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으로 바꿔달라' 전경, 대통령에 공개서한>
기사입력 2008-06-27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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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촛불집회를 계기로 전투경찰 복무에 회의를 느끼고 육군으로 보내달라고 요청했다가 15일간의 영창 징계를 받았던 전투경찰 이모(22) 상경이 유치장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편지를 보냈다.
친구인 강의석(22.서울대 법대)씨는 이씨를 면회한 자리에서 받아 27일 자신의 미니 홈페이지에 이 서한을 공개했다.
이씨는 서한에서 `물은 배를 띄우지만 뒤집을 수도 있다'는 중국 사상가 순자의 말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국민이 물이라면 대통령님은 그 물 위에 떠가는 배"라며 "국민이라는 물은 이명박 정부라는 배를 띄웠지만 대통령이 그 물의 흐름을 거스른다면 국민은 곧 세찬 파도나 급류를 보내 배를 뒤집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세계 어느 나라 역사를 살펴 보더라도 국민을 무시한 정부가 부귀영화를 누린 것은 단 한순간 뿐이었다. 국민에게 학정을 서슴지 않은 군주가 잘 되어가는 일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명군주는 듣기 좋은 말을 멀리 하고 듣기 싫은 말을 가까이 한다. 이명박 정부라는 배를 이끄는 선원들이 선장인 대통령님에게 아무리 듣기 좋은 소리를 해도 선원들이 물을 거스르려 한다면 당장 유능한 선원들로 교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대한민국의 앞날을 위해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의 내용을 유념해 국민을 위한 명군이 되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서한 앞부분에 `경찰조직의 괘씸죄에 걸려 보복성 징계를 당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한 이씨는 "지금처럼 부모와 자식, 형제가 다투고 친구가 연행되는 현실이 전경으로서는 더욱 가슴 아프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상경은 촛불집회를 계기로 "전경 복무가 원했던 군복무와는 많은 차이가 있고 의사와 관계없이 최근 정치적 상황에 개입하고 있다"면서 지난 12일 육군 복무로 전환해달라는 행정심판을 국민권익위원회에 내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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