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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짜리 축제 후유증, ‘보복성 감사’로 이어지나?

강산21 2009. 6. 5. 20:27

‘반쪽’짜리 축제 후유증, ‘보복성 감사’로 이어지나?
강찬호      

시, 문화원에 대해 6월8일부터 감사 진행...문화원, 긴급이사회 진행...평생학습원은?



▲ 5월24일 2009오리문화제평생학습축제 폐막식은 축제 주관 기관이 빠진 반쪽짜리 축제를 보여주듯 내빈석 곳곳이 빈채로 진행됐다.

광명문화원이 오는 6월8일부터 3일간 시로부터 감사를 받는다. 시는 통상적인 일상감사라고 하지만, 정황상 ‘보복성 감사’로 보인다.

광명문화원(원장 안병식)은 지난 해 11월 시로부터 정기감사를 받았다.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감사를 받는다. 감사를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감사를 받는 것이다. 시 감사실 직원 4명과 담당부서 담당자 1명이 직접 문화원을 방문해 감사를 진행한다. 감사의 강도가 셀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정작 감사를 받아야 하는 문화원은 속수무책 난감한 상황이다. 감사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4일 오후에 긴급이사회를 소집해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뾰족한 묘수를 찾지는 못했다.

시가 행정력을 이용해 합법적 틀로 접근하는 것이기 때문에 별 수가 없다. 또한 감사라고 하는 것이 보조금을 제대로 집행했는지를 명분으로 접근하는 것이므로 피감기관은 그러한 명분을 피해가기 어렵다.

그러나 감사라고 해서 다 감사가 될 수도 없다. 보복성 감사가 그런 경우이다. 정기감사가 아닌 일상감사의 탈을 쓰고 보복성 감사가 이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광명문화원은 지난달 ‘2009오리문화제평생학습축제(이하 지역축제)’를 치르면서 시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지역축제는 시가 주최하고 광명문화원과 평생학습원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올해 축제 개막식과 폐막식은 지역방송사에 외주를 주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주최 측인 시와 주관기관이 협의를 거쳐 방송사에 외주를 주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종전에 진행하던 방식과 달랐다. 시가 개입해서 방송사에게 외주를 주도록 한 것 아니냐는 외압설이 지역언론으로부터 흘러나오기도 했다.

결과야 어떠하든 방송사에 외주를 주는 방식은 축제 주관 기관이 처음부터 계획했던 방식은 아니었고 시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변경되었다. 계획이 수정되면서 준비과정에서 혼돈과 갈등이 존재했다.

이어 축제 기간에 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소식이 전해짐에 따라 축제 주관기관들은 폐막식 운영 문제를 놓고서 다시 시와 갈등에 빠졌다. 축제 주관기관들은 폐막식을 취소하고 여타의 프로그램도 간소화하는 의견을 냈고, 시는 폐막식을 간소화하되 강행하는 의견을 냈다. 



▲ 5월23일. 시민단체 회원들이 축제 부스를 이용해 분향소를 설치하고 있다.

이러한 의견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축제 주관기관장들과 이효선 광명시장은 의견 차이와 함께 감정의 골을 확인했다. 폐막식은 강행되었고, 축제 주관기관들은 폐막식에 반대해 일정에서 빠졌다. 시장의 입장에서는 축제 주관 기관들의 소신 행보가 탐탁하지 않았을 것이다. 

여기에 또 다시 갈등의 상황이 더해졌다. 축제기간에 지역시민단체들은 축제 행사장 부스에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를 설치했다. 이효선 시장은 시민단체들이 축제 주관기관들과 사전에 협의를 거치지 않고서 설치했다며 분향소 설치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고, 그 과정에서 막말과 고성이 오고갔다. 그리고 이 문제가 언론에 불거지면서 전국적으로 확산되었고 이 시장은 상처를 입었다.

이 시장은 시민단체들이 분향소를 설치하는 문제에 대해 제때 알지 못했냐며 담당부서를 질타했다. 축제 주관기관들로부터 관련 경위를 확인하기도 했다.

이래저래 올해 축제를 둘러싸고 이 시장은 축제 주관기관들과 불편했다. 그리고 이어 문화원 일상감사 일정이 잡혔다. 일상감사가 일상감사로 보이지 않고, 보복성이 아닌가하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려운 것은 이런 과정 때문이다.

축제 주관기관의 한 축인 평생학습원 역시도 후유증을 남겼다. 평생학습원 정유성 원장(서강대 교수)이 5월말로 원장직 수행을 중단했다. 6월은 부원장이 직무를 대행하고 7월부터 새로운 원장체제로 전환한다.

평생학습원 관계자는 문화원처럼 시로부터 감사가 실시될지는 알 수 없지만 정 원장이 원장직 수행을 중단한 것은 이번 축제와는 무관한 일이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주요한 일을 맡아야 하기 때문이며 기존부터 예정되어 있던 일이었다는 것.

2009-06-05 07:06
광명시민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