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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혁명을 꿈꾸던 세대가 혁명을 당했다

강산21 2008. 1. 15. 17:06

혁명을 꿈꾸던 세대가 혁명을 당했다

격정 넘친 4인의 대선평가 토론 속에 비친 진보개혁의 자화상

김태일, hope200712@naver.com

등록일: 2008-01-13 오후 8:30:14



“혁명을 꿈꾸던 세대가 혁명을 당했다”
“변화된 시민의 삶에 대처 부족”
“신당은 진보 아니다. 이제는 커밍아웃 해야”
“신당은 깡통이다. 흘러간 노래만 부르고 있다”
“사민주의=진보, 신자유주의=보수 과연 맞는가”
“시민들의 욕망과 정서에 입각한 대중적 캠페인 부재”


 
▲ 1월 11일 전경련회관 제3회의실에서 열린 '17대 대통령 선거의 교훈과 새로운 모색' 토론회 
ⓒ 윤석권

지난 11일 저녁 여의도 전경련회관 제3회의실에서 열린『17대 대통령선거의 교훈과 새로운 모색』이라는 토론회에서 나온 말들이다. 이날 토론회는 진보개혁진영 활동가들의 모임인 ‘성찰과 모색을 위한 토론모임’에서 주최한 행사로 지난해 5월 ‘후보가 아니라 가치다’와 지난해 8월에 열린 ‘통합이 아니라 가치다’에 이어 세 번째로 열렸다.

이날 주최 측은 ‘성찰과 모색을 위한 토론모임’에 대해 글자 그대로 단체가 아니라 토론모임일 뿐이라고 했지만 모임을 구성한 사람들의 면면을 보면 다양한 정당경험과 활동을 통해 진보개혁정치의 역사를 대변해 왔던 사람들이다.

이범재 (한국장애인인권포럼 대표), 김대호 (공평사회연구소장). 김두수 (창조한국당 전략기획위원), 권태홍 (前 참정연 사무처장), 홍용표 (前 참평포럼 서울 집행위원장), 김영철 (희망과 소통 실무책임) 등이 참여하고 있다.

 
▲ 열띤 토론을 지켜보는 사람들 
ⓒ 윤석권

이날 토론회는 토론자들의 열기 못지않게 참석자들의 열기도 뜨거웠다. 아픈 이야기를 해야 하는 자리에 사람들이 많이 오겠느냐고 생각해서 작은 세미나실을 빌려 토론회를 열었는데 자리를 꽉 채울 만큼 사람들이 많이 올 줄은 몰랐다며 주최 측은 내심 반가운 기색이었다. 실제 60여석 정도 되는 전경련 제3회의실은 이날 빈 좌석을 찾아볼 수 없었다.

첫 발제자로 나온 정상호 연구교수(한양대 제3섹터연구소)는 ‘진보개혁진영의 대선 패배 원인과 대안’이라는 제하의 발제를 통해『강령ㆍ리더십ㆍ정당의 창조적 전환을 통한 ‘새로운 중심’의 건설』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먼저 정치의 본질로써 ‘대중의 사회경제적 삶’의 실질적 개선을 강조하면서 동의하기 어려운 몇 가지 대선 분석의 예를 들었다. ‘국민은 현명하지 못했다’ ‘참여정부에 대한 마녀사냥을 멈춰라’ ‘행태주의적 접근’ ‘이명박 정부의 조기 붕괴론’ 등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고 전제하였다.

변화된 시민들의 삶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패인

 
▲ 이 날 첫 발제를 시작하는 정상호 교수 
ⓒ 윤석권
특히 그는 “참여정부에 대한 마녀사냥을 멈추라”는 외부 원인론보다는 “패배의 원인은 진보개혁진영의 무능 때문이 아니라 조중동의 압도적 지원을 받은 수구보수세력의 결집 때문이다. 문제는 진보개혁진영의 파멸적 분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노무현 대통령과 측근들의 공격적이고 경박한 언행이 소통의 단절과 민심 이반을 가져왔다” 면서 대중과의 소통전략의 미숙을 꼽았다

