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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간호사의 짧은 이야기

강산21 2001. 6. 2. 23:20
경비아저씨 토니의 크리스마스이브새벽에겪은한일화
어느 간호사의 짧은이야기

대학교 4학년 때 암병동으로 간호사 실습을 나간 적이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제가있었던 곳은 그 중에도 소아 병동이었지요. 무서운 암과 싸우는 환자 중에 유난히 눈이 동그랗고 창백한 피부를 가진 여섯 살 된 꼬마 아이가있었습니다.

“지혜야, 언니가 동화책 읽어줄까?”
“… ….”
“그럼 지혜가 언니한테 노래 하나 불러줄래?”
“… ….”

제가 무슨 이야기를 해도 별 반응이 없는 아이었습니다. 주사를 놓을 때도 아픔을 애써 참고 있는 듯했습니다.
부모가 이혼을 해서 할머니만 가끔 병문안을 와 줄 뿐인 지혜. 엄마는 새로 시집을 갔고, 아빠는 중동으로 떠나는 바람에 꼬마의병실에 찾아오는 사람들은 오직 나이드신 할머니 한 분뿐이었습니다.
더욱 가슴 아픈 것은 할머니가 시장에서 장사를 하면서 대주던 병원비는할머니가 쓰러지는 바람에 끊기게 되었고, 병원장이 지원하던 보조금조차 원장이 바뀌는 바람에 더이상 지급이 안되어 어쩔 수 없이 퇴원하지 않으면안 되는 상황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몇 몇 간호사들과 의사들이 퇴원을 앞둔 지혜를 위해 병실에서 조그만 송별파티를 하기로 했습니다.저는 그 애가 너무 안쓰러웠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선물다운 선물도 준비하지 못하고 있다가 한 가지 꾀를 내었습니다.

“지혜야, 여기 백 원짜리, 천 원짜리, 만 원짜리 중에 네가 가장 가지고 싶어하는 걸 하나 줄테니 뽑아봐….”

그 방에 있던 우리 모두는 지혜가 만 원짜리 지폐를 집을 줄 알았는데, 주저하지 않고 백 원짜리 동전을 집는 게 아니겠습니까?

“지혜야, 아직 어떤 게 큰 지 모르는가보구나. 이중에는 만 원짜리가 제일 좋은거야, 동전 대신에 이걸로 가지려무나.”

라고 제안하자 아이는, “저는 이 동그란 백 원짜리가 제일 좋아요, 백 원짜리는 멀리 있는 우리 엄마와 얘기를 할 수 있게해주거든요….”
그 이야기를 듣자 병실 안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자기 호주머니에 있던 동전을 있는대로 털어서 아이에게 주고말았답니다.

 오늘의노래  당신은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러브)   

 추천칼럼방  그림성경이야기 

<따뜻한 세상만들기>는 작으나마마음을 나누며 따뜻함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만든 방입니다. 따뜻한 글을 싣고서로 좋은 글을 공유하며 자그마한 정성이라도 함께 모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이제 시작입니다. 함께 만들어 가는 열린 공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칼럼지기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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