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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고백

강산21 2001. 8. 14. 10:21
경비아저씨 토니의 크리스마스이브새벽에겪은한일화
아빠의 고백

아빠는 퍽 가정적이셨다.어릴 적엔 우리 사남매의 머리를 도맡아 잘라 주셨고, 제사 땐 엄마를 도와 생선전을 모양좋게 부치셨으며, 우리가 소풍가는 날이면 직접 세모,네모난 김밥을 만들어 주시기도 했다.또 비가 오나 눈이 오나,너무 추워 꿈쩍도 하기 싫은겨울날에도 아빠는 보충수업을 끝내고 돌아오는 우리들 오토바이로 마중나오시곤 했다.

아빠는 오래 전부터 시계방을 운영하여 삼촌들을대학까지 공부시키셨는데,그때만 해도 우리 아빠가 당신이 고등학교만 졸업하셔서 동생들을 더 악착같이 공부시킨다고 생각했다.

그런데막내 남동생이 중학생이 되던 어느 날 저녁,술이 약간 취해 들어오신 아빠가 우리 사남매를 모두 불러 모으시더니 술을 한 잔씩 따르게 하셧다.

그리곤 그 술을 다 드신 뒤 갑자기 크게 소리내어 울음을 터뜨리셨다.너무도 뜻밖의 일에 우리는 몹시 당황했다.한참 뒤 아빠는 그동안 우리에게 거짓말해서 미안하다고 하셨다."너흰 아버지가 고등학교를 나온 걸로 알지? 아니다...사실 아버진 형편 때문에 초등학교 몇 년 다닌것이 고작이다.."

그랬기에 아빤 쌀 공판하는 날이나 복잡한 계산을 해야 할때면 나를 부르셨고, 잔치에 가려고 봉투를 쓸 때도한문을 곧잘 쓰는 누나를 부르시곤 했다.

그 동안 우리들이 혹시 기죽을까 봐 학력을 속였지만,그 일이 늘 맘에 걸리셨다며 남동생이커서 아빠를 이해할 수 있을때까지 기다리셨다는 것이다.

이야기하는 내내 아빠는 눈물을 쏟으셨고,듣는 우리도 모두 눈물,콧물 범벅이되었다.그날 저녁 세상 누구보다도 아빠를 존경하게 된 우리 사 남매는 아빠를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자고 굳게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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