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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에서의 감동스토리

강산21 2005. 3. 9. 16:57

지하철에서의 감동스토리

2호선을 타고 홍대를 가고 있었다 지하철안....
빈자리는 없지만 서서가는 사람도 많지 않을 정도로한산했고 추운 날씨 때문에 그런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잔뜩 움치리고 있었다
항상 지하철을 탈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딱딱한 직사각형지하철 안에서 모든 사람들은 굳은 표정으로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다
항상 녹음된 방송에 로보트처럼 줄서서 나가고 타고를반복하고 자리에 앉으면 꾸벅꾸벅 졸기 바쁘며 계단은 천천히 올라갈 여유도 없는 바쁜 서민들의 교통수단이자어딜 봐도 따뜻한 정은찾을 수 없는 삭막한 이 곳... 하지만 그나마 서울에서 가장 편한 교통수단이기에...

나 역시 그런 사람들과 같이 동화되어사회의 작은 톱니바퀴로 살아간다는게 믿기진 않지만 어느덧 나도 그런 무리들과 더불어웃음을 잃고 살고있는지도모르겠다

전날 과음으로 난 몸이 무척 안좋았고 특히 홍대까지는 40분이상을가야했던 나였기에
방금 내 앞에 생긴 빈자리를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자리에 앉아마자 난 가지고 있던 한겨례신문을 펼쳤고 천천히 읽고있는데 그렇게 노려보지말아라-_-;;; 그래 그 신문 줏은거다;;;;
강남역에서 한 아줌마가 탔다

그 아줌마는 양손에 가득 짐을 들고 있었고사방을 두리번두리번 거리며 빈자리를 찾고 있었다
인상은 왜 그리 쓰고 있는지...흡사 트라우마의 최상술을 보는것 같았다(모르는사람은 검색을;;)
50대 중반 쯤으로 보인 그 아줌마에게 어떤 사람도 자리를 양보하는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난 대한민국의건강한 청년이 아닌가!!
서서간들 어떠하리!! s(-_-)z 난 주저하지 않고 그 아줌마에게 말했다

나 : 아주머니~~~!여기 앉으세요
물론.... 립-_-싱크였다;;;;

그 말을 하려는 동시에 나의 중추신경은 나도 모르게 눈을 감게했고 목소리는 나오지 않았다
신문은 두 손으로 넓게 펼쳐진채 고개는 숙이고 눈은 감고이게 대체 무슨 자세인가??
신문보는자세도 아닌...자는 자세도 아닌....
어정쩡한 자세로 난 한동안 그 난국을 파해쳐 나가고 싶었는지도모르겠다 그 놈의 잘난 박카스선전 때문에 여러 피곤한 청년들이 고생하는것도 사실이지만

난 대한민국 육군 예비역 6년차이자!! 몸 건강하고 정신건전한.....
흠...정정한다 -_-a 그냥 몸만 건강한!!
대한민국-_-청년 아닌가!!! (30대도 결혼 안했으니 청년맞다고 해주라 썅!!)
난 살짝 실눈;;을 뜨고 그 아줌마의 행동을 주시했다(난-_-좀 소심하다)

'하나님 저 사실 지금절라 피곤해요 제발 저 아줌마가 다른데로 가게 해주세요 흑흑'

이렇게 간절히 기도 하고 있었는데
역시 니체는 절라 똑똑한새끼였다 신은 죽었다;;;
그 아줌마 내가 앉은 자리쪽;;으로 조금씩 오는게 아닌가 -0ㅠ;;젠장
난 재빠르게 다시 읽던 신문지로 내얼굴에 바리케이트를 쳤다....

정말 피곤했다;;;;
난 대한민국 육군 예비역......쿨록;;;
그때...
아가씨: 저기 아주머니 여기 앉으세요
한 이쁘장하게 생긴 아가씨가 자리를 선뜻 양보했고 그 아줌마는뒤로 돌아 내 앞쪽 자리로갔다
그런데 그 엄청 인상쓰던 아줌마는 그 아가씨의 양보에 고맙다는 말도 하지않고 털썩 자리에 앉더니 두 다리를 쩌억 벌리고연신 인상을 쓰며 뭘 그렇게 많이 드셨는지는 몰라도
계속 트름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정확히 앞에 앉아있는 나를 계속 쳐다보고있었다

후훗....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아차차 이건 아니다-_-;;;
아무튼;;;
난 그런 행동을 하는 아줌마가엄청 불쾌했다
몸도 멀쩡해 보였고 그렇게 나이가 많아 보이지 않는 아줌마였는데양보한 아가씨에게 고맙다는 말도 안하고 옆사람한테방해되게 다리를 쭉벌리고... 연신 트름이나 하고 날 정당화 시키는건 아니지만 저런 아줌마에게 양보를 할 바에는 안하는게낫다는 생각이 계속들었다

몇분이 지났을까?

