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들 자유 침해"…'불온서적 지정' 헌법소원

"장병들 자유 침해"…'불온서적 지정' 헌법소원

기사입력

2008-10-22 20:57 

 

<8뉴스>

<앵커>

국방부가 이른바 불온서적을 지정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었지만, 국방부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현역 장교들이 이에 반발해서 불온서적 지정은 위헌이라며 오늘(22일)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정성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국방부는 지난 7월 북한을 찬양하거나 반정부, 반미, 반자본주의적인 서적이라며 23종류를 불온서적으로 지정했습니다.

여기엔 베스트셀러였던 현기영 씨의 소설 '지상에 숟가락 하나', 장하준 교수의 '나쁜 사마리아인들', 세계적인 석학 노엄 촘스키의 저서 등도 포함됐습니다.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논란이 일기도 했지만, 국방부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김동성/한나라당 의원 : 국내 불온서적 차단 대책 강구화 할 것을 지시하신 적이 있죠? 계속하실 겁니까?]

[이상희/국방장관 : 장병의 정신전력에 이롭지 않다면 계속 그렇게 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방침에 대해 일부 현역 장교들이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군 법무관으로 재직중인 소령과 대위 등 장교 7명이 불온서적 지정은 장병들의 양심의 자유, 학문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최강욱 변호사/군법무관 대리인 : 국정감사때 (국방부 장관이) 군인이 감수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그거가 결정적인 동기였어요. 법무관들이 법치주의를 구현하는 사람들인데 가만히 있으면 자기들 양심에 반하는 행동이잖아요.]

국방부는 군 기강을 무너뜨린 행위라며, 징계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징계를 감수하고서라도 헌재의 판단을 받아보겠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파문이 예상됩니다.

정성엽 jsy@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