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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소비자 ‘매운 맛’에 전전긍긍 ㆍ이물질에 불매운동 겹쳐 매출 격감

강산21 2008. 7. 14. 10:39
농심, 소비자 ‘매운 맛’에 전전긍긍
입력: 2008년 07월 14일 02:45:02
 
ㆍ이물질에 불매운동 겹쳐 매출 격감
ㆍ회장 직접나서 ‘쓴소리 경청회’까지

연초 새우깡 이물질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농심이 끊임없이 터지는 이물질 신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전남 화순에서 ‘둥지냉면’ 4봉지 중 2봉지에서 1㎝ 크기의 애벌레 2마리가 나왔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여기에 ‘촛불정국’으로 불어닥친 불매운동으로 공고하던 농심의 시장점유율마저 흔들리고 있다. 이에 농심은 “쓴소리를 겸허히 듣겠다”고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눈초리는 여전히 싸늘하다.

13일 식품의약품안전청과 농심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신라면에서 발견된 바퀴벌레는 제조과정에서 들어간 게 아닌 것으로 결론났다. 공장 내부가 바퀴벌레가 있을 환경이 아니고, 제보자의 집에서 발견된 바퀴벌레와 라면에 들어간 것이 동일한 종류로 확인됐다는 게 식약청의 설명이다.

앞서 식약청은 농심의 과자와 봉지라면, 컵라면 등에서 발견된 나방, 플라스틱 등 이물질도 유통·보관상의 문제라고 결론내렸다. 반면, 노래방새우깡에서 발견된 쥐머리 추정물질에 대해 식약청은 부산, 중국 등 제조공장에서 혼입될 가능성이 없다면서도 검출 경위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한 상태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등의 생산량이 워낙 많아 소비자 불만도 상대적으로 많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의 주장이 사실인지 확인될 때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이후 문제가 없는 것으로 밝혀져도 회사 이미지의 손실은 크다”고 말했다.

실제로 당시 문제가 된 노래방새우깡은 여전히 생산이 중단된 상태. 농심 측은 당시 시중에 풀려 있던 노래방새우깡 2만5719박스(박스당 6봉지)를 회수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불만이 증폭되자 다른 새우깡 제품까지 줄반품이 이어져 총 11만여박스가 반품됐다는 게 농심 측의 설명이다.

농심의 이 같은 구설은 최근 불거진 불매운동으로 정점에 달했다.

농심 제품을 판매하는 업체가 농심의 로고를 사용해 특정 보수언론에 광고를 한 것이 발단이 됐다. 또 해당 광고에 대해 항의한 소비자에게 농심측 상담원이 고압적으로 답변한 e메일이 공개되면서 불매운동이 거세졌다.

e마트의 경우, 평소 전체 라면 매출의 72~74%를 차지하던 신라면 매출이 3~4월 66% 수준으로 떨어졌다. 시기상 새우깡으로 인한 먹거리 안전성 논란이 한창일 때다. 5월들어 70%대 점유율을 회복했으나 촛불정국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던 6월, 다시 63%대로 급락했다.

새우깡도 현재, 3월 이전 기록한 매출의 60~70% 수준으로 판매가 줄었다. 생산이 중단된 노래방새우깡의 비중, 약 40%를 빼더라도 20~30% 정도의 매출 감소가 발생한 셈이다.

이에 농심은 최근 소비자 달래기에 소매를 걷어붙였다.

우선 이달 초부터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기업홍보 광고를 시작했다. 또 손욱 농심 회장을 비롯, 임직원들이 참석한 ‘쓴소리 경청회’도 열었다. 소비자의 얘기를 직접 듣고 고칠 것은 고친다는 게 행사의 취지. 그러나 참석률은 저조했다.

농심 관계자는 “이물질을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해 포장용지 기술 등의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며 “쓴소리 경청회도 지속적으로 열어 소비자들과 소통의 장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