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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철 “나와 ‘100분토론’은 애증관계” 못다한 말들(인터뷰②)

강산21 2008. 12. 22. 11:35

신해철 “나와 ‘100분토론’은 애증관계” 못다한 말들(인터뷰②)

뉴스엔 | 기사입력 2008.12.22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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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이현우 기자]
가수 신해철이 또 한번 '100분토론'에 출연해 특유의 거침없는 입담을 과시했다.
신해철은 18일 방송된 MBC '100분토론' 400회 특집에 가장 토론을 잘하는 비정치인 1위로 뽑혀 패널로 초대됐다. 이날 신해철의 발언 들은 세간의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고, 신해철 미니홈피는 다음날 1만 명이 다녀가는 등 관심이 집중됐다.

신해철은 '100분토론' 방송 다음날인 20일 오후 '100분토론' 출연 속내와 방송에서 못다한 이야기에 대해 솔직히 털어놨다.

먼저 신해철은 '비정치인 논객 1위'를 차지한 소감에 대해 이번 출연에 대해 "진중권씨를 제치고 비정치 논객 1위를 차지했다는 하극상은 검술의 승부(토론실력)가 아니고 복장으로 끌고 간 이펙트가 아니겠는가"라며 겸손을 보이고 "지금까지 '100분토론'에 참여하며 소수 의견 쪽에 서 있었고 수많은 악플의 바다 속에서 헤엄을 쳐왔는데 내가 1위로 뽑혔다는 말은 내 말에 공감을 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존재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본 토론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는 400회 특집이라서 예능프로그램 처럼 갈 꺼라는 제작진의 섭외에 속았다"며 "완전히 페이스를 잃었다"고 털어놨다. 이날 신해철은 특히 2부 이명박 정권에 대한 토론 도중엔 말을 잇지 못하는 등 다소 격양된 감정을 그대로 노출하기도 했다.

신해철은 "실제로 하고 싶었던 말을 10분에 1도 못했다"며 특히 이명박 정권을 전두환 정권과 비교했던 대목에 대해서는 "전두환이 아니라 나치랑 비교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신해철은 "우리 국민들은 총칼, 탱크가 아니라 자기 투표로 선출된 정부에게서 탄압받고 경험이 없다"며 "김영삼 정권 역시 권위적이고 군사독재가 반쯤 섞인 혼혈 잡종이긴 했지만 지금과 같은 모습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신해철은 "나치조차도 합법적으로 집권한 정당이다. 파시즘은 대중들의 박수를 받고 권좌에 오른다. 우리가 우리의 손으로 선출한 대통령에 의해 탄압받는 이 경험을 제대로 학습하지 않는다면 다음 대통령 선거에서도 (정책을 보고 선택하는 투표가 아니라) '묻지마 투표'를 해 대통령을 뽑을 수도 있다"며 강도 높은 비판의 이유를 밝혔다.

신해철은 '100분토론'에 대해 "애증이 있는 프로그램이다. 현 정부가 방송을 장악을 시도하고 시사프로들을 폐지하고 국민들의 눈과 입을 막고 있는 상황에서 '100분토론' 만큼은 어쩌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 위치는 대단히 중요하다"며 "손석희 개인이 가지는 파워 역시 지금 시국일수록 간절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신해철의 '100분토론'에서 특기할만한 것은 지난 '100분 토론' 출연 때와는 달리 악플보다 응원의 선풀이 훨씬 많다는 것. 신해철은 간통죄 폐지, 대마초 비범죄화 등 민감한 사회적 이슈를 다룬 '100토론' 패널로 출연해 반대의견의 네티즌들에게 질타를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이에 대해 신해철은 "상식선에서 존재하는 것 조차 이제는 표현을 못하게 되버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저 정도 반응이 나온 것 뿐"이라며 이번에는 복장논란이 없었다는 점을 들며 "유일하게 점수를 딴 것이 있다면 진보든 보수든 누구도 더 이상 복장 같은 것은 문제 삼지 않고 있다는 점은 큰 변화"라고 자평했다.

이현우 nobody@news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