그는 최장집 교수가 제시한『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어떤 민주주의인가』에서 한국 민주화의 진전을 가로막고 있는 핵심 과제가 내용적으로는 ‘사회경제 정책의 발전’이며, 제도적 주체로는 ‘정당정치의 정착’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절반만 동의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그 이유로 “지나치게 사회경제 정책을 노동 및 계급문제로 환원시키는 입장. 한국적 맥락의 부동산ㆍ교육ㆍ일자리 문제에 대해 간과하고 있으며, 계급과 이념 중심의 서구대중정당모델에 대한 집착 속에서 한국적 대안 정당 모델에 대한 공론화의 가능성이 제약받고 있기 때문이다” 라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이번 대선에서 진보개혁진영이 패배한 가장 큰 원인으로 ‘정치적 지체 현상(political lag)’을 들었다. 참여정부의 집권과 더불어 급격히 변화된 사회적 의제와 정치적 인식의 변화했다는 것이다. 사회적 양극화(일자리, 주거, 교육)가 민주주의ㆍ남북관계ㆍ지역주의를 압도하는 핵심 이슈로 정착하였는데 이에 대해 전혀 대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즉, 사회경제적 의제를 중심으로 비전과 실행력을 갖춘 정책ㆍ정당ㆍ리더십의 허약성을 보이면서 변화된 시민들의 삶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패인이라고 주장하였다.

정 교수는 “이번 대선은 진보개혁진영이 실패한 사회경제 의제에 대해 보수정권에게 국정운영의 실험을 부여한 것이며, 현명한 국민, 무서운 민심을 느끼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이번 대선의 의미를 평가했다.

또한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신자유주의라는 일관된 정책 패키지와 정치적 개혁주의의 조합으로 기대 이상으로 선전할 수 있을 것. 혹 조기 붕괴한다하더라도 진보개혁진영의 전면적 쇄신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다른 보수 세력에게 기회가 주어진다” 고 내다 보았다.

그는 “루즈벨트, 브란트(Billy Brandt), 올로프 팔메, 클린턴과 블레어 등이 과거와 다른 강령과 리더십, 정당의 개혁을 통해 개혁 정권이 재집권 할 수 있는 정치적 기반을 구축했던 성공사례를 주의 깊게 연구하고 강력한 정당개혁을 통한 새로운 리더십의 구축 등을 통해 진보개혁진영이 전면적으로 쇄신해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여러 가지 정치적 대안과 정책적 대안을 내놓았다. (정상호 교수의 토론발제문 보기)

 
▲ 토론회 사회를 맡은 이범재 대표 
ⓒ 윤석권
다음으로 이날 사회를 맡은 이범재 한국장애인인권포럼 대표의 행사취지와 토론회 진행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이어졌다. 이 대표는 중간 중간 딱딱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가벼운 이야기를 청중과 주고 받았으며 ‘우리가 과연 진보인가’를 돌아보고 싶다는 말을 통해 이번 토론이 가진 의미를 상기시켰다.

이 대표는 “국민연금개혁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해봐야 한다”면서 “진보라는 우리가 정작 국민연금에서 제외된 800만 명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는 것이 온당한지 돌아봐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또 자신의 경험을 들어 “ 윗세대 부모님들이 6.25 전쟁을 이야기하면서 옛날의 어려운 시절을 말하면 또 그 소리냐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지금도 거리에서 선거유세를 하면 민주를 말하고 27년 전 광주를 말한다. 그러나 거리의 시민들은 다른 말, 다른 비전을 듣고 싶어 한다. 우리는 늘 우리만의 선거를 한 것이다”며 진보개혁세력에게 만연된 동떨어진 시대의식을 지적했다.

이어서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대호 소장(공평사회연구소)은 36쪽에 달하는 장문의 발제문을 통해 ‘대통합민주신당’의 잘못된 행태를 지적하면서 ‘민주. 개혁. 진보. 미래세력’의 진로에 대해 혁명을 꿈꾸던 세력이 혁명을 당하고, 칼로 일어난 자 칼로 망했다며 민주. 개혁. 진보. 미래 세력의 이념의 재정립이 관건이라고 주장했다.

