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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번째 완주' 이봉주, '지구 두 바퀴 돌았다'

강산21 2009. 3. 16. 00:18
'40번째 완주' 이봉주, '지구 두 바퀴 돌았다'
2009-03-15 오전 10:33:28

[OSEN=잠실, 우충원 기자] '봉달이' 이봉주(39, 삼성전자)가 마지막 레이스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봉주는 15일 서울 도심 일원에서 열린 2009 서울국제마라톤대회 겸 제80회 동아마라톤대회에서 화려했던 마라톤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엘리트선수 자격으로는 마지막으로 풀코스 레이스를 가진 것.

이번 대회에 앞서 19년 현역생활 동안 39번(41회 도전)이나 풀코스를 뛰었던 이봉주는 이번 대회에서 세계 엘리트 마라톤사에 유례 없는 풀코스 40회 완주에 도전했다. 이봉주는 추운 날씨 때문에 유니폼 안에 흰색 티셔츠를 받쳐 입은 후 트레이드 마크인 검은 선글라스와 흰색 장갑을 착용하고 레이스를 시작했다.

지난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불혹의 나이가 될 때까지 한국마라톤을 혼자 이끌다시피 해온 이봉주는 20년간 평균 연 2회 이상 풀코스를 뛰어왔다.

매 대회마다 2000㎞의 훈련량을 소화해온 이봉주가 그동안 뛴 거리만 지구 둘레 두 바퀴에 해당하는 8만㎞. 마흔 번의 마라톤 완주도 세계 마라톤계에서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이봉주의 최고기록은 지난 2000년 도쿄 마라톤에서 세운 2시간 7분 20초의 한국 최고기록으로 9년 동안 깨지지 않고 있다.

이봉주는 완주 후 "국민들의 성원으로 이런 기록을 세울 수 있던 것 같다"면서 "앞으로 선수생활을 은퇴하지만 마라톤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봉주는 경기가 끝난 후 거친 숨을 몰아쉬었지만 얼굴에는 희비가 교차했다. 자신이 젊음을 바친 마라톤을 끝낸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도 컸지만 해냈다는 자신감이 생겼기 때문이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이봉주는 포기하지 않았던 마지막 레이스처럼 앞길에 서광이 내리쬐고 있었다.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