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통계와지표

현재·미래 경기(景氣)지표 6개월 연속 동반하락

강산21 2008. 8. 30. 17:38

현재·미래 경기(景氣)지표 6개월 연속 동반하락

기사입력 2008-08-30 03:04 |최종수정2008-08-30 11:52 

 

사상 처음… "침체 예상보다 심각"

경기(景氣)의 현재와 미래 모습을 보여주는 두 개의 지표가 통계 발표 후 처음으로 6개월 연속 동반 하락,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함을 나타내고 있다.

또 지난 7월 주식·채권시장에서 빠져나간 달러 규모가 환란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경상수지도 다시 큰 폭의 적자로 돌아서는 등 자본·실물 양쪽 부문에서 달러가 급격하게 빠져나가고 있다.

통계청은 29일 '7월 산업활동동향'에서 현재 경기 상황을 반영하는 지표인 7월의 '경기동행(同行)지수(순환변동치)'가 전달보다 0.1포인트 떨어져 6개월 연속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또 6개월~1년 뒤의 경기를 예고하는 '경기선행(先行)지수(전년 동월비)'도 6월보다 1.1%포인트 하락, 8개월째 내림세를 보였다.

두 지표는 지난 2003년 5월 카드사태 때 5개월 연속 함께 떨어진 적이 있지만, 6개월 연속 동반 하락한 것은 1981년 3월 통계 발표 이후 처음이다. IMF 위기 때도 5개월(1997년 11월~1998년 3월) 연속 하락한 적은 있었지만 6개월을 넘어선 일은 없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현재 경기가 침체이고, 향후 경기 회복 가능성도 희박하다는 뜻"이라며 "건설 수주가 급감하고 주가가 하락하는 등 미래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들이 일제히 하락한 결과"라고 말했다.

국내를 빠져나가는 달러 유출 속도도 가속화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행은 7월의 자본수지가 57억7000만달러의 순유출(유입액에서 유출액을 뺀 것)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주식·채권거래 등을 통해 들어온 돈보다 빠져나간 돈이 그만큼 더 많았다는 뜻이다.

이 같은 순유출액은 1997년12월 외환위기 때 63억7000만달러가 빠져나간 이후 10년7개월 만의 최대치다.

외국인이 7월 한 달 동안 증시와 채권시장에서 빼낸 돈은 96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이는 올 상반기 6개월 동안 유출액(32억달러)의 3배에 달한다.

하나대투증권 김재은 연구원은 "미국·유럽의 신용 경색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팔아 자금을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며 "여기에다 외환당국이 환율 안정을 위해 달러를 풀면서 대기하던 자금까지 한꺼번에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직접투자수지도 12억1000만달러 순유출을 나타냈으며, 환율 급등으로 선물환 등의 손실이 늘어나면서 파생금융상품수지도 7억달러 순유출을 나타냈다. 상품·서비스 거래의 수입·지출차를 뜻하는 경상수지도 6월의 18억달러 흑자에서 7월엔 24억5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고유가로 원유 도입이 작년 7월보다 83%나 늘어난 것이 주원인이었다. 이로써 올 1~7월의 누적 경상수지 적자는 78억달러로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