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슈·현안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국회에 드리는 호소문

강산21 2014. 6. 16. 13:48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국회에 드리는 호소문]

오늘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지 꼭 두 달이 되는 날입니다. 그러나 아직 깊은 바다 속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12명의 실종자들이 있기에, 저희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과 멈추지 않는 눈물 속에서도 아이들·선생님들·가족들을 찾기 위해 사력을 다해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텨내고 있습니다. 먼저 저희를 잊지 않고 함께 실종자들을 기다리고 있는 국민들께, 진심어린 마음으로 저희를 도와주고 계신 자원봉사자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국회는 6월 5일 저희 실종자 가족들을 찾아와 주셨습니다. 실종자 가족들과의 간담회를 세월호 국조특위의 첫 일정으로 수행하고 가족대책위와 함께 국회 공동선언을 채택하며 실종자 가족들의 목소리를 경청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만든 국조특위 진도 현장 상황실에는 여야 의원님들께서 상주하며 저희를 도와주고 계십니다. 이처럼 저희 실종자 가족들과 아픔을 함께하고 있는 국...회에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부는 6월을 정밀수색 기간으로 정하고 수색에 집중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주일이 넘게 실종자가 추가로 발견되지 않고 있으며 격실 내부의 여건으로 인해 계획했던 수색완료 일정에 차질이 예상되는 등 어려움도 커져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 저희는 국정조사 기관보고 일정에 대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수색을 현장에서 지휘하며 구조에 집중하고 있는 해수부 장관님, 해경청장님 이하 실무를 책임지는 해수부, 해경, 해군 등의 관계자가 기관보고를 준비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들이고, 2주간의 기관보고로 인해 현장 수색, 구조에 오랜 공백이 발생하며 실종자 수색이 위축될 것을 생각하면 저희의 가슴은 타들어갑니다. 수색에 영향을 미칠 불안감과 두려움에 잠을 이루기조차 어렵습니다. 지금은 실종자의 수색, 구조를 위해 1분 1초가 절박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저희 실종자 가족들은 집중 수색기간인 6월 이후로 기관보고를 연기해주실 것을 국회 국조특위에 호소하는 바입니다. 또한 현장을 지휘하는 기관들의 보고 일정과 장소 등 세부 계획을 수립함에 있어서도 수색에 차질이 없도록 실종자 가족들과 반드시 협의해 주실 것을 요청드립니다.

국회는 공동선언문에서 ‘실종자들이 모두 구조될 때까지 끝까지 함께하겠다’고 약속하였으며, ‘해답은 현장에 있으며 실종자 가족들의 목소리를 상시 경청하여 수색, 구조를 위해 가능한 모든 지원을 다하겠다’ 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러한 대원칙에 따라 실종자 가족들의 목소리에 기반한, 수색구조를 위해 모든 것을 지원하는 세월호 국조특위가 되어야 하기에 기관보고 일정 또한 정치적 고려에 따른 판단이 아닌 현장 수색상황에 기반한 판단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침몰하는 세월호 속에 있던 아이들, 선생님들, 가족들을 위해 아무 것도 할 수 없었기에, 어둡고 무서운 바다 속에서 건져달라고 소리치는 것만 같은 사랑하는 가족을 아직 찾지 못하였기에 지금 저희의 심장은 터질 것만 같습니다. 앞으로 얼마나 더 슬퍼하고, 얼마나 더 아파야 이 지옥같은 시간들이 지나갈까요. 저 추운 바다에서 저희의 품으로 돌아온 차가운 시신을 우리의 눈물과 체온으로 따뜻하게 해주고 싶습니다. 우리 아이들을, 우리 선생님들을, 우리 가족들을 마지막으로 부둥켜 안고 목놓아 울고 싶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바람이 꼭 실현될 수 있도록, 정부가 오로지 실종자 수색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국회가 우리 실종자 가족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2014. 6. 16.

 

세월호 실종자 가족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