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글 좋은글

아이의 마음이 담긴 선물

강산21 2001. 8. 27. 15:18
경비아저씨 토니의 크리스마스이브새벽에겪은한일화
아이의 마음이 담긴 선물

동요가 떠오른다..

- 색종이를 곱게 접어서
- 물감으로 예쁘게 색칠하고
- 알록달록 오색실 꼬리 달아
-비행기를 만들자..만들자~~
- 솔솔 바람부는 뒷동산에
- 동네 친구들 모여서
- 파란 하늘 향해 날리며
- 새처럼날아가자
- 하늘 끝까지 날아라....멀리 머얼리~~

딸아이가 침대에 엎드려 책을 도작거리는 엄마를소곤 거리듯이 귓가에 대고 부른다

"엄마..엄마.. 제가 드리는 선물이에요.."
"어....컴퓨터 앞에 놓아둘래?"

저녁 무렵이 되어서 아이가 놓아둔 것을 보았다. 색종이로 곱게 접어서 손잡이까지 달린 앙증맞은 바구니였다. 그야말로색종이바구니..
손잡이에는 두 개의 리본이 길게 늘어뜨려 있었다
'엄마..힘드실 때마다 이 편지 읽으세요'
'우리 엄마최고'

바구니 안을 조심스레 들여다 보았다
조그맣게 엮어진 쪽지가 네개 들어 있었다
열어보기도 아까워서 손으로만지작 거리다가 그대로 내려 놓았다.

저녁을 먹으면서 편지를 읽어 보았냐는 아이의 물음에
"엄마 손으로 그 편지만지기만 해도 느낌이 오던 걸..?
그래서 아직 안읽었지..? 그 느낌 오래오래 간직하고 싶은데.."

아이는 엄마의 말을활짝 핀 웃음으로 받아 들였다
바구니에서 쪽지 하나를 꺼내어 열어보았다
설레임이 한 켠에 살포시 일었다..
"엄마..편지는적지만 엄마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들어 있어요"
내 딸아이에게 이제는 내가 위로를 받다니..
어느 새 훌쩍 커버린 딸아이가 내곁에 서 있었다

갑자기 눈가가 뜨뜻해졌다.
딸아이가 이 만큼 커서 엄마의 친구가 되어 대견한 마음씀을 나누고 있다는것은 커다란 기쁨이다. 한편으로는 딸아이가 커간다는 것이 더럭 겁이 나기도 했다. 어느 결엔가부터 느끼던 건데 오늘따라 그 생각이더 크게 다가왔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벽에 부딪히면서 사람들에게 실망하고 아픔을 견디며 살아가야 할까.. 지레 겁부터 먹는엄마가 어리석은 것일까..

충분히 아름답고 살만한 가치가 있는 이 세상에서 내 딸아이에 대해 괜한 걱정을 뿌리고 있는엄마가 지나친 것일까..
오늘 밤에는 많은 생각들이 잔뿌리를 내리고 있다. 내 오른편에 곰살맞은 모양새로 앉아 있는 종이 바구니안쪽지들의 조그만 울림을 느끼면서..

2001.8.27.월요일. 새벽 한시 이십분경 풀씨 하나

<사십대에 느끼는글> 운영자님이 보내주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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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세상만들기>는 작으나마마음을 나누며 따뜻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만든 방입니다. 따뜻한 글을 싣고서로 좋은 글을 공유하며 자그마한 정성이라도 함께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이제 시작입니다. 함께 만들어 가는 열린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칼럼지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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