김 소장은 "할 말이 많아 발제문이 길어졌다. 이해를 돕기 위해 프레젠테이션을 하겠다"면서 미리 준비한 빔프로젝터를 통해 발제를 이어갔다. 그는 도표를 통해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개혁세력이 얻은 후보별 득표율을 비교하면서 이번 대선에 출마한 정동영 후보가 민주개혁진영 후보로는 역대 최악의 패배를 기록했으며 민주노동당의 권영길 후보 역시 울산에서 조차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혁명을 꿈꾸던 세력이 혁명을 당했다. 현실에 맞는 새로운 이념 만들어야

그는 “2년 전 5.31 지방선거 이후에 열린우리당과 대통합민주신당 중진들이 보여준 모습이 진보개혁진영의 비현실적인 모습의 한 단면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김근태 전 당의장의 현실에 맞지 않는 뉴딜론과 대통합론이다. 그 중에서 김근태의 뉴딜은 대안을 찾지못하고 헤매는 진보개혁진영의 현실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것이다” 라고 역설했다.

 
▲ 두 번째 발제를 하고 있는 김대호 소장 
ⓒ 윤석권
김 소장은 그 이유에 대해 “김근태는 취임 초부터 ‘첫째도 둘째도 서민경제’라고 부르짖었다. 그런 점에서 김근태와 열린우리당 중진들이 서민과 중산층의 고통과 염원을 모른 것도, 획기적인 경제. 민생 대책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모른 것도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정작 문제는 유럽과 확연히 다른 체질을 가진 한국에서 ‘이상’을 실현 할 수 있는 방법(비전, 전략, 정책 패키지로서의 이념)을 찾지 못하였다는데 있다.

뉴딜론은 범진보적인 인사들의 다수가 오랫동안 꿈꾸던 정책이긴 하지만 현실을 아는 사람들의 시각에서는 도저히 될 일이 아니었다. 한국의 노동의 주류는 조직률은 낮지만 나라의 평균 소득수준을 감안하면 유럽의 노동에 비해 훨씬 좋고 안정적인 근로조건을 누리고 있다. 그러면서도 요구는 과도하고, 행태는 전투적이다.

한편 한국 재벌과 대기업의 주류는 유럽의 그것에 비해 훨씬 반칙과 변칙을 많이 구사한다. 정치와 관료 역시 유럽의 그것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이는 유럽이 경제. 사회적 위기를 타개할 때 즐겨 채택했던 경제. 사회 주체들 간의 ‘사회적 대타협’ 내지 ‘사회협약’ 해법의 적용이 한국에서 근본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높은 평등도(작은 격차)-강력한 노동-높은 세금-높은 복지-큰 공공부문으로 집약되는 사민주의적 해법을 적용하기도 곤란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지난 1월 3일 대통합민주신당 당쇄신위원회가 내놓은『제17대 대선평가와 당 체제혁신 방안』은 노무현대통령과 참여정부, 열린우리당, 대통합신당, 정동영 후보 캠프에 가해지는 웬만한 비판은 다 담고 있지만 알맹이 없는 나열식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합민주신당이 대선패인에 대해 놓치고 있는 것이 많다면서 ‘민주. 개혁. 진보. 미래 세력의 이념의 문제’ ‘1987년, 1997년, 2002년의 그늘에 대한 인식’ ‘합리적 불평등=공평 문제에 대한 인식’ ‘행태적 정체성과 매력의 훼손’ ‘신자유주의 프레임의 패악’ 등이 대통합민주신당의 주요패인이라고 밝히면서 ‘한국의 독특한 체질과 제약요소에 대한 이해와 세련된 대처’ 를 주문했다.

김 소장은 “앞으로도 이념이 중요하며 현실에 맞는 새로운 이념이 정립되어야 한다. 특히 민주노동당과 천정배의 ‘한미 FTA반대’ , 김근태의 ‘뉴딜’ , 문국현의 ‘4조2교대와 비정규직 획기적 축소’ 등이 왜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했는지 와 정동영, 문국현 후보의 지지율을 다 합쳐도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에 대해 합리적인 설명이 없는 것은 87년 이후의 잔존과제에 매몰되어 새로운 사회문제에 대응하는 새로운 이념에 대한 연구와 실천을 게을리 했다는 반증이다” 면서 지식사회와 진보개혁세력 내부의 개혁이 급선무임을 강조했다.

