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100만명의 시민들과 시민단체이 참여하는 '100만 촛불대행진'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21년전인 87년 6월 항쟁에 참여했던 한 중년의 누리꾼이 인터넷에 올린 21년 6월 항쟁 당시 '6.10 국민대회 행동요강'이란 유인물을 스캔한 이미지가 잔잔한 감동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인터넷 포털 다음의 토론 광장 아고라에서 활동하는 'RICE'란 아이디의 이 누리꾼은 '20년간 아껴둔 문서를 공개합니다'란 제목의 글에서 "6월 항쟁을 기리며... 20년전 그 날의 행동요강이 2008년 오늘날 다시 쓰일줄은 몰랐다"고 감회를 피력했다.
등사기로 인쇄된 이 유인물에는 행동요령이 적혀 있는데 제 7항이 눈길을 끌었다.
제7항에는 "또한번 부탁하거니와 6.10 국민대회는 철저하게 평화적으로 참여해주시기를 바라며, 폭력을 사용하거나 기물손괴 등을 자행하는 사람은 국민대회를 오도하려는 외부세력으로 규정한다"고 돼 있다.
최근 촛불집회에서 폭력을 사용하는 정체불명의 '프락치'들이 21년에도 있었다는 생생한 증거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역사는 역시 돌고 도는 수레바퀴"라며 "이래서 우리는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아이디 '메이트릭스') "코끝이 찡하면서 눈물이 흐른다. 어떻게 얻은 민주화인데..."(아이디 '둘리아빠') "왜 20년전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는지 원통하다"(아이디 '열심쟁이')는 등의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또한 '브라보'란 아이디의 누리꾼은 "그때 저는 중학생이었고 어른들이 대학생들 데모한다고 욕하는 걸 들었는데, 지금 와서야 그게 민주주의를 위한 움직임이었음을 느낀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하승주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