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글 좋은글

새롭게 태어납니다

강산21 2001. 7. 18. 23:24
경비아저씨 토니의 크리스마스이브새벽에겪은한일화
새롭게 태어납니다
 

가정 형편이 너무 어려웠던 저는 중학교를 중퇴하고 어느 가정으로 들어갔습니다. 그 댁의 가장은의과대학 교수이면서 유명한 병원 원장이었고, 하나뿐인 아들도 의과대학생이었습니다.

사모님과 딸도 인정 많고 덕있는 분들이어서 저는남의집살이 하는 것 같지 않게 살았습니다. 그 가족 모두가 너무도 고마워 저는 정성을 다해 그분들을 섬겼습니다.

여러 해가 지나제가 스무 살이 된 어느 날, 저는 뜻밖에도 그댁 아들로부터 정식으로 청혼을 받게 되었습니다. 불가능한 일이라는 생각과 심한 충격으로 오히려눈물을 흘리며 그 집을 떠날 궁리만 했습니다. 주인댁 부모님도 당연히 반대를 했고 집안 분위기는 어둡고 무거워졌습니다.

그러나뜻을 굽히지 않는 아들에게 부모님의 승락이 내려졌습니다. 그리고 그는 성의를 다하여 꾸준하게 그것이 불가능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내게 납득시켜주었습니다.

부모님께서도 아들의 뜻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저에게 알려 주셨고, 그의 뜻을 받아들이라고 권면하셨습니다.꿈같은 일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끝없이 두렵고 자신이 없었습니다.

며칠을 고민하는 저에게 아버님이 간곡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를 아내로 택하고 너를 며느리로 맞이한 우리에게 갚고 싶은 것이 있다면 네가 의사인 남편의 아내답게 되는 것이고, 병원장의며느리답게 되는 것이다. 최선을 다해 살면서 이 가문의 당당한 일원이 되거라.”

저는 그 말씀을 듣고 크게 깨달았습니다. 저는가정부 처지에서 그 댁의 며느리로 처지가 바뀐 것입니다. 저를 선택한 남편과 받아 준 시부모님께 감사를 드리는 일은 이전에 제가 가정부로 일하던때의 의식이나 태도를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 아버님의 며느리답게 그 남편의 아내답게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 뿐임을 알았습니다.

저는 시부모님과 남편이 원하는 대로 공부를 시작, 고등학교 과정을 끝내고 대학의 간호학과에 입학하여 공부했습니다. 저는 최선을다하고 끊임없이 노력하여 그 가문이 원하는 며느리와 아내가 되었습니다. 그것은 뼈를 깎고 살을 저미는 아픔이 함께하는 과정이었으나, 오직 저에게힘이 되었던 것은 모든 가족이 저를 인정해 주고 그 가문의 일원으로 받아 주신 것에 대한 감사였습니다. 그 감사와 감격이 오늘도 저를 기쁨과보람으로 살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감사하는 마음, 그것은 힘이요, 저의 재산입니다.

Best 8. 93년 1월호에 실렸던이야기

 추천칼럼방  아름다운 삶을 위하여 그림성경이야기 선한이웃

                  사랑과자비의 만남 바꿀 수없는 내 옷  사십대에느끼는 글                   오늘이마지막이듯  나에게띄우는 편지 소금창고

                   원은희의QT일기 멜로디와하모니 그리고 삶  

<따뜻한 세상만들기>는 작으나마마음을 나누며 따뜻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만든 방입니다. 따뜻한 글을 싣고서로 좋은 글을 공유하며 자그마한 정성이라도 함께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이제 시작입니다. 함께 만들어 가는 열린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칼럼지기 드림



'따뜻한글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특별한 치료법  (0) 2001.07.24
도둑의 성경  (0) 2001.07.20
관중석의 한 자리  (0) 2001.07.15
다섯 손가락 대신 네 손가락을  (0) 2001.07.13
양복 한 벌 4천원  (0) 2001.0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