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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여행

강산21 2002. 11. 7. 01:21
경비아저씨 토니의 크리스마스이브새벽에겪은한일화

마지막 여행

첩첩산중 작은 마을에 칠순 노모를 모시고 사는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는 온 마을에 소문이 자자한효자였습니다 아들은 툭하면 이제 죽을
날이 멀이 않았다고 푸념하는 어머니를 참 극진히도 모셨습니다
어머니의 주름진 손을 잡고 손톱을잘라 주던 어느 날 어머니가
더듬거리는 목소리로 물었습니다
"애비야 여기선 멀지?"
"어디가요 어머니?"
"그서울이라는데말이다"
"왜요 가고 싶어서요?"
"아니다 이꼴로 가긴 어딜 간다고......"
태어나서 단 한번도 산마루 넘어 읍내밖으론 나가 본 적이 없는 어머니였습니다
칠순의 어머니는 죽기 전에 꼭 한번 넓은 세상을 구경하는 것이 소원이었습니다
벌써 몇번째인지 모를 서울타령이었지만 차만 타면 멀미가 나는 통에
젊어서도 읍내 나들이조차 변변히 못한 어머니가 이 산골에서서울까지
간다는건 보통일이 아니었습니다
"어머니......"
어느 날 아들은 손수레를 개조해 누울 자리를 만들고 생애한번도
해 본적 없다는 어머니의 서울구경을 준비했습니다
"어머니 서울 구경 시켜 드릴게요"
"증말이냐? 지금 가는거여?"
어머니는 어린아이처럼 기뻐했습니다
"예 어머니"
그 모습을 바라보는 아들의 입가에도 잔잔한 미소가번졌습니다
"가만 있거라 그럼 짐을 싸야지"
어머니가 짐을 꾸린다며 장롱 깊숙한 곳에서 꺼낸 것은 보자기에 고이접어
간직해둔수의였습니다
"아니 이걸 왜?"
아들은 당황했지만 어머니의 그 마음을 알것도 같아 차마 말릴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생애마지막일수도 있는 여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들은 수레를 끌고 산 넘고 물을 건넜습니다 이마에 땀을 훔치며
아들은 어머니가 기뻐할모습을 생각하며 기운을 냈습니다 하지만 마음과
달리 먼 여행이 힘에 부친 어머니는 점점 기력을 잃어갔습니다
어머니와 아들의 특별한자가용이 언덕을 넘어서 마침내 서울 문턱에 다다랐을 때
아들은 그만 통곡을 하고 말았습니다
그토록 그리워하던 신천지가 바로 눈앞인데어머니는 수의 보따리를
꼭 끌어안은 채로 숨을 거두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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