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리면 '화'(禍) 부르는 유인촌 장관의 '입'
'배용준'부터 '종교방송 허리띠' 발언까지 잇단 설화(舌禍)
[ 2008-09-20 06:00:00 ]
![](http://file2.cbs.co.kr/newsroom/image/2008/09/19183639062_60100040.jpg)
이번에는 정부의 민영미디어렙 도입 방침과 관련해 종교방송에게 모욕에 가까운 발언을 함으로써 종교계는 물론 야권과 지역방송의 거센 반발 속에 사퇴압박까지 받고 있다.
유 장관의 적절치 못한 발언은 한두 차례가 아니다. 주요 사안과 관련해 입을 열 때마다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유 장관이 처음 도마에 오른 것은 지난 2월 장관 내정자 재산발표 직후였다.
당시 CBS의 보도를 통해 새 정부 장관 내정자들이 부동산을 비롯해 거액의 재산을 소유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이명박 정부 초대 내각은 '강부자 내각', '대한민국 1% 내각'이라는 비판을 받게 됐다.
유 장관은 140억원이 넘는 재산으로 내각의 평균 재산을 확 끌어올리면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유 장관은 서울 강남 압구정동과 종로구 수송동 등에 아파트 2채, 용인시 기흥에 연립주택 1채를 비롯해 배우자 명의를 포함해 예금 60억 원, 골프 회원권 3개와 콘도 회원권 1개를 갖고 있는 것으로 신고했다.
유 장관은 비판이 커지자 모 신문과의 인터뷰를 통해 "배우 생활을 35년 했는데, 그 정도는 벌 수 있는 것 아닌가? 배용준을 봐라"고 자기변호에 나섰지만, 이 말이 오히려 국민정서를 더욱 자극해 장관 내정자 인사청문회에서 집중포화를 맞고 사과를 하는 등 곤욕을 치러야 했다.
유 장관의 문제성 발언 제2탄은 문화부 산하 단체장 물갈이와 관련해 나왔다.
유 장관은 지난 3월 강연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전 정권의 정치색을 가진 문화예술계 단체장들은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이른바 '코드인사 자진사퇴론'을 들고 나왔다.
유 장관은 특히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 김정헌 한국문화예술위원장 등 5명의 실명까지 거론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유 장관의 발언은 즉각 큰 파장을 가져왔다. 당사자들과 문화예술계 일각에선 "임기가 보장된 단체장들에게 장관이 사퇴를 강요할 수는 없다"며 반발했고, 사퇴를 찬성하는 측마저도 특정인의 실명을 거론한 점은 문제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유 장관은 결국 이 발언에 대해서도 "논란의 대상이 됐던 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사과를 해야 했다.
유 장관은 이어 지난 4월에는 관광업계 관련 제도개선과 관련해 "예전 정부였다면 1년이 걸려도 못 해냈을 일을 현 정부는 시작한 지 한 달여만에 해냈다"고 말해 지난 정부 인사들의 반발을 샀다.
유 장관은 지난 17일에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 출석해 민영미디어렙 도입의 필요성을 밝히면서 "(종교방송 등이) 너무 편하게 해왔다"며 "영화계도 거품이 빠져야 경쟁력을 가지듯 앞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18일에는 한나라당 '국민통합포럼' 초청 토론회에서 "전국의 신문, 방송사가 얼마나 많냐"고 반문하면서 "이들이 시장 경쟁 환경이 오는데도 명맥을 유지하는 것은 정부 지원이나 코바코 광고를 통한 것"이라며 논란이 될 발언을 다시 쏟아냈다.
유 장관의 발언에 종교방송은 물론 민주당과 창조한국당 등 야당들도 유 장관을 히틀러의 최측근인 '괴벨스'에 비유하면서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유 장관은 사태가 확산되자 19일 "종교방송이 너무 편하다고 발언했다 해서 공방이 되고 있는데, 내가 그렇게 얘기할 리 없다"고 발언 자체를 부인하며 한 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유인촌 장관의 발언은 국회 속기록에 고스란히 기록이 남아있고 인터넷 동영상으로 많은 사람들이 확인한 상태라 망언에 이어 거짓말까지 하고 있다는 또 다른 비난을 사게 됐다.
중국 ‘사기'에 '삼촌설'(三寸舌)이란 말이 나온다. 길이가 세 치밖에 안 되는 짧은 혀라는 뜻으로 중국 전국시대에 모수(毛遂)라는 이가 말로써 초(楚)나라 구원병 20만 명을 파견하게 했다는 데서 유래해 '사람을 움직이는 뛰어난 언변'을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세 치 혀는 잘못 사용하면 큰 환란에 휩싸일 수도 있어 예로부터 '세 치 혀를 조심해야 한다'는 경구(警句)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유인촌 장관이 현 사태를 수습하는 방법은 진심어린 사과와 반성을 통해 '삼촌설'을 원래 의미대로 사용하는 데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floyd@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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