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그 사람...

▶◀ *solomoon의 노무현 대통령님 추모 특별판

강산21 2009. 5. 31. 22:31


제가 처음으로 대통령에 당선되었을때

많은분들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라 그렇게 축복을 해주었습니다

그때 대답을 못했습니다

그런데 지금보니까 불행하게도 불안한 예측이 맞아서

아무도 저를 성공한 대통령이라고

말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역사에 남을 대통령이 되라

이렇게 요새는 그렇게 이야기 합니다

아니면 역사는 평가할 것이다. 위로해줍니다

저는 국민 여러분에게 한 약속

그리고 이 시대가 저에게 부여한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

다 할것입니다

여러분 오늘 좋은 밤 되시길 바랍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신세를 졌다.

나로 말미암아 여러 사람이 받은 고통이 너무 크다.

앞으로 받을 고통도 헤아릴 수가 없다.

여생도 남에게 짐이 될 일 밖에 없다.

건강이 좋지 않아서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도, 글을 쓸 수도 없다.

너무 슬퍼하지 마라.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미안해 하지 마라.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운명이다.

화장해라.

그리고 집 가까운 곳에 아주 작은 비석 하나만 남겨라.

오래된 생각이다.




연민의 실타래와 분노의 불덩어리를 품었던 사람

모두가 이로움을 좇을 때 홀로 의로움을 따랐던 사람

시대가 짐지운 운명을 거절하지 않고

자기자신 밖에는 가진 것 없이도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갔던 사람

그가 떠났다


스무 길 아래 바위덩이 온 몸으로 때려

뼈가 부서지고 살이 찢어지는 고통을 껴안고

한 아내의 남편

딸 아들의 아버지

아이들의 할아버지

나라의 대통령

그 모두의 존엄을 지켜낸 남자


그를 가슴에 묻는다

내게는 영원히 대통령일

세상에 단 하나였던 사람

그 사람

노무현




옛 임금의 궁궐 안뜰에서 열린다

정권과 검권과 언권에 서거 당한 대통령의 영결식

죄없는 죽음을 공모한 자들이

조문을 명분 삼아

거짓 슬픔의 가면을 쓰고 앉아 지켜보는 그 영결식

그래도 나는 거기 가야만 한다

내 마음속의 대통령과

공식적으로 작별하기 위해서


검정 싱글 정장을 깨끗이 다려두고

넥타이를 고르면서 묻는다

꼭 검은 것이라야 할까

악어의 눈물을 흘리는 자들과 같은 것을 매고서 나는

이 세상에서 단 하나였던 사람

스스로 만든 운명을 짊어지고 떠난 대통령에게

공식적으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넥타이를 고르며

눈을 감고 꿈을 꾼다

5월 29일 서울시청광장 노제에서

노한풍선 백만 개가 하늘 높이 오르는 것을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나라

사람사는 세상

7년전 우리가 나누었던 그 간절한 소망이

봄풀처럼 다시 솟구쳐 오르는 것을

시대가 준 운명을 받아안고

그 운명이 이끄는대로 삶을 마감했던

그이의 넋이 훨훨 날아가는 것을

백만개의 노란풍선에 실려

운명 따위는 없는 곳

그저 마음가는대로 살아도 되는 세상으로


다시 눈을 뜨고

넥타이를 고른다

옷장 한켠에 오래 같혀있었던

노랑넥타이


넥타이를 고르며 / 유시민  09년 05월 27일




나의 마지막 승부수이니 너무 슬퍼하지 마라.

민주 개혁의 노정에는 삶과 죽음의 경계가 없다.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

산 자여 따르라,

따르지 못한다 할지라도 미안해하지 마라.

역사를 만드는 것은 국민들, 바로 당신이니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당신이 살아갈 세상은 행동하는 자, 그리고 침묵하는 자,

바로 당신의 운명이다.


보리차님의 추모시 중





















































♬ 김광석-부치지 않은 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