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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경질' 십자포화, 강만수 입지 흔들

강산21 2008. 7. 9. 15:19

'대리경질' 십자포화, 강만수 입지 흔들

기사입력 2008-07-09 14:36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지난 7일 개각에서 살아남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놓고 여야가 함께 십자포화를 쏘아대고 있다. '환율정책 실책론'과 관련, 최중경 전 재정부 제1차관만 물러나게 한 것은 "민심을 무시한 대리경질"이라는 주장이다. 이를 놓고 정치권이 경제정책 리더십의 실종을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야당은 9일 강 장관에 대한 '해임 건의안' 얘기까지 꺼냈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이번 개각은 해도해도 너무하다"며 "(강만수) 재정부 장관을 경질하지 않으면 다른 당과 협의해 해임 건의안을 준비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그는 "재정부 장관은 구체적인 실책이 있을 뿐 아니라 경제정책 기조 자체를 잘못 잡아 경제를 어렵게 만들었다"며 "그런데도 차관을 대리경질한 사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재정부 장관, (어청수) 경찰청장,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빨리 교체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며 "재정부 장관에 대해서는 국민의 요구를 받들어 다른 당과 협의해 해임건의안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강 장관 몰아세우기에 여당도 가세했다. 공성진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이날 불교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 "정책 기조가 바뀌면 그 기조를 잘 일궈내고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 책임자가 돼야 한다"며 "강 장관을 유임하고 최 전차관만 경질한 것은 국민들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공 위원은 "처음에는 우리가 '7.4.7'(연 7% 성장, 10년 내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위 경제대국)이라고 해서 여러가지 거시적인 지표를 목표로 설정해놓고 다가갔지만 최근 민생안정과 물가에 주력하는 것으로 이제 기조가 바뀌었다"며 "그러면 거기에 맞는 책임자가 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 상당히 안타깝다"고 밝혔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이날 총리 공관에서 열린 고위당정회의에서 "(국회가 개원하면) 총리와 관계장관은 진땀을 흘릴 것"이라며 "재정부 장관도 혼날 준비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개각을 통해 새롭게 심기일전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물가안정 등 민생대책에 모든 역량을 쏟으려고 하는 시점에서 경제 콘트롤타워를 흔들어대는 것이 과연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