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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합의 '고시 유보→등원' 청와대가 깼다"

강산21 2008. 6. 26. 22:46

"여야 합의 '고시 유보→등원' 청와대가 깼다"

원혜영 원내대표 의원총회서 '물밑 대화' 공개

[ 2008-06-26 18:00:21 ]

CBS정치부 김정훈 기자


통합민주당과 한나라당이 금주 내 고시 처리를 하지 않는 조건으로 국회를 정상화 한다는 데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청와대의 고시 강행 방침으로 이 같은 논의가 무산된 것으로 드러났다.

민주당 원혜영 원내대표는 2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 같은 '물밑 대화' 내용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원혜영 원내대표에 따르면, 원 대표와 한나라당 홍준표 원내대표는 지난 주말 이번주까지 장관고시를 강행하지 않으면 국회를 연다는 데 사실상 합의했다.

원혜영 대표는 "고시를 강행하지 않는다면 야당이 국회에 들어가 문제점을 따지겠다고 사실상 등원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홍준표 원내대표도 지난 22일 열린 당정협의 이후 "민심이 진정될 때까지 고시를 강행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원혜영 대표는 그러나 "이후 홍준표 대표로부터 '노력을 해봤지만 미국의 요구나 한미관계 문제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말했다.

결국 고시 유보와 국회 정상화라는 여야간 합의도 고시를 서둘러 처리하겠다는 청와대의 방침에 밀려 성과를 내지 못한 것. 원혜영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야당의 건의는 물론 여당의 건의조차 묵살됐다"면서 "이명박 정부가 끝내 루비콘 강을 건너고 말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촛불의 수가 줄어들자 국민들을 국가정체성에 도전하는 세력으로 몰아붙이고 있는데, 처음 불길이 잦아들다 남아있던 불씨 때문에 숭례문이 무너진 사례를 떠올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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