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이슈·현안

조계종 승려 1447명 시국선언 전문

강산21 2009. 6. 15. 17:22

"왕이 포악하면 나라에 도적이 들끓는다
 MB 정부, 독재적 발상과 오만함 참회하라"


조계종 승려 1447명 시국선언... "수행자로서 자죄감에 얼굴 가눌 수 없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 대웅전 앞에서 대한불교 조계종 스님 시국선언 준비모임 주최로 열린 '이명박 정부 국정운영의 대전환을 촉구하는 불교계 시국선언'에서 법타스님이 여는 말을 하고 있다.
ⓒ 유성호
시국선언

"남의 충고를 듣지 않고 자비심이 없고 포악하면 왕이 권위를 잃고 나라에 도적이 들끓게 된다." (증일아함경)

 

대한불교조계종 승려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내는 강력한 권고 메시지다. 이명박 정부가 지금껏 해왔던 국정운영의 대전환을 촉구한 것이다.

 

지난 9일 불교인권위원회가 '현 시국을 염려하는 불교계 108인' 명의로 시국선언을 발표한데 이어 대한불교조계종 승려 1447명도 15일 오후 1시 서울 조계사에서 '이명박 정부의 참회와 민주주의 발전을 염원하는 조계종 승려 시국선언 동참자 일동' 명의로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민주주의는 시련과 고통 속에 몸부림치고 있다"

 

'국민이 부처입니다'라는 제목의 시국선언문에서 이들은 "이 나라의 민주주의는 또다시 시련과 고통 속에 몸부림치고 있다"며 "충격적인 전직 대통령의 서거라는 초유의 사태에도 불구하고 일말의 반성조차 없는 현 정부의 부도덕한 행태와 죽음마저 또다시 음해하는 정치검찰의 패악을 목도하며 이 나라 민주주의가 천 길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음을 우리는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우리 내면에 남아있던 탐욕심으로 인해 위선과 오만 그리고 독단과 거짓에 능숙한 현 정부를 선택했던 우리의 어리석음이 결국 2년도 채 되지 않아 양심과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가 억압되고, 순수한 촛불마저 공권력에 짓밟히는 참담한 현실을 불러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이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안타까운 서거와 장례식을 전후한 전국적인 추모의 의미는 민주주의 숭고한 정신과 가치가 훼손될 수 없음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계기였다"며 "이는 현 정부의 과거 지향적인 개발논리와 독재적 발상, 국민과 법과 질서를 유린하는 오만함에 대한 참회와 국정철학의 대전환을 촉구하는 국민적 호소"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집 잃은 용산 철거민이 공권력의 강제 진압 앞에 불에 타 죽는, 그리고 150여 일 동안 진상 규명과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는 비극적 현실을 양산하고 있다"며 "'국민을 섬겨 나라를 편안히 하겠다'는 이명박 정부의 공언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약속인지 모르겠다"고 질타했다.


"남과 북은 국민을 볼모로 대결의 길만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