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그 사람...

조문객 수 500만·쌀 900여가마…‘위대한 7일’의 기록

강산21 2009. 5. 30. 13:06

조문객 수 400만·쌀 900여가마…‘위대한 7일’의 기록

 이용균기자 noda@kyunghyang.com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뒤 7일 동안 500만명 이상의 조문객이 떠나는 노 전 대통령을 기렸다. 국민장 기간 동안 노 전 대통령을 추도한 이들은 지난 1년 반 동안 잊고 있었던 인권, 민주주의, 탈권위, 특권 없는 세상이라는 노무현적 가치를 떠올렸다. 사람들은 부끄러워했고,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했다. 미안한 마음에 국화를 바치고 절을 올린 이들은 고인의 원칙과 용기를 되살려냈다. 그래서 위대한 7일이었다.

서거 당일인 23일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에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몰려들었다. 첫날에만 자원봉사 표찰 1000개가 동났다.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도 시민들의 자발적인 분향소가 차려졌다. 2004년 탄핵 발의 때 노 전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켜졌던 촛불이 이날 밤부터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24일부터 본격적인 조문 행렬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봉하마을에서는 음식 1만명분이 오전에 동났다. 사람들은 마을 입구에서부터 4㎞를 늘어서 노 전 대통령의 영정 앞에 섰다.

무더위도 조문 행렬을 막지 못했다. 3일째인 25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29.6도를 기록했다. 봉하마을 조문객은 40만명을 넘어섰다. 서울 대한문 앞 분향소에선 조문 대기 시간이 4시간을 넘겼다. 인터넷에서는 UCC가 넘쳐났다.

자발적 시민분향소는 전국적으로 150여곳에 이르렀다. 추모객이 폭발했다. 분향소가 늘어나며 27일에는 전국 합계 300만명이 넘었다. 1383명의 장의위원이 결정됐다. 고인의 소탈했던 미공개 사진이 공개되자 사람들은 다시는 못 볼 ‘서민 대통령’의 풍모를 그리워했다.

영결식을 하루 앞둔 28일 조문객은 400만명을 돌파했다. 봉하마을 조문객 식사에 들어간 쌀은 900가마가 넘었다. 생수는 106만6000여통이나 들어갔다. 검은색 리본은 103만개가 제작됐고 국화 50만 송이가 돌려가며 사용됐다. 4500명을 넘어선 자원봉사자들이 있었기에 모든 것이 가능했다.

노 전 대통령을 떠나보낸 29일 새벽에 총 조문객 수는 500만명을 넘어섰다. 만장 3700개가 봉하마을과 서울에서 휘날렸다. 노 전 대통령은 2만2910일 동안 우리 곁에 있었다. 1826일 동안 대통령이었고, 이후 453일 동안 소탈한 농부로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