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글 좋은글

[전문] 가수 이은미 문재인 대선후보 TV찬조연설

강산21 2012. 12. 14. 07:13

[전문] 가수 이은미 문재인 대선후보 TV찬조연설

 

안녕하십니까. 가수 이은미입니다.

 

대략 한 10년 전 쯤 된 것 같은데요. 제가 텔레비전이나 일반 공연장 무대 말고, 노조 집회나 장애인들의 행사, 인권 시민단체 행사장에 가서 노래를 부릅니다.

 

그리고 대선이나 총선 때에도 지지하는 후보들 유세에도 참가하곤 했습니다.

 

그랬더니 인터넷이나 주변에서 당장 하시는 말씀이 ‘이은미는 빨갱이다’ 그러더군요.

 

처음에는 좀 놀랐습니다. 돌아가신 저희 아버님이 생전에 이 소리를 들으셨다면 아마 주무시다가도 벌떡 일어나셨을 겁니다. 제가 참 보수적이고 평범한 사람이거든요.

 

저는 80년대에 20대를 보낸 소위 386세대입니다. 하지만 학생운동 같은 건 전혀 하지 않았구요. 이념서적이라는 그런 책들 단 한 권도 읽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저 노래만 좋아서 음악만 했었는데, 주변에 운동가요라고 불리는 그런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 친구들에게 너희들 음악 잘못하는 거다, 음악의 순수성을 망치고 있다고 화도 내고, 욕도 하는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해 두 해 음악을 계속하면서 나이를 먹고, 신문도 보고 텔레비전도 보고, 세상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면서 ‘아, 이건 아니다.’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부정축재, 그거 잘못된 거잖아요.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돈을 모으는 거, 다른 사람들에게 돌아갈 몫을 나쁜 방법으로 내가 갖는 거. 그런 일을 하면 벌을 받아야 마땅하지요. 그게 정상적인 겁니다. 

 

그런데 돈 많은 분들, 재벌 기업들, 그리고 권력을 가진 정치인들 비리 저지르고, 부정축재하고, 세금 포탈하면서도 쑥쑥 법망을 피해 다니는 걸 보면서 ‘이건 아니다’ 싶었습니다. 음악 밖에 모르는 제가 보기에도 화가 나고 억울하더라고요.

 

여러분 ‘개천에서 용났다’ 라는 말, 아시지요.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시골에서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열심히 공부해서 서울로 대학와서, 회사원도 되고 변호사도 되고 선생님도 되고 그런 친구들 여럿 있었습니다. 그런데 듣자하니 요즘엔 개천에선 용 안 난다 하더라고요. 

 

부모의 학벌과 경제력이 높으면 그 집 아이들 성적도 높다고요. 성적도 노력보다 돈이 만들어준다고 얘기들 합니다. 저는 ‘이건 아니다’ 싶습니다. 

 

부모가 가난하든, 부모가 공부를 많이 했든 못했든, 열심히 노력을 하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어야 합니다. 원하는 걸 이룰 수 있도록 공정한 기회가 주어져야 하지요. 

 

국가가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는 사람들을 지원해줘야 하는 것입니다. 

 

돈도 세습하고 권력도 세습하고 ‘부모가 가난하니까 너희도 영원히 그리 살아라’ 그건 민주국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고 나니까 서서히 조금씩 눈이 떠지고 할 말은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이은미는 가수고 음악하는 사람이긴 하지만 저 역시 국민의 한 사람이니까요. 

 

저도 유권자니까요. 그래서 제가 발언도 하고, 유세장에도 가고 그랬는데요. 그걸 보고 ‘빨갱이다’ 하시는 겁니다.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진심을 진심으로 봐주지 못하는구나, 아직도 이쪽, 저쪽 이렇게 나눠서 사람을 구분 짓고, 다른 쪽 이야기는 들으려고 하지 않는, 그런 답답하고 속상한 일이 계속되고 있다는 게 참 슬펐습니다.

 

2009년에 가수 데뷔 20년이었으니까 올해 23년차 음악활동을 하고 있네요.

