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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소녀로 부활한 미선이.효순이'

강산21 2008. 6. 13. 17:27
'촛불소녀로 부활한 미선이.효순이'
사고현장 위에서 6주기 추모식, "촛불이 미국을 넘어야"
2008년 06월 13일 (금) 14:37:37 양주=정명진 기자 mjjung@tongilnews.com
   
▲13일 오전 11시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56번 지방도로 위에서 100여명의 추모객들이 모인 가운데 '미선.효순 6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5월 2일 여중생들이 첫 촛불을 들어 올리면서, 미선이 효순이가 다시 대한민국의 주권을 지켜내고 있습니다."

6년 전 미군 장갑차에 깔려 세상을 떠난 미선이.효순이가 여중생들의 촛불로 다시 사람들의 마음 속에 살아났다.

13일 오전 11시 경기도 양주시 광적면 효촌리 56번 지방도로 위에서 100여명의 추모객들이 모인 가운데 '미선.효순 6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미2사단이 세운 추모비를 버려두고 추모식 장소로 두 여중생이 죽어간 '사고현장'을 택한 것이다. 이틀 전부터 '성남 민족미술인협회' 소속 회원들이 사고가 난 도로 변에 벽화도 그려 넣었다. 촛불을 든 여중생의 모습과 부활을 상징하는 하얀 꽃이었다.

   
▲ 사고 현장 도로변에 '여중생 촛불' 벽화가 그려졌다. [사진-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한 달째 전국을 뒤덮고 있는 '광우병 촛불'과 '미선.효순 촛불' 사이에는 '여중생', '촛불', 그리고 '미국'이라는 닮은 점이 있다. 추모객들도 '광우병 촛불'이 이명박 정부와 미국을 상대로 승리하는 것이 '미선이, 효순이'의 한을 푸는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관복 '6.13 자주평화촛불기념사업회' 상임대표는 추도사에서 "미선이 효순이가 희생되지 않았으면 금년에 대학교 1학년 쯤 될 것"이라며 "미순이 효순이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을 반대하는 촛불집회에 나와 함께 촛불을 들었을지도 모른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당시 한미SOFA가 개정되지 않았고, 지금도 미국과의 재협상이 안 되고 있다"면서 이 문제는 모두 불평등한 한미관계 때문이라고 말했다.

   
▲ 여중생의 고통을 형상화한 진혼춤.
[사진-통일뉴스 정명진 기자]

2002 년 6월 13일 두 여중생을 장갑차로 살해한 미군들은 무죄를 선고받고 이 땅을 유유히 떠났다. 추모식 참석자들은 미완으로 끝난 '미선.효순 촛불'을 이번 '광우병 촛불'로 완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에게 '미선.효순 촛불'과 '광우병 촛불'이 넘어야 할 산은 '미국'이었다. 홍희덕 민주노동당 의원은 "우리 국민의 마음 속에 미국을 타고 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실현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효순이 미선이가 촛불소녀로 부활했다"며 추도사의 첫마디를 연 한상렬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도 "광우병 촛불의 미래는 결국 반미로 나갈 수밖에 없다"고 단언하면서 "미국과 정말 동등한 관계로 올바른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은 거리 위에 임시로 마련한 미선.효순 영정 앞에 하얀 국화를 하나씩 놓으면서 고개를 숙이면서 이날 7시 서울 시청광장에 열리는 '촛불문화제'에 참석할 것을 다짐했다.

한편, 14일 오전 11시부터 미선.효순 사고현장에서부터 두 여중생을 짓밟은 장갑차가 훈련을 했던 무건리 훈련장 입구까지 ‘6주기 추모행진’이 열릴 계획이다.

또, 미2사단이 세워놓은 추모비가 매년 추모식 때마다 문제가 되면서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주축으로 새로운 추모비 건립에 나서기로 했다.

   
▲ 이날 추모식에는 100여명이 참석했다. 추모식 장소 위에 미2사단이 세워놓은 추모비가 보인다.
[사진-통일뉴스 정명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