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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선 광명시장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 앞서 막말

강산21 2009. 5. 26. 00:40

이효선 광명시장 노무현 전 대통령 분향소 앞서 막말
시장, 축제 장소에 설치된 분향소 주최측 허락 받아야…
시민들, “정치를 떠나서 사람이 죽었는데 도리가 아니다”
한겨레
이효선 경기 광명시장이 지난 24일 광명시 시청로 광명실내체육관에 설치된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분향소 앞에서 ‘시설물을 치우라’며 삿대질을 하고 고성을 지르는 등 시민들과 마찰을 빚은 것으로 25일 드러났다. 시민들이 동영상으로 남긴 장면을 보면, 이 시장은 매우 화가 난 표정으로 분향소에 있는 시민들에게 반말을 하며 소리를 지르고 있다.

당시 광명실내체육관에는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오리문화제와 평생학습축제가 열리고 있었는데, 이 시장은 축제 장소를 한 바퀴 돌아보다 한 부스에 분향소가 설치돼 있자 갑자기 이런 행동을 했다.

분향소를 설치한 이승봉(52) 광명시민단체협의회 위원장은 “23일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듣고 축제 기간이라 시민들이 많이 모일 것 같아 부스 한 칸을 치우고 분향소를 마련한 것”이라며 “분향소 설치 허락을 받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시장이 ‘사기꾼’이라고 하는 등 막말을 해서야 되겠냐”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한 시민은 “정치를 떠나서 사람이 죽었는데, 시장이 직접 나서서 애도를 방해하는 것은 인간적인 도리가 아니지 않느냐”며 눈살을 찌푸렸다.

이에 대해 이효선 시장은 시민들에게 반말을 한 점을 인정하며 “시민들도 나에게 반말을 하는데 시장이라고 반말을 하면 안 되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주최 쪽의 허락도 받지 않고 함부로 분향소를 설치한 것은 분명 잘못”이라며 “고귀한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승봉 위원장은 “당연하게 해야 할 일을 시장이 직접 나서서 도와주지 못할망정 철수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시장으로서 자격이 없다”며 “광명실내체육관에 있던 분향소는 24일 축제 폐막과 함께 철거했으며, 현재는 경기 광명시 철산동 철산역에 분향소를 차려 조문객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