 

노래 부르는 게 좋고 음악이 내 천직이다 하고 살았지만, 저도 사람인지라 중간 중간 도망가고 싶을 때도 여러 번 있었습니다. 무대에 서는 게 너무 무서웠던 적도 있었고, 나는 왜 이렇게 재능이 없을까 절망할 때도 있었지요. 그러다가 20주년 됐을 때 그래도 20년이니까 정리를 해보다가 ‘아 음악은 내 운명이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 

 

길이 제 앞에 쭉 있는데 그걸 뚜벅뚜벅 걸어가지 못하고 왔다 갔다 하다가 결국 제 길에 들어선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지요.

 

그때 제가 <소리 위를 걷다> 라는 앨범을 내고 전국 순회 공연을 가졌습니다.

 

경남 양산에서도 공연이 있었는데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가까이에서 뵌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 문재인 후보께서 김정숙 여사님과 공연을 보러 와주셨습니다. 

 

공연이 끝나고 잠깐 인사를 드리는데, ‘아 언제 시간이 되면 양산 저의 집에 와서 삼겹살에 소주 한 잔 합시다’ 하셨거든요.

 

그리고 몇 개월 흐른 뒤 전국 공무원노조 집회가 있었습니다. 그 집회에서 또 잠깐 뵈었습니다. 그런데 먼저 저에게 ‘아 우리 집에 한번 모시려했는데 그게 잘 안되네요’ 하시더라구요.

 

그때 ‘아 이 분은 말 한 마디, 작은 약속들도 허투루 하지 않는 분이구나’ 생각했습니다. 제가 가수생활을 하기에 많은 분들이 만나면 ‘다시 또 보자’, ‘언제 밥 한번 먹자’ 말들을 많이 하십니다. 하지만 그걸 기억하고 다음에 진짜 약속을 지키는 분 많지 않거든요.

 

그 뒤, 올해 봄 부산에서 총선을 치를 때 제가 공연이 있어 부산에 들렀다가 잠시 뵈러 갔었습니다. 선거 잘 치르시라고 노란색 넥타이를 하나 선물로 드렸는데, 받는 그 자리에서 넥타이를 바꿔 매시고 참 좋아라 하셨습니다.

 

그때 받은 인상이 ‘동네 인심 좋은 통장님’ 그런 느낌이었어요.

 

작은 정성을 기쁘게 받을 줄 아는 분. 참 서민적인 분이구나. 그리고 한결같이 따뜻한 분이구나 느꼈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대통령이 뼛속부터 친미고 친일이다 하는 얘기를 들었을 때 이거 정상 아니다 싶었습니다. 창피했거든요. 외국 언론에서 독재자의 딸이 대통령 후보로 나왔다 그것도 여론조사에서 1위다 그런 기사를 보니 이것도 정상이 아니다 싶습니다.

 

그런데 문재인 후보, 이 분은 지극히 평범한 분이에요. 군대 다녀왔지요. 가정 꾸려서 아이들 잘 키우고 살아오셨지요. 변호사라는 직업에 충실하고 세금 꼬박꼬박 내셨지요. 그리고 정치에는 전혀 뜻이 없었어도 친구가 도와달라 했을 때 어려운 길을 함께 동행해주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분이잖아요.

 

문재인 후보라면 그 분이 대통령이라면 당당해질 수 있을 거 같아요. 자랑할 수 있어요. 그래서 오늘 저는 문재인 후보가 왜 우리의 대통령이 되어야 하는지 이야기하고 싶어 이 자리에 나왔습니다.

 

기자분들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요. 문재인 후보는 청와대 민정수석 하실 때도 그렇고 국회의원이 된 뒤에도 전화를 직접 받습니다. 사무실로 전화해서 비서 분들이 받게 되는 건 할 수 없지만 본인 핸드폰으로 온 전화는 꼭 직접 받아서 이야기를 듣고 일을 처리해주는 걸로 유명합니다.

 

여러분 TV토론 다 보셨지요. 세 분 후보 중에서 문재인 후보가 유난히 다른 점이 하나 있는데요. 그건 잘한 것은 잘했다 하고,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 이제는 고쳐서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고 분명하게 얘기하는 것입니다. 

 

수많은 정치인을 봐왔지만 그렇게 정직하고 겸손한 분은 만나기 쉽지 않습니다.

