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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곤 후보자 '논문 중복게재' 또 드러나

강산21 2009. 2. 11. 13:00

교수 시절 같은 논문 본문·목차 바꿔 두 학술지에 발표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대 교수 시절 같은 논문을 두 학술지에 중복게재한 사실이 10일 또다시 드러났다.

본지 확인 결과 이 후보자는 1989년 '군축이론에 입각한 남북한 군축협상 대안연구'라는 논문을 같은 제목으로 당시 '국방학술논총'(한국국방연구원 발행)과 '통일문제연구'(국토통일원 발행)에 별도의 인용표시 없이 실었다. 이 후보자가 논문을 발표한 두 곳은 당시에도 전문 학술지였다.

두 논문은 본문 중 '죄인의 딜레마'가 '죄수의 고민상태'로 고쳐지는 등 문구 몇 곳과 목차 일부만 다를 뿐 사실상 같은 논문이다.

'통일문제연구'에 실린 논문은 서론과 결론을 포함해 6장으로 구성됐지만 '국방학술논총'엔 본문 중 2개 장이 하나로 합쳐져 모두 5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 후보자가 중복게재한 '통일문제연구'는 현재 통일원에서 평화문제연구소로 발행처가 바뀌었고, '국방학술논총'은 '국방정책연구'로 지명이 변경됐다. 두 학술지는 모두 학술진흥재단 등재지다.

'국방정책연구' 발행처인 국방연구원 관계자는 "지금도 그렇고 과거에도 다른 곳에 발표됐거나 발표될 예정의 원고는 게재할 수 없으며 연구 프로젝트의 요약이나 재정리 등 순수한 창작 원고가 아닌 경우 그 내용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통일문제연구' 역시 미발표 논문만 받고 있다.

서울대가 지난해 제정한 연구윤리지침은 '연구자 본인의 동일한 연구결과를 인용표시 없이 중복 출간할 경우'를 이중게재로 규정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당시엔 그런 기준이 없었지만 지금 기준으론 중복게재가 맞다"면서도 "당시 정부 고위 인사가 '국방학술논총'에 발표된 내 논문을 보고 '통일문제연구'에 다시 실어줄 것을 요청해 시간상 손을 많이 보지 못한 채 게재했다"고 해명했다.

이 후보자는 최근 1994년 두 학술지에 같은 논문을 중복게재한 것과 1991년 용역보고서를 교내 학술지에 게재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밝혀진 바 있다.

박진우 기자 dawnsta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