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 버린한조각
떨어져 나온 한 조각 홀로 외로이...
어디인가 데려다 줄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앉아 있었어요.
꼭 맞는 것이 있었으나...
하지만 굴러갈 수가 없었어요.
굴러갈 수 있었던 것은 도대체 맞질않았어요.
어떤 건 어떻게 맞춰야 할지 알 수가 없었어요.
어떤 건 뭐가 뭔지를 알 수 없는 것도 있었어요.
어느 것은 매우 연약하였어요.
퍽!
어떤 건 조각을 받침대 위에 올려 놓고...
그냥가버리는 것도 있었어요.
어쩌다 너무 많은 조각을 잃은 것도 있었고,
너무 많은 조각들을 가진 것도 있어 그냥 끝나버리기도 했죠.
그러다 보니 굶주려 허겁대는 것들을 피해 숨는 것도 배웠어요.
바싹 다가와.
뚫어질듯 유심히 살펴보는 거도 있었고,
바로 코앞에 두고도 무심히 굴러 가버리는 것도 있었어요.
야아..?
좀 더 매혹적으로 보이려고 치장도 해보긴 하였으나...
별로 호과가 나지 않았어요.
번드르하고 야하게꾸몄더니
소심한 친구는 화들짝 놀라 도망을 가고 말더군요.
마침내 꼭 맞는 것을 찾는 데 성공했습니다.
.......
하지만 갑작스럽게도...
맞았다 싶은 조각이 자라나는 거예요!
자꾸거지는 것이었어요?
" 네가 커질 줄이야 미쳐 몰랐구나."
" 나 역시 그걸 알 수 없었어"
떨어져나온 조각의 말입니다.
" 이제 다시 자라지 않을 내 잃어버린 조각을 찾아봐야겠어..."
그럼 안녕
제기랄...
그러던 어느 날
남 달라 보이는 어떤 것이 다가왔더랬죠.
" 내가 널 도울일이 없겠니?"
조각이 물어 보았습니다.
" 아무것도 없어."
" 뭔가 필요한 게 있을 것 같은데?"
" 없다는데두."
" 그렇담 넌 누구지?"
조각이 물었습니다.
" 난 말이야 큰동그라미지,"
큰 동그라미가 으쓱대며 말했어요.
" 내가 이제까지 기다려 왔던 게 어쩌면 바로 너라는 생각이들어,"
조각이 말했습니다.
" 아마도 내가 너의 읽어버린 조각일 꺼야."
" 하지만 난 읽어버린조각이 없는 걸 네가 끼일 자리는 아예 없구."
큰 동그라미는 대답했어요.
" 안됐군, 난 너와 함께 굴러갈 수있길 바랬었는데..."
조각이 대답했습니다.
" 넌 말이야 나와 함께 굴러 갈 수는 없어, 하지만 너 혼자서도 구를수있을 거야."
큰 동그라미가 충고했습니다.
" 나 혼자서 말이야? 어림 없지 떨어진 조각은 혼자서 구를 수없어."
" 너 혼자 굴거가 보려고 애써 본 적 있니?"
큰동그라미가 물었더랬죠.
" 하지만 난 끝이뾰죽해서 굴러 가지는 못한다구."
조각이 심드렁하니 말했어요.
" 뾰죽한 건 닳구 모습도 변할 거야 난 가봐야겠어.어쩌면 또 만날 수 있을 거야."
큰 동그라미는 떠나 갔습니다.
이제 다시금 홀로 된 떨어진 조각.
오랫동안 그저 앉아 있어야만 했어요.
그러다가...
조금씩 천천히...
한 쪽 끝을딛고 제 몸을 세워 보았지요..
... 그러다 풀썩 엎어지고.
맙소사 !
다시 안간힘을 다해...일어섰다 넘어지고...
그러는 중에 차츰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했죠...
그러다 보니 얼마 안 가 뾰죽한 끝이 닳아없어지기 시작했어요.
일어났다 뒤뚱거리고 넘어지기를 되풀이...
은연중에 점차 모습이 변해 갔어요...
이젠 넘어지지 않고 가까스로 뒤뚱거리며 굴러갑니다...
기우뚱거리는 대신 폴짝폴짝 뛰어 보고...
마침내 통통거리며 굴러만 가는 거였죠...
어디인지는 알 수 없어도
관여할 바가 아니었습니다.
그렇게 굴러 갈 뿐 !
글쓴이 : 쉘 실버스타인
<따뜻한 세상만들기>는 작으나마마음을 나누며 따뜻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만든 방입니다. 따뜻한 글을 싣고서로 좋은 글을 공유하며 자그마한 정성이라도 함께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이제 시작입니다. 함께 만들어 가는 열린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칼럼지기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