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현실그대로

열린우리당 당의장 경선 초반 판세분석

강산21 2005. 3. 19. 12:55
김두관·유시민, 문희상 턱밑 추격



우리당 의장선거 초반 판세

1959년생으로 돼지띠 동갑인 김두관 전 행정자치부 장관과 유시민 의원이 일을 저지를 기세다. 열린우리당 당의장 선거 초반 판세에서 두 사람이 나란히 초강세를 보이며, 1위인 문희상 의원을 바짝 쫓고 있는 것이다.

 

18일 <한겨레>가 각 후보 진영으로부터 입수한 자체 여론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지난 주 이후 이들 후보 진영이 각각 실시한 7차례의 여론조사에서 문희상 의원이 대부분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 의원이 1위를 뺏긴 여론조사는 김 전 장관 진영이 지난 11∼12일 실시한 여론조사 뿐이었으며, 그나마 같은 진영의 14∼15일 조사에서는 다시 문 의원이 1위로 올라섰다. ‘문희상 대세론’이 여전히 유효한 셈이다.

 

그러나, 문 의원도 안심하기는 이르다. 김 전 장관과 유 의원은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1∼2%포인트 차이로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며 문 의원을 추격하고 있다. 두 사람의 표를 합치면 문 의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이에 따라 두 진영은 한동안 수면 아래로 들어갔던 ‘후보 단일화’ 논의를 진지하게 다시 검토하기 시작했다. 성공할 경우 ‘40대 당의장’의 탄생도 점쳐볼 수 있다.

 

장영달·김원웅등 중위권 경쟁 치열

 

한명숙 의원은 등수와 관계없이 여성몫으로 무조건 5명의 상임위원에 들어간다. 결과적으로 남은 한자리를 놓고 장영달, 김원웅, 염동연, 송영길 네 후보가 다투는 양상이다.

 

7차례의 여론조사 가운데 장영달 의원과 김원웅 의원은 각각 3차례씩 4위권 안에 들었다. 염동연 의원은 한차례만 4위권에 들었다. 이들 중위권 경쟁의 결과 김원웅 의원까지 상임중앙위원에 선출되면, 김두관·유시민 후보를 합쳐 옛 개혁당 출신이 상임중앙위원회의 과반을 차지하게 된다. 사실상 개혁당이 열린우리당의 당권을 ‘접수’하게 되는 것이다.

 

또 이렇게 되면 호남 출신이 당 지도부에 한 사람도 진출하지 못하게 돼, 민주당과의 재통합 등 열린우리당의 진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개혁당 강세 현상에 대해, 손사래를 치는 쪽은 오히려 개혁당 출신들이다. 이들은 김 전 장관과 유 의원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지지자들이 적극적으로 여론조사에 응답하면서 두 후보가 두각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일 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로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당의장 후보감 1, 2 순위를 묻는 질문에 일정한 경향성을 보이지 않아 표가 흩어지는 반면, 두 사람을 지지하는 응답자들은 1, 2 순위에 두 사람을 집중적으로 꼽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경쟁자들은 이런 여론조사 결과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비상 경계경보가 울린 염동연 의원 쪽은 “여론조사가 객관적인 상황의 반영”이라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과거 민주당 대의원들은 전국 각지에서 올라오더라도 70∼80%가 호남 출신이고, 의원이나 지구당 위원장이 지명을 하기 때문에 대부분 낯익은 사람들이었다”며 “그러나 이번 대의원은 달마다 2천원씩 내는 자발적 참여자들로, 지역적으로는 영남 출신들이 많이 들어왔고, 연령면에서는 10년 이상 젊어졌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는 것이다. 김의겸 기자 kyum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