무조건적인 신자유주의 반대가 현실에 맞는지도 따져봐야

또한 그는 “좌 깜빡이 켜고 우회전 또는 오락가락 우왕좌왕 해서 문제라면 확실히 좌회전을 하면 된다. 그런데 문제는 신자유주의를 주적으로 삼는 확실한 좌회전(좌클릭)론이 바람직하지도, 현실가능하지도 않고, 선거판에서 호소력도 별로 없다는데 있다. 범진보 세력의 지지층을 포함한 다수 유권자들의 염원이 확실한 반신자유주의라면 우회전 또는 우왕좌왕한 노무현 정권에 대한 실망이 권영길로 거의 가지 않고 이명박과 이회창에게 갈 리가 없기 때문이다.”며 신자유주의 반대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

김 소장은 발제를 마무리하면서 “노무현과 친노그룹에서 참패의 원인을 찾는 것은 정동영과 ‘정통 그룹’에서 참패의 원인을 찾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두 세력 모두 권능이 컸던 만큼 책임은 크지만 이들을 인책한다 해서 대통합신당과 범진보 세력의 미래가 밝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참여정부가 좌깜빡이 켜고 급우회전해서 패했다고 하는 평가는 참여정부가 반미친북좌파라서 패했다고 하는 평가만큼이나 설득력이 없다.

지금 한국의 범진보 세력은 현실 인식과 노선의 스펙트럼이 넓고, 서로 적대적으로 대립하여 ‘콩가루 집안’ 양상을 보이는 것도 문제지만 더 심각한 것은 스펙트럼을 구성하는 각각의 색띠가 하나같이 국민적 감동과 기대를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는 것이다.”라고 평가 한 뒤

“ 명백한 위기상황에서 끊임없이 무뇌아적인 행위를 연출한 열린우리당과 대통합신당은 그 상황인식, 조직기반, 의사결정구조, 조직 문화, 핵심리더십 등 다방면에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 명백하다. 이는 진보. 개혁. 민주. 미래 세력으로 자임해 온 학자. 연구자, 언론계, 문화계 인사도 마찬가지다.

특히 대통합신당 경선과정에서 호남향우회와 철저한 정치적 이익집단(이른바 political machine)을 등에 업은 호남후보 정동영의 승리는 범진보 세력의 정치적 대표체로서 대통합신당의 정체성 자체를 근본적으로 의심하게 했다고 할 수 있다.

지금 대통합신당을 포함한 범진보 세력은 총노선의 총체적인 혁신을 주도하고 영남 득표력이 있는 지도자가 절실하다. 동시에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공공의 가치를 추구하는 정치, 사회 활동을 해온 30~40대와 깊이 교감하는 것이 절실하다.

열린우리당과 대통합신당의 무뇌아적 행태는 다양한 층위에 있는 사람들의 염원과 판단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한 탓이라고 보아야 한다. 대통합신당은 세계관과 가치관의 총체로서의 이념과 지역, 계층적 조직기반과 시스템과 문화(행태)와 리더십의 환골탈태 없이는 불임정당이다. 대통합신당과 범진보 세력의 환골탈태가 지체되면 일본처럼 보수에 뿌리를 둔 정당들이 역사의 주도권을 쥐고 각축하는 구도를 연출 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면서 불임정당을 환골탈태시킬 수 있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대호 소장의 토론발제 보기)

신당은 진보가 아니다. 이제는 자신의 정체성을 밝혀야

 
▲ 진보개혁진영을 현실을 말하는 지정토론자 임채원 박사 
ⓒ 윤석권
토론자로 나선 임채원 박사(서울대 행정연구소 연구원, 서울 포스트포럼 대표)는 이번 대선기간동안 대통합민주신당을 통해 겪은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 신당의 정치인들은 자유나 공동체냐, 개인이냐 공공성이냐는 기본적인 질문부터 자기에게 질문해봐야 한다. 정체성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으로 봐서는 신당은 진보개혁정당이 아니라고 봐야 한다. 특히 원내 의원들을 들여다보면 진보개혁성향을 가진 사람이 희귀할 정도다.

과연 신당이 사민주의에 기반한 진보의식이 있는지 묻고 싶다. 대선캠페인중에 하나였던 '가족행복'을 보자. '가족행복이란 것만 놓고 보면 우파이론이다. 하지만 신당은 중도좌파의 새로운 모습을 시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내용이 중심을 잃어갔다. '차별없는 성장'이 메인이 되어야 하는데 너무 '가족행복'에 치우쳤다.

