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계와지표

OECD 2007년 한국 보고서

강산21 2008. 10. 2. 15:21


OECD 2007년 한국 보고서
(서프라이즈 / Crete / 2008-10-02)


종부세에 대한 이야기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한나라당과 정부 쪽에서는 종부세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와 더불어 노무현 정부 당시의 부동산 폭등에 대한 비판이 한창이죠.

오늘은 2007년에 OECD에서 발간된 '우리나라 경제 상황에 대한 보고서(OECD Economic Surveys: Korea 2007, reforming housing and regional policies)' 중에서 부동산 관련 내용을 발췌 번역하여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참고로 이 보고서는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 결코 긍정적이지 않은, 즉 꽤나 비판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걸 우선 말씀드립니다.

이 보고서 중에서 제3장인 "대한민국의 주택과 지방 정책 개혁 (Reforming housing and regional policies)" 부분을 소개해 드립니다.

우선 이 보고서의 그림 3.2를 보시죠. 아래 그림을 보시면 점선이 주택 가격과 소득의 상대 비교치이고 실선은 주택 가격과 임대료의 상대 비교치 변화입니다. OECD 내의 몇몇 대표적인 국가들을 예로 들고 있죠.

2000년을 기준 연도로 삼고 주택가격의 변동을 소득이나 임대료와 비교하여 변동 추이를 국가별로 한눈에 비교해 볼 수 있도록 만든 도표입니다. 일본과 독일을 제외하고 미국, 영국, 아일랜드, 스페인의 경우 2000년과 비교했을 때 2006년까지 대략 40-80% 정도의 상승을 보이죠. 반면에 우리나라의 경우 20% 남짓한 상승을 보입니다.

이 도표를 보시고 당황하시는 분들이 꽤나 많으실 겁니다. 조중동이 보도하기로는 우리나라에는 지난 노무현 정부 기간 동안 엄청난 부동산 가격 폭등이 있었고 이는 노무현 정부의 최대의 실책이라고 알고 있는데, 저 도표는 뭐냐? 혹시 노무현에게 유리한 국가만 일부러 골라 온 건 아니냐? 라는 분들께서 계실 것 같아서 다음 도표를 소개해 드리죠.

우리나라는 일본, 독일, 체코를 제외하고는 OECD 국가들 중에서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소비자 물가 상승률로 보정한 주택 가격 상승률 분야에서 거의 최하위권을 달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자료는 2006년 4/4분기까지의 최신 주택가격 정보를 업데이트한 자료라 주택가격 폭등의 모든 내용이 다 담겨 있는 자료입니다.

뭔가 커다란 망치로 한 대 맞으신 느낌이시라고요? ㅎㅎㅎ

물론 강남을 중심으로 한 안양, 군포, 성남 일대의 아파트 가격 상승은 위의 자료보다는 분명히 더 높기는 합니다.

하지만, OECD의 보고서는 다음과 같은 언급을 추가로 하고 있죠. 즉

다른 많은 국가들에서도 대도시의 중심 지역들은 가파른 가격 상승을 경험하고 있다.(Many other countries have also experienced sharp price increases in central districts of major cities)

66 페이지 OECD Economic Surveys: Korea –ISBN 978-92-64-02736-7

즉 이런 현상이 우리나라만의 특별한 현상이 아니고 오히려 다른 OECD 국가들과 비교한다면 오히려 그 강도가 훨씬 미약하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OECD 보고서 중에서 주택 가격의 불안정성 (variability) 즉, 다른 OECD 국가들의 경우 매년 쉬지 않고 꾸준히(?) 주택 가격이 상승한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2001-2003년 사이 그리고 2006년에 집중적으로 가격이 상승해서 전반적인 가격의 상승폭은 다른 나라보다는 낮지만, 가격의 안정성이란 측면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자면 이 보고서는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꽤나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수도권의 신규 주택 공급 부족 문제와 종부세 그리고 국토 균형 발전에 대해서 비판적이죠.

어찌 되었건, 이 보고서가 제시하는 자료를 마저 더 살펴보겠습니다. 다음은 전체 GDP 중에서 주택할부융자금 비중과 가계부채 중에 주택할부융자금 비중을 국제 비교한 도표입니다.

따로 제가 설명을 드릴 내용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난 노무현 정부의 주택융자 억제 정책 덕분에 최소한 우리 금융 기관들의 건전성과 일반 가계의 건전성은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우수하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특히나 요즘 같은 금융 위기 상황에서는 더욱 더 그 진가를 발휘한다고 봐야죠.

이제 마지막 도표입니다.

OECD 국가들의 부동산 관련 세금을 비교한 자료입니다. 전체 GDP 중에서 부동산 관련 세금의 비중을 나타내고 있죠. 그냥 보시는 그대로입니다. 더도 덜도 말고 딱 중간 정도라고 보시면 무난하실 듯합니다.

오늘은 따로 부연 설명을 드리지는 않겠습니다. 보시는 대로 느끼시기 바랍니다.


사족: 사실은… 가끔씩 제 글의 수위를 조절해 봅니다. 재료 한 덩어리로 한 개 분량의 글을 쓰는 것이 맞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반 개 분량의 글을 쓸 때도 있고 어떤 때는 2개 분량의 글을 쓰기도 합니다. 오늘 글의 내용은 사실 노빠들이라면 새까맣게 달라붙어 추천 점수를 주어야 마땅한 것이죠.

노무현 대통령 자신도 실수라고 인정한 집권 기간 중의 부동산 가격 상승도 사실 동일 기간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거의 OECD 최저 수준의 부동산 가격 상승이었을 뿐이라는 진리에 저 역시, 또한 노통 스스로도 조중동의 올가미 안에서 판단이 자유롭지 못했다는 걸 증명하는 것이죠.

사실 저는 연구실에서 논문이나 읽고 실험 튜브나 만지작대는 일개 백면서생에 불과합니다. 노무현 정부 내내 노통을 지원하는 글을 써댔고 이제는 좀 쉬려나 했는데, 이명박 정부가 쉬게 해 주지를 않네요.

노무현 대통령 비서관님들께 부탁 드립니다. 봉하 마을에서 오리농사 하시는 모습 참 보기 좋습니다. 하지만, 이런 자료를 챙겨서 노무현 정부 시절의 업적이 정당하게 평가받는 작업도 좀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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