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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교과서 왜곡 실태

강산21 2005. 4. 8. 13:03
 

내년부터 사용될 일본 역사교과서에는 현행본과 같이 여전히 사실관계를 왜곡 또는 의도적으로 한국을 폄하하는 내용을 일부 싣고 있다. 정부는 그중 일부는 더욱 개악됐다고 보고 있다.

일본 우익의 지원을 받는 출판사인 후소샤의 역사 교과서는 2005년도 판에서 우리 정부가 2001년 검정결과 발표 당시 시정을 요구한 25개 항목 중 15개 항목을 그대로 방치했고(현행수준),3개 항목은 오히려 개악했다. 개선 또는 일부 개선된 항목은 7개에 불과했다. 후소샤는 기존 25개 항목 이외 5개 항목을 신설,이중 2개 항목을 개악했고 2개 항목은 현행유지했으며 나머지 1개 항목은 일부 개선된 내용을 담았다.

후소샤 이외 다른 7종의 역사 교과서에서는 모두 11개의 항목 중 9개는 현행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데 머물렀고,2개 항목은 개악된 내용을 담았다.

후소샤는 2005년도 판에서 특히 고대 역사 부분에 개악된 내용을 신설,우리나라가 고대로부터 외국에 종속돼 있었다고 기술했다. 이는 19세기 일본의 한반도 침략을 정당화하기 위해 고대 부분까지 본격적으로 왜곡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후소샤는 대방군에 대한 묘사를 새로 실으면서 ‘중국 왕조가 조선반도에 설치한 군으로 중심지는 현재의 서울 부근’이라고 묘사했다. 이는 일본학계에서도 소수의견에 불과한 것으로 우리나라 학계에서는 대방군이 황해도 일원에 설치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설치장소를 서울 부근으로 묘사함으로써 한반도 전체가 마치 중국에 종속된 양 왜곡한 것이다.

후소샤는 또 5세기에 한반도 기술자들이 일본에 문화를 전파한 것에 대해서도 새로운 내용을 추가해 역사를 왜곡했다. 후소샤는 ‘야마토
조정이 조선반도의 정치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결과,조선반도를 통해 중국의 앞선 문화가 일본에 받아들여졌다’고 묘사함으로써 마치 우리나라가 일본의 간섭하에 있었으며,우리 문화 또한 중국에 종속됐음을 내포했다.

후소샤는 전근대와 19세기 근대시기의 묘사에서도 우리나라가 외국에 종속돼 있었다는 왜곡 사실을 유독 강조,‘중국 청조에 조공하였던 조선…’ ‘중국에 조공한 조선도 중국과 마찬가지로 구미 열강의 위협을 충분히 인식하지 못했다’ 등으로 묘사했다. 또 조선 개국에 대해서도 곳곳에서 마치 일본이 도운 것처럼 기술했다.

후소샤 이외 다른 교과서에서는 양국간 첨예한 역사적 사실을 집중 왜곡했다. 일본 교육출판사 등은 일본이 한반도를 침략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꾸민 강화도 사건을 ‘조선의 포대가 공격해 일본이 반격하여 점령한 사건’이라고 계획된 침략의도를 밝히지 않았다. 다른 출판사인 일본 청수서원 등은 2001년에는 실었던 조선인 여성들이 포함된 군대위안부에 대한 내용을 2005년도 판에서는 아예 삭제,중요한 역사적 사실이 마치 없었던 일인양 치부해버렸다.

후소샤 등은 하지만 ‘신라와 백제가 일본에 조공했다’ 등 역사적 근거가 없는 주장이나,‘조선은 문관이 지배하는 사회였다’ 등 중대성이 약한 부분에 대해서는 관련 기술을 삭제 또는 수정하는 등 일부 개선된 내용도 실었다.

 

2005.4.5 국민일보 손병호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