기계적이고 관료적이었다. 우리는 누구이고 어떤 세력인가에 대해 말하지 못했다. 그러는 사이에 내부에서는 '좋은성장' '강한나라' 같은 우파이론이 쏟아져 나왔다.

우경화된 사민주의 노선마저 신당 전체에서 붕괴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진보, 중도좌파, 개혁이라고 외치면서 정책은 자유주의 정책이었다.” 며 정체성이 불명확한 신당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임 박사는 “신당은 이제 솔직해져야 한다”고 덧붙이면서 정체성에 대해 커밍아웃 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의 개혁세력은 진정한 자유주의자가 맞는가

마지막 토론자인 안병진 교수(경희사이버대학 미국학과)는 “노무현의 사람들은 미국의 민주당모델 즉, 자유주의 모델을 생각하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하면서 그러나 그들은 그것(민주당 모델)을 주장하지만 실체는 그것이 아니다. 장하진 교수가 주장하듯이 그들은 자유주의자라고 말하지만 천민자본주의에 가깝다”며 한국의 개혁세력이 진정한 자유주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안병진 교수 
ⓒ 윤석권
안 교수는 “ 대한민국의 보수, 진보 모두 재정립되어야 한다. 참보수라면 삼성과 투쟁해야 한다. 미국의 보수는 부패, 부정한 기업과는 단호하게 싸운다. 한국은 그렇지 않다. 또한 참진보도 없다. 한국에서 반신자유주의를 명확히 표방한 사람은 없다. 정동영, 문국현은 현재의 구도에선 지게 되어 있었다.” 며 한국 정치인들의 명확하지 않는 정체성을 다시 한 번 언급했다.

또한 그는 ‘사상은 자기의 행동으로 나타난다’는 신영복 씨의 말을 인용하면서 “미국의 오바마가 대중으로부터 주목받는 것은 그가 살아온 이력이 지금의 그의 사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그것을 국민에게 평가받는 정치인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미국의 보수 세력은 서민들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풀뿌리 정치를 통해 정권을 잡았다. 대중적인 새로운 보수 파퓰리즘을 만들어낸 것이다. 한국 역시 시민들의 욕망과 정서에 입각한 대중적 캠페인이 필요하다. 신당과 창조한국당은 과연 진보적 대중캠페인이 가능한지 묻고 싶다. 지금의 신당과 창조한국당 정치인은 누구도 진보정치사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2시간 넘게 진행된 이날 토론회는 참석자들의 질문이 이어지면서 예상했던 시간을 훨씬 넘겨가며 뜨거운 토론을 이어갔다.

한 참석자는 “국민들은 지금 보수정치와 진보정치를 구분할 수 있는 지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 진보개혁진영에 있는 40대 정치인들이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고 하였다.

발제 및 토론자들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이날 토론회의 의미와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간략한 소감을 이어졌다.

안병진 교수는 “한국정치는 자유주의 우파에서 좌파까지 있다. 민노당의 홍세화, 정태인은 리버럴 레프트(자유주의 좌파)라고 할 수 있다. 이명박 당선자의 인수위에서 덴마크 모델을 고민할 정도로 그 구분이 모호해져 가고 있다. 신당의 386 정치인들은 아직도 계몽주의적 습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자유주의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임채원 박사는 “정치그룹별로 정치지향과 사상에 대해 이제는 정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대호 소장은 “한국의 정치 특성을 알아야 한다. 유럽, 미국과는 다르다. 서구기준으로 한국 정치를 바라보면 안 된다. 보다 정의롭고, 보다 자유로운 세상을 추구하는 것이 진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사민주의가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 돌아봐야 한다. 가진 자들이 도적떼 속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개념으로 가면 신자유주의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라며 앞서 말한 새로운 진보이념의 정립을 재차 역설했다.

정상호 교수는 “40대 정치인들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 그들은 시대를 따라잡지 못했다. 공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새로운 것이 기다리면 온다는 생각만 하지말고, 마음으로 찾고 공부해야 한다. 문제는 자유주의냐 아니냐가 아니다. 지지자들에 부합하는 리더십을 발휘하여 정책을 만들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며 정당내부의 강한 개혁을 다시 한 번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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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참여시민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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