주위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그 아주머니가 불쾌했는지하나둘씩 다른곳으로 이동했고 그 아주머니는 주위에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자기 배를 쓰다듬으며 트름을 하고 있었다
그때옆에 앉아있던 다른 아줌마가 그 아줌마;;에게 말을 걸었다

아줌마2 : 어디 편찮으세요?
아줌마1 : 아네....제가 급체했나봐요 너무 아파서 그만...죄송합니다
일순간 지하철은 다시 한번 그 아줌마한테 모든 시선이 집중됐다

아줌마2 :아니...급체 했으면 빨리 택시타고 집을 가던지 아님 병원을 가야죠 왜 지하철을 타세요?거기에 이 많은 짐들은 또뭐야....?

아줌마1 : 참을 만 할줄 알았는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 아프네 정말 미안해요 그리고 돈 아깝게무슨 택시에요? 택시는...

아줌마는 연신 양 옆에 있는 아줌마와 젊은 학생에게 죄송하다고했고 난 잠시나마 그 아줌마를오해한 내 자신이 창피해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아줌마는 아픈 아줌마의등을 두들겨 주었고 역시 옆에 앉은 학생도 그아줌마 손을 지압해주고 있었다

아줌마2 : 어디까지 가세요?
아줌마1 : 영등포까지 가요
아줌마2 : 이궁 많이도남았네....조금만 참아요 그때 한 아저씨가 다가 왔다
아저씨 : 저기 아줌마 이것 좀 마셔보세요
아줌마1: 네??
아저씨: 이거 사이다 에요 ^^
제가 가지고 있던건데 안딴거니까 한번 마셔보세요
아줌마는 비록 많이 아파 보였지만 그 아저씨의 정성이 담긴사이다와 양 옆의 아줌마와 어린 학생의 지압으로 많이 나아져 보였다

아줌마1: 이것참 미안해서.....죄송해요 정말죄송해요
아저씨 : 허허허 죄송할 필요 없어요 서로 돕고 사는거죠.

아...난 이정도 밖에 안되는구나 아픈 아줌마를 이렇게 오해를하다니..

난 마음속으로 백번도 넘게 그 아줌마에게 사과를 했고 그 아줌마는 자리에 일어나연신 도와주었던 사람들에게인사를했다

아줌마1: 고마워요
아저씨 : 별말씀을...
아줌마2: 저도 영등포에서 내리거든요 같이 내립시다짐주세요
아무리 기세당당한 동(冬)장군이라 하더라도 이런 훈훈한 지하철안은얼리지는 못할것이다 자신의 몸이 아파도 병원비를아끼려는 억척스러운 대한민국 아줌마들 자신의 몸이 아픈듯이 옆사람의 등과 손을 주무러주던 정많은 대한민국 아줌마들 비록400원짜리 사이다 였지만 아픈 그 아주머니에게는 어떠한 약보다 단물 같았을 것이고...600원짜리 지하철이지만 택시만큼편했을것이다
그들의 약한 다리는 모두 우리때문에 생긴 고질병이고 절대 그들은 생선 머리나 뼈에 붙은 고기를 좋아하지않는다
중국집에서 "난 짜장면 싫어해" 하시면서 연신 단무지만 집어드시는것도....
시장에서 3개에 만원하는 속옷을 사시며 난이게 제일 편하다고 하시는것도.....
아줌마의 그런 행동 절대 믿지 말자!!
아줌마이기전에 우리 어머니고 우리 어머니이기 전에여자인 그들.....
그들이 있기에 우리가 있는거니까....
훈훈한 정이 살아있던 그 지하철 회색 콘크리트? ? 둘러쌓여플라스틱 냄새나고 딱딱한 이런 세상에서 그들의 정은 꽁꽁 얼은 한강도 녹였을것이다
그리고 모처럼 사람 사는 냄새에 흠뻑 취해 난작은 미소를 띄우며 홍대까지 갈수 있었다

그 이후 난 가방 안에 소화제를 하나씩 넣어 다닌다
언젠간 쓸일이 있을거라는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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