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명시민신문^^

뚝딱 도깨비 방망이, 광명음악축제

강산21 2008. 8. 14. 14:09
뚝딱 도깨비 방망이, 광명음악축제
강찬호      

2008 광명음악축제, 문화원에 형식 위탁...1일부터 11일까지 사업자 공모...준비기간 2개월

 

뚝딱 도깨비 방망이 축제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가 올해 추진하려고 하는 음악축제가 그것이다.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축제가 가능한 것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미 그곳은 상식의 세상이 아니다. 합리적이지도 않다. 전문가들의 눈으로 보면 그곳은 더욱 이상한 나라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결론을 내려 보았다. 이상한 나라에는 누가 사는 것인가. 시민의 세금을 주머니 쌈짓돈으로 여기는 이들이 살고 있다. 주변의 지적은 아랑곳하지 않는 이들이다. 우려했던 대로 편법이 이어지고 있다. 그런 불규칙이 난무하는 곳에서 고통 받는 이들은 상식을 가진 이들이다.

<광명시민신문>은 이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문제제기를 해오고 있다. 시가 추진한 음악밸리사업이 전반적으로 잘못됐고, 그 연장에서 진행된 음악밸리축제도 재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검토를 거쳐 그 결과에 따라 충분한 정책이 마련되면 진행하고 그렇지 않다면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엉뚱한 논리로 추경에서 4억5천만원 음악축제 예산을 승인했다. 그리고 시는 문화원에 전면 위탁을 주기로 했다가 이를 번복했다. 시의회 예산 승인의 전제조건 중에 하나가 문화원이 전적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었다. 

문화원에 전면 위탁 조건으로 4억5천 예산 승인...그러나 시는 돌연 방식 변경, 문화원은 형식만 제공해라.

 

그리고 이런 방식은 최선이 아닌 차선이었다. 음악밸리축제를 살려보자는 고육지책이었다. 그러나 이마저도 무산됐다. 시는 문화원에 전면적으로 위탁을 주는 방식을 철회했다. 문화원은 명의만 제공하고 진행은 시가 직접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문화원은 독자적으로 이사회 결의를 거쳐 음악축제 준비조직을 꾸렸다가, 시의 입장 철회로 준비 조직을 다시 해단하는 해프닝을 겪었다. 문화원 준비조직에 참여했던 외부 전문가들도 이런 해프닝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워했다.

 

문화원 측은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이사회를 통해 축제 조직을 해단했고, 시로부터 음악축제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다만 형식적인 위탁은 시와의 관계에서 거부할 수 없기에 수용하기로 했다. 문화원이 처한 딜레마다.

 

이어 시는 지난 8월1일부터 11일까지 2008 광명음악축제 사업자 공개모집 공고를 냈다. 물론 공고자는 광명문화원이다. 시가 형식적으로 문화원에 위탁을 준 것이기 때문이다. 사업공고를 통해 4억5천만원 예산 중 3억3천만원을 입찰금액으로 제시했다. 사업기간은 10월10일부터 3일 동안이다.

 

사실상 공모에 참여한 사업자는 2개월의 준비 기간도 갖지 못한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시간이다. 공모에 응시할 사업자가 있을까 의문이고, 있다고 해도 졸속으로 사업이 집행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시가 문화원에 위탁을 주고서 다시 재교부를 하는 과정에서 사전 각본에 따라 진행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미 위탁자는 내정돼 있고, 형식적인 위탁절차를 통해 절차상 명분을 얻고자 하는 조치로 밖에 볼 수 없다.

 

현재 시는 음악축제 실행위원회를 자체적으로 구성해 놓았다. 실행위에서 심사를 통해 과업수행자를 선정하도록 하고 있다. 실행위원은 주민생활지원국장(위원장), 부서 담당 공무원, 예총 음악협회 지부장, 문화원 사무국장, 전 음악협회 지부장, 지역방송 기자 등으로 5내지 6명이다. 

시 문화예술 관련 국과 부서 그리고 관련 보조금 기관이나 단체들로 구성됐다. 공정한 심사가 가능할 지, 시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구성이다.  

음악축제 실행위원, 시 문화예술 공무원과 산하 기관으로 구성...문화원 감사, 명의 제공은 '부정'한 방식.

 

한편 광명문화원 박준철 감사는 지난 2006년도부터 문화원 총회에서 문화원이 명의만 제공하는 방식으로 음악밸리축제를 진행하는 것은 적정하지 않다며 시정을 요구한 바 있다. 올해 음악축제에 대해서도 박 감사는 통장을 빌려 주는 방식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사업을 하지 않는데 명의만 제공하는 것은 부정이고, 사업을 하지 않는 것이기에 실질적으로는 사업을 반납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또 박 감사는 감사지만 의결권을 가진 것은 아니기에 의견만 낸 것이고, 이사회가 결정을 한 사안이라면 별도의 문제로 법적인 문제가 있는 것인지는 다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상이나 법적인 문제가 발생할 경우 문화원이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사전 조치를 명확하게 취하는 것과 문화원 임원이나 관계자들이 참여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편법임을 알고서도 시는 편법이 아닌 것처럼 보이도록 포장을 하고 있다. 문화원 역시 편법임을 알고서도 고육지책으로 편법에 동조하고 있다. 자존심도 구겨졌고, 혹시 모를 유탄을 피할 수 있는 안전망 확보에 급급한 모습이다. 

당장 눈앞에 상황이 급한데 음악도시, 음악축제와 관련된 정책, 정책의 타당성이 ‘어쩌고저쩌고’ 하는 것은 먼 나라 이야기다. 일단 넘기고 보자이다. 시간도 없고, 정책도 없고, 예산만 있다. 주머니 쌈짓돈처럼.  

2008-08-04 07:08
광명시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