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

현장취재로 <동아>보도 반박한 누리꾼 ‘화제’

강산21 2008. 7. 2. 16:59
현장취재로 <동아>보도 반박한 누리꾼 ‘화제’
“촛불시위와 매출감소 상관없다” 꼼꼼한 취재로 입증
입력 :2008-07-02 15:57:00  
촛불시위 탓에 한국경제가 위기로 가고 있다며 서울 송파구 문정동 로데오 거리의 사례를 들었던 동아일보 기사에 대해, 한 누리꾼이 현장 취재를 통해 이를 반박하는 글을 토론광장 아고라에 올려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누리꾼으로 하여금 현장 취재로 뛰어들게 만든 문제의 기사는 동아일보의 인터넷판 동아닷컴에 1일 올라온 “거리시위 때문에 우리가 거리 나앉을 판”이 바로 그것.

이 기사 말미에서 동아일보는 송파구소상공인위원회 이XX 부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이 부위원장은 “서울 송파구 문정동 로데오 거리의 상점들은 촛불시위 이후 많게는 80%까지 매출이 떨어졌다”며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옷을 안 사 입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의류 매출은 5, 6월에 확 늘어나야 하는데 큰일이다”라며 “제발 촛불이 꺼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마침 문정동에 살고 있는 김기한 씨는 발로 뛴 현장 취재를 통해 촛불시위와 매출감소와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자신의 결론을 1일 “직접 현장조사 했습니다. 동아일보 - 문정동 의류매장 기사”란 제목 아래 토론광장 아고라에 올렸다.

그는 이 기사에 접하고는 “과연 문정동 의류매장이 촛불시위때문에 타격을 입었는지 의심이 생겼다”면서 “그래서 문정동 사는 제가 직접 문정동 로데오에 있는 가장 큰 매장 15곳을 돌아다니며 세 가지 질문을 하면서 설문조사를 해봤다”고 취재경위를 밝혔다.


김 씨의 취재에 따르면 ‘촛불시위와 당 매장의 매출액감소의 연관성’에 대해 12곳에서 “연관성이 전혀 없다”고 답했고 2곳은 조사거절, 1곳은 “약간의 연관성이 있을 수도 있다”고 답했다.

기사에 인용된 송파구소상공인위원회 부위원장이 의류매장을 대표하거나 관계를 지을 수 있느냐는 설문에 대해서도 13곳의 매장이이 “연관성이 없다”고 답했고 2곳은 조사를 거절한 것으로 나왔다.

과연 촛불시위로 거리로 나앉을 판이 됐느냐며 이 기사에 대한 소감을 질문한데 대해서도 “촛불 좀 그만 켜달라고 꼭 써달라고 했다”는 한곳을 빼고는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다”, “말도 안 된다”, “웃음밖에 안 나온다” “황당하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고 김 씨는 전했다.

김 씨는 “이러한 기사 때문에 피해를 입을 무고한 상인들이 생길 거라 생각하니 정말 너무 마음이 아팠고, 무엇보다 제가 20년간 살아온 우리 문정동이 욕을 먹는다는 사실이 저를 거리로 뛰쳐나오게 만들었다”고 직접 현장 조사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또한 그는 “이곳은 토론장, 무엇보다 네티켓이 중요한 곳”이라며 “물론 현 시국이 우리를 욕하게 만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무작정 욕설만 하면 아고라를 선동집단으로 몰아붙이는 매체들에 빌미만 제공하는 꼴이 된다”고 합리적인 토론을 강조했다.

김 씨는 “문정동을 욕하시지 말고, 이렇게 시민들끼리 욕하고 싸우게 만드는 언론을 합리적, 논리적으로 비판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더 나아가 김 씨는 “민주시민은 아고라에만 있지 않고 네이버에도 청와대에도 심지어 한나라당 당원, 대형교회 신자분들 중에서도 분명 있다”며 “부디 국민들끼리 편 갈라서 싸우기보다는 그들도 포섭하여 이해시키고 설득시키는 가장 바람직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러한 흐름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 조사의 신뢰도를 높이겠다며 실명 공개를 했고, 자신은 모 대학 법학과에 재학중인 25살 청년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그의 싸이월드 주소를 공개했다. 격려는 물론 자신의 주장에 대한 비판도 받겠다는 자세다.

김 씨의 조사에 대해 누리꾼들은 “대단하다”, “님의 열정과 적극적인 자세에 박수를 보낸다”며 열띤 호응을 보냈다.

민일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