인 폭력이 재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행위자는 87.3%가 폭력을 다시 쓰지 않았다고 답해 피해자가 답한 수준과 큰 차이를 보였다.

세게 밀치거나 몸을 잡아 흔드는 등 경미한 폭력이나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리는 등 심한 폭력은 모두 60% 이상 감소했지만, 언어적인 폭력은 36.4% 감소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상담소 측은 "상담 기간에 행위자는 언어폭력이나 물건을 부수는 행위로 자신을 신고한 것에 대해 화난 감정을 표출하는 경우가 많은데, 상담이 끝난 뒤에도 가해자나 피해자가 언어폭력을 인식하는 수준에 차이가 있음을 말해준다"고 분석했다.

폭력이 재발하지 않은 이유로 행위자의 41.1%는 '공권력의 개입으로 가정폭력특별법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자신의 폭력행위에 대해 법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점'을 꼽았다.

그 다음으로는 '분노나 음주량을 조절할 수 있게 된 점'(21.9%), '배우자를 이해할 수 있게 된 점'(12.3%) 등을 들었다.

상담소는 "이번 조사를 통해 상담이 행위자의 폭력 성향을 교정해 폭력이 다시 발생하는 것을 막는 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며 "사법기관이 가정폭력 행위자에 대해 적극적으로 상담위탁처분을 내리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oyy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