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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슬리퍼

강산21 2001. 12. 31. 00:46
경비아저씨 토니의 크리스마스이브새벽에겪은한일화
금빛 슬리퍼

금빛 슬리퍼크리스마스 나흘 전이었다.근처 할인 상점 주차장은 차들로 가득 찼지만,나는 아직 크리스마스 기분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상점 안은 바깥보다 더 복잡했다.통로에는 온통 쇼핑 카트와 물건을 사려는 사람들로 붐볐다.나는 내가 왜 여기에 왔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다.어지러운 머리만큼이나 다리도 아팠다.내 수첩에는 선물은 필요없다고 말한 사람들도 몇 명 끼여 있었다.하지만 내가 선물을 주지 않으면 그들은 서운해할 것이 뻔했다.모든 것을 다 가지고도 불평하는 사람들에게 선물을 하려고 생각하니쇼핑이 결코 즐겁지 않았다.나는 서둘러 물건을 집어 쇼핑 카트에 넣고,사람들이 줄을 서고 있는 계산대로 향했다.가장 줄이 짧은 쪽을 택했지만 그곳에서도최소한 20분 이상은 기다려야 할 것 같았다.바로 내 앞에 조그만 아이 두명이 있었다.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소년과 그 아이의 여동생이었다.소년은 낡은 외투를 걸치고,짧은 청바지 아래로 군데군데찢어진 큼지막한 테니스화를 신고 있었다.때묻은 손에는 구겨진 지폐 몇 장이 쥐어져 있었다.여동생의 옷차림도 오빠와 다를 것이 없었다.머리는 곱슬곱슬 한데다 잔뜩 엉켜 있었고,얼굴에는 저녁 식사 때 먹은 음식이 묻어 있었다.그 아이는 예쁘고 빛나는 황금빛 슬리퍼를 손에 들고서매장 안에 흐르는 크리스마스 캐럴을 행복한 표정으로 따라 불렀다.마침내 계산할 차례가 오자 소녀는조심스럽게 계산대 위에 슬리퍼를 올려놓았다.그 모습이 마치 소중한 보물을 다루는 것처럼 보였다.6달러 9센트란다.계산원이 소년에게 말했다.소년은 구겨진 지폐를 계산대 위에 올려놓고 주머니를 뒤졌다.아이가 꺼낸 돈은 모두 3달러 12센트였다.아무래도 저 슬리퍼는 도로 갖다놔야겠어.다음에 와서 살 수있을 거야. 내일 올 수도 있구.소년이 동생에게 말했다.그러자 여동생이 울먹이기 시작했다.하지만 예수님은 저 슬리퍼를 좋아하실 거야.그래, 알아. 울지 마. 집에 가서 더 일하면 돼.다음에 사면 되잖아.소년이 동생을 달랬다.나는 아이들에게 재빨리 3달러를 건네주었다.나는 한참 동안이나 줄을 서서 기다린 아이들을 외면할 수가 없었다.그리고 며칠후면 크리스마스가 아닌가.소녀는 갑자기 나를 안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아줌마, 고맙습니다.난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런데 예수님이 그 슬리퍼를 좋아하신다는 게 무슨 말이니?소년이 나서서 대답했다.우리 엄마가 아파서 곧 천국에 가시거든요.아빠가 엄마는 크리스마스 전에 예수님과 함께 떠날 거라고 하셨어요.이번에는 여동생이 말했다.우리 주일 학교 선생님이 천국의 거리는 황금빛으로 빛난다고 하셨어요.이 슬리퍼처럼 말이에요. 엄마가 이 슬리퍼를 신고그 거리를 걸어가면 참 예쁠 것 같지 않으세요?눈물 자국이 남아 있는 아이의 얼굴을 보자 나는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그래, 틀림없이 그럴 거야.나는 머리를 끄덕이며 대답했다.그리고 이 아이들을 통해 진정한 나눔의의미를 일깨워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렸다.헬가 슈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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