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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분노의 화산 폭발"… 제2의 촛불로 이어지나?

강산21 2008. 10. 16. 11:56

농심, "분노의 화산 폭발"… 제2의 촛불로 이어지나?

오늘 충남 태안 시작 대규모 규탄대회 줄줄이

[ 2008-10-16 06:00:00 ]

CBS사회부 김의양 기자


공직자 수만명이 쌀 직불 보조금을 불법으로 받아간 사실이 드러나자 농심(農心)이 폭발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국제 유가와 곡물가,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비료와 사료, 면세유 등이 줄줄이 오르는 등 농산물 생산비 급증으로 불같은 고통을 겪어온 농민들의 가슴에 휘발유를 끼얹는 결과를 빚게됐다.

농림수산식품부가 뒤늦게 내년부터는 직접 경작자에게만 직불금을 주는 내용의 ‘쌀 소득 등의 보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정치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관련자 엄중 처벌을 주장하고 나섰지만 성난 농심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다.

사단법인 한국농업경영인 연합회(한농연)은 16일 충남 태안군 태안읍 장산 2리에서 ‘고위 공직자쌀 직불금 불법 신청 사건과 농협 성과급 잔치 규탄, 쌀값 보장을 촉구하며 논벼 갈아엎기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농민들은 ‘비료와 사료값 등 농산물 생산비 폭등으로 영농을 포기하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는데, 대책을 마련해야 할 정부와 정치권, 농협은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지려 하지 않아 자식보다 귀한 벼를 갈아 엎을 수 밖에 없다’고 울먹였다.

한농연 집행부는 이날 오전 10시 태안군청에서 열리는 국회 농식품위원회의 국정 감사장을 찾아 정치권 차원의 쌀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경찰과의 마찰도 우려된다.

전국 농민회(전농) 역시 금명간 상임 집행위원회를 열어 대규모 농민 대회 등 조직적인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해 마다 전국 규모의 초대형 규탄 농민집회를 개최해 온 전농이 나설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해질 수 밖에 없다.

벼 야적시위나 수매 거부 등은 물론 볏가마나 농기계 태우기 등 한층 격렬한 실력행사가 우려된다.

실제로 전농 장흥지회는 15일 성명을 내고 "WTO 출범,수매제 폐지 이후 나락값마저 하락하면서 농민들은 그나마 직불금에 작은 위로를 받고 있는데 농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직불금을 빼앗는 것은 도둑이나 다름없다"며 "정부는 쌀 직불금 수령공무원을 즉각 징계하라"고 촉구했다.

또 전농 광주. 전남연맹은 오는 20일 전남 무안에 있는 전남 도청 앞에서 전국에서 처음으로 출하거부 나락 야적 투쟁에 불을 당길 예정이어서 ,다음달까지 전국 동시다발로 나락 야적 투쟁 등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황금 들판을 바라보며 풍년의 기쁨을 누려야 할 농심이 분노의 화산으로 폭발할 경우 파장이 어디까지 미질지.

공직자들의 집단적 모럴 해저드로 인한 국민적 허탈감이 간신히 잦아든 촛불집회를 또 다시 전국으로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key6104@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