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200]무엇을 보여주지? 나눔의 사역을 하다 보면 전국이 좁다며 돌아다닐 때가 많다. 일부러 시 간 내서관광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여러 가지 사연을 만들거나 겪기도 한다. 아빠와 엄마가 봉사 가는 날이면 녀석은 언제나 혼 자였다. 일을 마치고 밤늦게 집에 도착해 보면 혼자 밥을 챙겨 먹고, 공부하 다 일기를 써서 아빠 책상위에 올려놓고 자기 방에서 자고 있는 모습을 보 며, 이것이 행복일까라는 허탈감에 빠질 때도 많았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 기회만 생기면 데리고 다니려고 하는데, 학교에 다니는 녀석과의 시간을 맞 추기가 쉽지않다. 녀석은 이제 초등학교 3학년이다. 요즘은 녀석이 신났다. 외로움에서 해 방되었기 때문이다. 방학을하고 나니 아빠와 엄마랑 함께 돌아다니니 얼굴 에 웃음이 가득하다. 양쪽 귀가 잘 들리지 않아 보청기를 끼우고도큰소리 로 말을 해야 알아먹는 녀석은 한글을 늦게 배웠다. '아버지'를 가르쳐 줘도 녀석이 듣는 소리는 '아지'정도로들리니 힘들 수밖에... 그래서 일기를 쓰는 법을 가르쳐 주며 매일 일기를 쓰게 하고, 만화를 자주 보게 했다.그래서인 지 만화를 참 좋아한다. 어디를 가도 만화책을 들고 가려고 한다. 아무튼... 녀석이랑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려 장애인 화장실에서 일을 보 는데 녀석이 "아빠 나 부탁 한 개 들어주세요." "뭔데~?" "준열이포켓몬스 터 만화 책 한 권 사주세요... 네? 아빠~" 녀석을 보며 내가 한마디했다. "사 랑하는 준열아, 만화책사주는 것은 괜찮은데... 만화책 한 권 살 돈이면 우 리 무료 급식소에 오시는 불쌍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데 어떻게하지?" 한참을 고민하던 녀석이 말을 꺼낸다. "아빠! 그러면 나 만화책 사 주지 말 고요, 크리스마스 때 드래곤팽이 사 주세요" "그게 뭔데?" "문방구 가면 있 어요~" 성탄 때 팽이를 선물하기로 약속했는데, 그것만 받겠다며 만화책사 주지 말고 불쌍한 사람을 돕자는 녀석의 말에 참 기분이 좋았다. 휴게소에 서 3천원 하는 만화책 한 권을 사주고있는 나의 모습, 만화책을 들고 휴게 소 매점 아주머니께 고개를 숙이며 "감사합니다"를 외치는 아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녀석에게 한방(?) 맞는 일이 벌어졌다. 운전을 하 다 보며 주행 중에 신호가빨간 불로 바뀌는 경우를 만나게 된다. 그럴 때 는 빠르게 지나가야 되는데 이번에도 똑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그 순간녀 석이 한마디한다. "엄마! 빨간 불인데 왜 지나가요?" "윽! 내 그럴 줄 알았 다. 아들 화이팅이다!" 아내의대답에 이해를 못하는 얼굴이 되는 녀석. "살 다 보면 그럴 때도 있는 거야 준열아~" 살다 보면 부득한 경우에신호를 어길 수 있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 우리의 욕심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 아닐까... 조금 더 빨리 가려고, 조금 더 해 보려고, 조금 더... 조금 더..., 나는 내 아이에게 어떤 것을 보여줘야하는가. 부모의 모습이 아이들에 게 산 교육이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난 무엇을 보여줘야 하는가. 많은 생 각을하게 되는 하루다. 년말 년시라고 분주한 삶속에서 나는 녀석에게 이 웃과 나누는 모습을 보여주고싶다. 2001.12.23 http://jaonanum.net 나눔
<따뜻한 세상만들기>는 작으나마마음을 나누며 따뜻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만든 방입니다. 따뜻한 글을 싣고서로 좋은 글을 공유하며 자그마한 정성이라도 함께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이제 시작입니다. 함께 만들어 가는 열린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칼럼지기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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