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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생필품’ 폭등 … 서민부담 더 키웠다

강산21 2009. 1. 24. 12:21

‘MB생필품’ 폭등 … 서민부담 더 키웠다

 박병률기자
 
ㆍ밀가루 60%·LPG 32% 올라…배추·무 등 농산물값은 폭락

정부는 지난해 3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로 생활필수품 52개 품목에 대한 물가상승률을 매달 발표하면서 “정부가 이들 품목의 가격을 계속 들여다보고 있는 만큼 물가인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정부의 공언과 달리 이른바 ‘MB물가’는 지난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며 물가상승을 주도했다.

특히 기업들이 생산하는 식·음료 등 가공식품, 원자재와 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고, 가격이 내린 품목은 농축수산물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가 기업들이 생산하는 품목에 대한 물가관리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업들이 생산하는 품목 가격 올라=23일 경향신문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스낵과자(17.6%), 두부(16.2%), 빵(14.3%), 라면(14.1%), 우유(14.0%) 등의 가격은 대부분 두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또 세탁비누(36.7%), 화장지(9.0%), 가루비누(7.0%) 등 생활용품 가격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4.7%)의 2~3배를 웃돌았다.

이들 품목은 하반기로 갈수록 물가상승폭이 더 가팔라졌다. 라면 가격은 1·4분기 12.7%에서 4·4분기에는 14.7%로, 두부도 13.4%에서 16.7%로 상승폭이 커졌다. 빵 가격은 1·4분기 4.8%에서 4·4분기에는 18.2%로, 화장지도 4.0%에서 12.9%로 대폭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국제 원자재가격이 떨어지고, 환율도 급등세를 보이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쉽게 납득되지 않는 대목이다.

◇서비스요금은 요지부동=개인 서비스요금과 교육비도 줄줄이 올랐다. 자장면 가격은 13.1% 상승했고, 목욕료(10.1%), 미용료(5.9%)도 상승폭이 컸다. 국공립 대학 납입금은 전년에 비해 8.5% 올라 사립대학교 납입금(7.1%)과 전문대 납입금(7.5%) 상승률을 웃돌았다.

사교육비도 급등세를 보였다. 보육시설 이용료(7.0%)를 비롯해 유치원 납입금(8.5%), 보습학원비(6.5%), 고입 종합반 학원비(6.1%), 대입 종합반 학원비(7.1%) 등은 6~8%의 상승률을 나타내 가계부담을 가중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농수산물 가격은 내림세=지난해 물가가 내린 품목은 배추(-22%), 무(-16.8%), 사과(-13.0%), 마늘(-5.5%), 마른멸치(-0.1%) 등 농축수산물이 대부분이었다. 지난해 4·4분기에는 배추 가격이 61.6% 하락했고, 파(-50.7%), 무(-50.1%) 등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가격인상을 억제한 방송수신료(0.9%), 시내버스 요금(2.0%), 전철요금(2.5%) 등은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정부는 경기침체와 소비부진으로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물가인상을 억제해줄 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하지 않을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이종화 물가정책과장은 “밀가루·대두 등은 알려진 것보다는 통관 가격이 떨어지지 않았고, 환율마저 상승했다”며 “식·음료를 생산하는 기업들이 지난해 3·4분기부터 적자를 내고 있는 만큼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병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