 

그걸 보면서 ‘아, 이 분은 정말 우리 얘기를 잘 들어 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실제로 문재인 후보는 대학생 때부터, 밤을 새서 친구들과 토론하고 대화하는 걸 즐겨했다고 합니다. 남의 얘기를 들을 줄 아는 귀를 가진 분입니다. 

 

의견이 다르고, 입장이 다른 상대라도, 일단은 무슨 애기를 하는지, 뭘 원하는 지 들어주는 대통령. 

 

저는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대통령은 바로 이런 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이 되어 서울 생활을 시작할 때, 부산에서 친구들이 어려운 일 맡아 간다고 저녁을 같이 먹었다 합니다. 그때 문재인 후보가 한 말을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5년 동안은 나 찾지 마라. 나에게 전화하지 마라’ 그랬답니다. 혹시라도 친구라는 인연으로 청탁, 부탁하는 일이 생길까 사전에 미리 다 차단을 하신 겁니다.

 

그리고 그 때, 부인인 김정숙 여사에게는 내가 청와대에 있는 동안엔 백화점에 다니지 말라고 했답니다. 문재인 후보는 윗사람 눈치 보는 공직자가 아니구나. 같이 일하는 사람들, 국민들을 무서워하는 사람이구나 싶었습니다. 

 

공직에 있는 사람, 권력의 중심부에 있는 사람은 더욱 더 검소하고 더욱 더 청렴하게 살아야 하지요. 그래야 국민들이 믿고 나랏일을 맡길 수 있는 것이니까요.

 

옛날 어른들은 결혼을 안했으면 영원히 아이고, 나이가 어려도 결혼을 하면 어른 대접을 해주셨지요. 저도 뒤늦게 결혼을 해서 사십 중반에 간신히 어른이 되었습니다. 

 

혼자 살 때하고 결혼해서 가족이 있는 것하고 참 다르더군요. 제일 크게 달라진 게 내 중심으로 사는 게 아니라 남편의 생각, 남편의 기분, 남편이 원하는 거 그런 걸 제가 알려고 한다는 거에요.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 커진 것이지요. 내 것, 내 시간, 내 기분 이런 것만이 중요했는데 다른 사람, 여러 사람들을 생각하게 됐어요.

 

난로위에 주전자가 뜨겁다는 거.. 그거 딱 만져서 ‘앗 뜨거’하고 경험을 하면 그때 알게 됩니다. 그래서 경험이 참 중요한데요. 

 

살림 안 살아본 사람은 콩나물 100원 깎으려고 시장에서 씨름하는 그 마음을 결코 모릅니다. 아이를 키워봐야 왜 세상이 공정하고 안전하고 다 같이 잘 사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 지 알게 됩니다. 

 

아이를 키우면 별일이 다 많다 하는데요.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거거든요. 내 아이만 잘한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다른 집 아이들도 다 같이 잘 자라야 내 아이가 바르게 클 수 있잖아요.

 

저는 문재인 후보가 그런 보통사람의 삶을 살아오셨다는 점에서 더 믿음이 갑니다. 

 

책에서 본 것, 누가 전해준 말, 텔레비젼에서 본 게 아니라, 직접 느끼고 경험하고 그 어려운 부모의 길을 여러분처럼, 보통 서민들처럼 살아오셨으니까 더 많이 이해하고, 더 절실하게 우리 얘기를 들어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요즘 문득문득 절절하게 느끼는 게, ‘제가 참 많은 사랑을 받고 있구나’ 입니다.

 

앨범을 내면 어디선가 ‘이은미 노래다’ 하면서 사서 들어주시는 분들,

 

제가 그 사랑을 갚는 것은 첫째는 노래를 열심히 하는 거구요. 그 다음은 조금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저의 작은 재능을 보태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세상을 바꾸는 일은 저뿐만이 아니라 여러분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하는 일이지요.

 

문재인 후보는 그 스스로가 원칙과 상식을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기회는 평등하게 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하게 할 것입니다. 그 결과는 정의로 울 것입니다' 라는 말을 믿습니다. 문재인 후보는 평등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여러 사람이 힘을 모을 수 있도록 앞장서 줄 것입니다.

 

돈과 권력보다 사람을 먼저 봅니다.

 

우리들과 한 약속, 분명히 지켜나갈 것입니다.

 

투표합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